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 드라마 지옥을 보던 중, 기본적 아이디어가 어디서 봤던 느낌을 지울 수 없었습니다.
그래서 기억을 더듬다 보니 예전에 봤던 소설이 생각나더군요.
물론 연상호 감독이 영향을 받았는지는 모르겠지만, 기본적 아이디어가 비슷해서 이런 류의 창작물을 좋아하시는 분들이 보시기에 좋을 것 같아 글을 남겨봅니다.
1. 테드 창의 단편 "지옥은 신의 부재"
2001년에 발표한 단편 소설입니다.
현대세계에 갑작스럽게 천사들이 등장합니다.
천사들이 강림하면 천재지변 수준의 사고가 일어나 거기에 휘말려 사람들이 죽기도 하고 강림 때의 빛을 영접한 사람들은 갑자기 신앙심이 투철해지기도 합니다.
게다가 지옥에 떨어진 사람들을 볼 수도 있게 되는데, 그들은 신이 없는 공간에서 평범한 일상을 보내며 영원히 살아가게 됩니다.
주인공은 천국으로 가기위해 천사의 강림을 쫓다가 여러가지 일을 겪고 결국 지옥에 떨어지게 되지만, 결국 지옥에서 신이 없는 일상의 삶을 살게 되고, 그러면서 신에 대한 진정한 믿음에 이르는 이야기지요.
소설 중간 중간 지옥과 천국, 신이 인간에게 행하는 천사들의 강림에 대한 여러가지 질문을 던져줍니다.
넷플릭스 지옥과 비슷한 내용을 다루고 있습니다만, 여기서는 지옥이 더 명확하게 그려지고, 그에 관한 사람들의 갈등이 더 세부적으로 다루어집니다.
지옥 세계관과 상당히 비슷해서 드라마를 재미있게 보신 분들은 외전 같은 느낌으로 재미있게 보실 수 있을 겁니다.
2004년도에 "행복한 책읽기"에서 -당신 인생의 이야기- 라는 제목으로 번역 출간했습니다.
* 사족으로 "당신 인생의 이야기"는 영화 "컨텍트"의 원작이기도 합니다.
2. 이영도의 장편소설 "드래곤라자"
90년대 PC통신을 했던 분들이라면 모를 수 없는 소설 "드래곤 라자"도 넷플 지옥과 비슷한 세계관을 보여줍니다.
드래곤 라자는 판타지 소설이지만, 그 안에 인간은 무엇인가에 관한 철학적 사유가 돋보이는 소설입니다.
내용 자체도 상당히 재미있고, 사건 사고들이 인간의 특징에 관한 여러가지 생각을 해주게 하는 멋진 소설이죠.
아마 판타지 소설을 좋아하시는 분들은 거의 대부분 읽어 보셨으리라 생각합니다.
드래곤 라자가 넷플 지옥과 연결되는 지점은 모든 사건의 발단인 검은 용 "석양의 감시자, 아무르타트"입니다.
주인공 후치가 다양한 사건들을 겪으며 마법의 가을을 마무리 한 뒤, 마을의 주점에서 인간으로 폴리모프한 아무르타트를 만나면서 하는 마지막 대화가 넷플 지옥의 세계관과 통하는 부분이 있습니다.
모든 사건의 원인인 아무르타트는 인간이 어쩔 수 없는 재난 같은 느낌으로 설명되는데, 이는 소설 초반, 아무르타트에 대해 마치 아무 대처도 할 수 없는 자연재해 같은 느낌이라 원망도 생기지 않는다,라고 이야기했던 후치의 아버지 이야기와 수미쌍관의 구조를 이룹니다.
소설 초반의 후치는 아무르타트에게 원망이 생기지 않는다는 아버지의 발에 반발하여 화를 내지만, 모든 모험을 끝마치고 아무르타트와 이야기를 하게 될 때는 결국 아버지와 같은 의견을 갖게 됩니다.
그래서 석양의 감시자로서 인간이 어쩔 수 없는 마지막 자연으로서 인간을 지켜볼 것을 부탁하게 되지요.
이는 처음에 지옥에 가는 인간들이 죄 때문이라고 주장하던 새진리회의 주장이 결국 드라마가 진행되면서 그저 자연재해처럼 누구에게나 닥쳐올 수 있는 것임을 알게 되는 부분과 일치합니다.
초자연적이고, 인간이 어쩔 수 없는 존재에게 불합리한 일을 당하게 된다면 인간은 어찌 반응해야 하는 것인가 또는 그럼에도 신을 믿어야 하는 것인가 에 대한 물음이지요.
결국 아무 죄도 짓지 않았다고 말하던 정진수 의장에게 가해진 시연과 갓난아기에게도 행해지는 고지는 불합리한 일에 대해 인간들은 어떻게 해석을 내리고 어떻게 행동을 하는가 하는 내용입니다.
이는 드래곤 라자가 다루었던 주제와 상당히 비슷한 느낌을 내고 있습니다.
3. 그 외
그밖에 종교적 신념에 의해 사회에 혼란을 초래하는 내용은 스티븐 킹 소설의 단골 소재입니다.
너무 많이 이에 관한 공포 소설을 써서 굳이 언급하지는 않겠습니다.
종교가 정치(일상생활)에 관여하게 되면 막장이 된다는 것은 미국 창작물에서 많이 다루는 이야기입니다.
청교도들에 의해 신앙의 자유를 모토로 건립된 나라지만, 아이러니하게도 종교의 역기능을 가장 많이 다루지요.
그래서 광신도가 사회를 지배하면 어찌되는지 다양한 레퍼런스가 있고 그렇기에 넷플 지옥에서 묘사되는 광기의 사회는 조금 신선감이 떨어지는 느낌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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