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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르소설/판타지

[리리뷰 810번째] 섞일 수 없는 이종족 아내들

by 리름 2023. 9. 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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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르 : 판타지
작가 : 이만두

 

 


소개

일부다처제가 폐지되었다.

 

...더는 우리가 강제로 묶여있지 않아도 괜찮았다.

 

 


리뷰

현재 노벨피아에서 연재 중인 '이만두'작가의 '섞일 수 없는 이종족 아내들'입니다.

 

슬럼가의 고아인 주인공은 가난과 범죄 속에서 최하층민의 삶을 살아가는 밑바닥 인생입니다.

 

그는 어쩌다가 길을 잃은 중류층 여자아이를 구해주고, 그 인연으로 그녀와 친구가 됩니다.

 

그런데 어느 날 마물의 습격으로 그녀의 부모가 죽고, 그녀는 고아가 되고 맙니다.

 

주인공은 절망에 빠진 그녀를 위로해 주고 보호해 주며 시간이 지나 친구 이상으로, 그리고 연인으로 발전합니다.

 

그렇게 서로가 약속한 미래를 위해 살아가던 어느 날, 갑작스럽게 그녀는 마왕으로부터 세상을 구해야 할 신의 사도로 각성하게 됩니다.

 

고아원의 고아라는 신분에서 5대신 중 하나인 순결의 신 '헤아'의 성녀가 된 그녀는 결국 주인공과 헤어지게 됩니다.

 

그리고 절망에 빠진 주인공은 파멸적인 삶을 살아가게 되고, 주변의 모든 것을 거부하며 폭력과 분노를 쏟아내던 그에게 '아담'이란 남자가 찾아오고, 결국 주인공은 그를 따라 용병이 됩니다.

 

시간이 흘러 마왕의 영향으로 질서가 무너져 혼란스러워진 세상에서 기존의 권력은 약해졌고, 소위 말해지는 대귀족들마저도 마물들과의 오랜 싸움 끝에 멸문의 위기에 처합니다.

 

반대로 무력의 영향력은 더욱 커져만 갔고, 그 대표적인 것이 주인공이 속한 '홍염단'과 같은 용병들.

 

홍염단은 멸문의 위기에 처한 전통의 늑인족 대귀족 '블랙우드'가문과 어떤 계약을 맺게 됩니다.

 

병력도, 재원도 모두 소진한 블랙우드가 홍염단의 힘을 빌리기 위해 제시한 보수는 무려 블랙우드가의 영애였습니다.

 

홍염단 단장 아담은 힘은 있지만 명분이 없어, 세상이 다시 안정되면 분명히 자신들은 버려지게 될 것이란 걸 알고 있었죠.

 

바로 이 명분을 귀족가와의 혼인으로 채우려는 계책이었는데, 문제는 결혼을 하게 될 사람이 바로 주인공이었다는 것.

 

결국 블랙우드가의 늑인족 영애와 결혼하게 된 주인공은 그녀의 그림자 속에 숨어있던 아픔을 치유해 줬고, 그녀는 점점 주인공에게 빠져들게 됩니다.

 

그렇게 조금씩 신혼생활에 익숙해져나갈 즈음, 홍염단은 엘프 대귀족 '셀레브리엔'가와도 똑같은 계약을 맺게 됩니다.

 

결국 엘프족 영애 역시 아내로 맞이하게 되며, 두 명의 이종족 아내들과 생활해나가던 가운데, 성녀와의 인연까지 다시 이어지려고 하는데...

 

 

 

'이종족 아내들'은 현재는 물론이고 몇 주째 노밸피아 부동의 랭킹 1위에 올라있는 글입니다.

 

이 글이 왜 이렇게 폭발적인 인기를 끌고 있을까라는 것을 생각해 보면 일단 주인공이 멋있습니다.

 

강력한 무력을 지녔고, 남에겐 까칠하지만 당신에겐 더없이 자상하고, 쿨해 보이지만 엉성한 귀여움이 있고, 어두운 과거와 고통을 짊어지고 있지만 당신의 고통에 더 신경을 써주는, 무지하게 잘생긴 남자입니다.

 

이렇게 정확히 집어서 정리해 보니까 '더 멋있어 보이네요'.

