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르 : 판타지
작가 : 구팽이
화수 : 383화
소개
민서는 ‘레나 키우기’에 갇혔다.
‘레나 키우기를 시작합니다’라는, 음성도 없는 무심한 텍스트와 함께 그는 레오가 되었고 낯선 세계에 수감됐다.
“레오! 내 말 듣고 있어?”
“어어?”
“레오? 표정이 왜 그래? 너어! 또 장난치는 거지?”
그곳에서 산열매를 야무지게 따는, 소꿉친구인 레나를 만났다.
사랑스러운 레나. 레오는 평화로운 산골마을에서 그녀와 결혼하는데...
[레나가 결혼했습니다! 축하합니다.]
[레나 키우기를 클리어하지 못하셨습니다.]
[다시 시작됩니다.]
가장 행복한 순간,
레나가 사라져 버렸다.
그리고...
“레오! 내 말 듣고 있어?”
“어어? 레나!”
“왜 아까부터 계속 넋을 놓고 있어? 그리고 사람을 왜 그렇게 쳐다봐? 한 대 맞을래?”
두터운 가죽 갑옷을 입고 검을 어깨에 걸친 레나, 그녀가 흔들림 없는 눈으로 직시했다.
다른 시나리오였다.
리뷰
한때 독자들을 시끌시끌하게 만들기도 했으며 전설의 레나콘을 탄생시킨 <공주는 죽어서 키운다> (줄여서 공죽키)
1. 제대로 완결 난 루프물
루프물은 주인공이 사망 혹은 행동불능 상태에 빠지거나 특정 조건을 충족 시 작품의 시작 지점으로 모든 이야기가 리셋되는 장르입니다.
프롤로그에서 한 번 되돌아가거나 작중에서 필요할 때만 필요한 시점으로 되돌아가는 회귀물과는 확실히 구분 지어야 할 특징이죠.
루프물의 가장 잘 알려진 건 <전생검신> <해골병사>를 꼽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위의 둘 다 연중작이고 루프물 자체가 별로 많지가 않죠.
루프가 되면 시작 지점으로 되돌아가지만 독자들에게 이전과 같은 이야기가 되지 않도록 변주를 주면서 이전 회차에서 뿌린 떡밥을 회수하면서 동시에 떡밥을 뿌리며 전개해야 하는 꽤나 골머리를 굴러야 하는 전개 방식을 취하기 때문입니다.
루프물 중에서 완결 난 작품을 찾기가 힘든데 공죽키는 완결이 났습니다.
그것도 날림이 아니라 제대로 완결 났습니다.
무조건 +점수입니다.
2. 루프물의 전개 (떡밥과 회수)
위에 말했듯이 루프물에선 떡밥이 중요합니다.
근데 이 떡밥은 또 독자들이 눈치채지 못하게 티가 안 나게 뿌려진 떡밥과 독자들 신경 써줘 나 여기 있어! 하고 대놓고 뿌리는 떡밥 둘로 나뉜 게 가장 재미있습니다.
공죽키는 중상 정도로 잘한 편입니다.
왜냐하면 떡밥을 잘 뿌리고 잘 회수시켜서 완결 내긴 했지만 티가 안 나게 뿌리는 떡밥이 거의 없는 편이기 때문이죠.
떡밥들이 다들 신경 써줘 노래하면서 뿌려져 있는 편이라서 그렇습니다.
3. 빙의자와 빙의체
보통 빙의물에서 현대의 주인공이 빙의될 경우 당연하게도 빙의체의 인격은 사라집니다.
변주를 주겠다면서 이 빙의체의 인격을 남겨놨다가 소설 전체를 말아먹은 작품이 꽤 많습니다.
그래서 제가 볼 때는 상당히 위험한 방식인데 공죽키는 변주를 주면서도 꽤 잘 처리를 했습니다.
다른 예와 비교를 하면서 이야기를 하면 비슷하게 이야기가 되었던 다른 작품이 있었습니다.
그 다른 작품도 빙의자와 빙의체를 구분 짓는데 소설의 시작은 빙의자(현대인)으로 시작되지만 빙의는 첫 시작부터 바로 모든 의식주체, 전개가 빙의체(판타지)로 넘어가서 이야기가 전개됩니다.
거기에 두 의식이 현대와 판타지란 환경에서 번갈아가면서 등장해버리니 이미 시작에서 빙의자를 주인공으로 인식한 독자들은 뒤에 나온 빙의체(판타지)를 주인공으로 생각하지도 않았고, 주인공(빙의자/현대인)이 단순한 도구로 격하되었다며 꽤나 부정적인 평가를 많이 내놨었죠.
공죽키에선 빙의자와 빙의체의 의식을 모두 사용하면서도 이걸 꽤 잘 처리했다고 봅니다.
이야기의 시작에서 초반부 루프는 확실히 빙의자(현대인)이 부여잡습니다.
이걸로 독자가 이야기에 흥미와 관성이 붙을 때까지 문제없이 끌고 갑니다.
그래서 이후 회차 반복의 페널티로 빙의체(판타지)와 의식에 동조되어 부상되고 극 후반에 이르러서는 둘을 구분 짓게 되어도 크게 문제가 없었던 것이죠.
또한 빙의체가 총 셋으로 그 셋의 성향을 구분시킨 것도 좋은 점이었습니다.
첫 번째로 빙의자(현대인)의 생각을 잘 수용하는 빙의체
두 번째로 빙의자(현대인)의 생각에 반발하는 빙의체
세 번째로 빙의자(현대인)의 생각과 잘 조율하는 빙의체로 이야기를 나눠둔 것도 문제없이 수용할 수 있는데 도움이 되었다고 봅니다.
4. 고구마...?
고구마.... 전설의 레나콘의 고구마....
......?
독자들이 잔뜩 주의보를 뿌려놔서 얼마나 고구마인가 했더니 별로 고구마가 아니었습니다.
전 또 후반 가서 된통 먹고 죽어라!! 인 줄 알았더니 그냥 초반이었습니다.
별로 독하지도 않았고요.
거기에 루프물의 당연한 특징을 말하자면 루프물은 결국 마지막 전까지는 그 모든 이야기가 실패의 반복입니다. (물론 세이브 지점을 만들어두는 루프물은 세이브가 사이다 구간이겠지만 공죽키는 세이브가 없다.)
원래 루프물이라는 게 그런 거죠.
여하튼 독자들이 고구마 주의보를 준 것에 비해서 딱히 고구마??? 별로....???였습니다.
그나마 조금이나마 신경 쓰였던 부분이 있다면 공죽키는 다음 회차로 빙의자(현대인)의 의식이 넘어가기 전에 해당 회차의 미래 이야기를 게임 엔딩 텍스트처럼 보여줍니다.
그렇게 행복하게 살았습니다~, 만 있으면 좋겠지만 당연하게도 아닙니다.
목표를 이룬 주인공은 다음 회차로 넘어가지만 이 회차의 미래에선 후에 옆 나라가 쳐들어와 멸망하고 처형 당합니다.
이 회차의 미래에선 잘 살지만 아이들은 모두 정적에게 암살 당합니다.
이렇게 나옵니다.
짧게 텍스트로만 나와서 별로 크게 신경은 안 쓰지만 그 개고생한 회차였는데 쯔쯧 정도는 하게 됩니다.
5. 해피엔딩
루프물에서 완결 + 해피엔딩을 잘 냈습니다.
그리고 특히 마지막 엔딩에서 점수를 추가로 줬습니다.
해피엔딩의 마무리와 함께 빙의자(현대인)이 보상을 받아 현대로 되돌아갑니다.
그것도 욕 안 먹는 귀환 엔딩
깔끔하게 잘 나왔습니다.
분량도 380? 편 정도로 넉넉하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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