 

그리고 여주인공들, 일단 성녀 '시엔'은 접어두고, 두 명의 이종족 아내인, 늑인족 '네르'와 엘프 '아르윈'에 대해서, 작품 내의 위치와 입장을 정리해 보자면 불편하실 수도 있겠지만, 이 글 어딘가에 달려 있었던 악플 중 하나인 "털바퀴"와 "깐프"가 떠오릅니다.

 

무슨 소린가 하면, 이들은 순전히 '멋있는 주인공'에 기대어 받기만 하는 존재로 오히려 가문은 어떨지 몰라도 그 개인의 영역에선 주인공에게 주는 것이 사실상 아무것도 없습니다.

 

그런 주제에 하나에서 열까지 주인공을 평가하고 재어보고, 버릴까 말까 선택을 고민합니다.

 

아... 그럼 이 글은 멋있는 호구 한 놈이 여자 둘에 붙들려서 퍼주기만 하는 글 아니냐고요?

 

다시 돌아가서 그런 글이 도대체 어떻게 노벨피아 부동의 1위에 올라와 있을까요?

 

'이만두'작가는 대사와 설명을 통해 캐릭터를 만들어나가는 작업에 있어서 대단한 능력을 보여줍니다.

 

캐릭터의 감정이 고양되고 하락되며 희로애락의 파도가 이어짐이 대사와 설명의 리듬감에 그대로 녹아있습니다.

 

그리고 이 감정의 파도는 캐릭터들의 고통, 절망, 행복, 위안이 되어 독자에게 그대로 이어집니다.

 

그래서 이 멋있는 주인공이 마치 나처럼 느껴지고, 그녀들의 고통이나 행복이 소설 속의 캐릭터가 아니라 잔뜩 오버해서 표현하자면 마치 진짜 내 여친이나 내 아내가 그러는 것처럼 느껴진다는 것이죠.

 

'내로남불'이라는 말이 있죠? 또 '금쪽이'라는 것들은 왜 생겨났을까요?

 

두 명의 이종족 아내 '네르'와 '아르윈'은 작품 밖에서 객관적으로 보면 '털바퀴'와 '깐프'처럼 보일지 몰라도 이 캐릭터들이 내 것처럼 느껴지기 시작하는 순간 미칠 듯이 애틋하고 가련해서 어쩔 수 없게 됩니다.

 

남들이 보기엔 이기적인 것처럼 보여도, 내가 보기에는 너무나 희생적이고 애절한 사랑이 되고 남들이 보기엔 멍청해 보여도 내가 보기에는 녹아내릴 듯이 부드럽고 달콤한 낭만이 됩니다.

 

우리들 인간에게 있어서 논리나 이치 따위는 종종 감정 앞에서 하찮고 불결한 것이 됩니다.

 

길게 늘여서 썼지만 결론은 언제나 간단합니다. 작가가 정말 글을 잘 씁니다.

 

최근 본 작가들 중에서 스마트폰으로 글을 읽는데 최적화된 작가 중 하나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개인적인 추가 평을 몇 가지 해보자면 초반 빌드업이 너무 잘빠져서 오히려 나중이 살짝 걱정되는 소설 중에 하나이기도 합니다.

 

특히 너무 인기가 좋으니까 나중에 작가가 억지로 글을 늘여 쓰게 된다면 어떨까 라는 것이죠.

 

사실 로맨스 장르는 초중반 밀당이 핵심이고, 하렘은 서로 엇갈리고 오해하면서 벌어지는 해프닝이 핵심이라, 막상 서로 사랑을 확인하는 순간 재미가 확 떨어져 버리는 경향이 있죠.

 

어쨌든 이혼으로 시작하는 오프닝을 엔딩에서 어떻게 풀어 낼지 큰 기대가 되는데, 작가님이 인기에 떠밀려 엄한 길로 돌아가지 않길 기대해 보겠습니다.

 

사실 문피아와 노벨피아 플랫폼과의 차이점이라든지, 독자층의 성향 차이, '후피집'이라는 노밸피아 소재 트렌드에 대해서 장문의 글을 쓰고 싶었지만 앞서 쓴 두 번의 감상평을 다시 읽어보니 솔직히 이게 감상평이 맞나 싶어서 그냥 넘어가니다.

 

솔직히 그런류의 이야기는 별개의 주제를 잡고 따로 쓰는게 맞는 것 같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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