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르 : 현대판타지
작가 : 민수
책 소개글
절차 기억(procedural memory) : 행위나 기술, 조작에 관한 기억으로서 수행할 수 있으면서도 쉽게 표현할 수 없는 지식을 표상한다.
...그런데 말이다.
인터넷을 아무리 뒤져봐도 지금 내가 겪고 있는 특정 현상에 대해선 전혀 언급이 없다.
다른 사람의 절차 기억까지도 습관처럼 사용할 수 있는 건 대체 뭐라고 불러야 하지?
타인의 감각을 자신의 것처럼 사용할 수 있게 된 의사 박도욱. 지금껏 세상에 없던, 특별한 그의 치료가 시작된다.
리뷰
스토리는 30대 초반인 종합병원 의사가 다른 사람의 감각과 지식 숙련도를 초능력으로 감응해서 그걸 자기 걸로 만들면서 먼치킨으로 활약하는 내용입니다.
보통 의사였던 녀석이 초능력으로 기본 능력을 늘려가는 거라 전작인 포텐, 케미와 비슷합니다.
특히 포텐과 유사한 느낌이 많이 드는데 거기는 유물이나 도구 같은 거에서 끌어오는 거였고, 여기는 사람한테 직접 끌어오면서 노력하면 아예 본인 스펙으로 만드는 수준.
케미는 약 하나 먹었더니 일반인이 법사로 전직한 거였고, 단지 다른 점은 포텐 케미는 일단 배경이 점점 세계로 뻗어 나가고 분야를 가리지 않기 때문에 넓고 얇게 그리고 가볍게 볼 수 있는데 의료가 주된 내용이다 보니 결국 인명 구조에 내용으로 국한되고, 사건 발생-> 환자 이송->어? 치료하기 힘들겠는데? 망했네?->주인공 등장-> 압도적인 수술 실력으로 치료 끝! 의 전개의 반복입니다.
어쩔 수 없긴 하지만 계속 보고 있으면 진짜 별의별 사건 사고랑 병명, 희귀한 증상 등 사실 전작보다 지치는 피로한 맛이 좀 있습니다.
게다가 워낙 바쁘게 사는 주인공인지라 일상 내용도 적고 히로인과의 소통도 전작들에 비하면 분량이 조금 아쉬웠습니다.
또 전작들은 특정한 에피소드에서 빌런이 나오는 경우는 있었지만 여기는 병원 내의 사내정치 때문에 꾸준히 나오는 악역이 있어서 사실 좀 거슬렸습니다.
뭐 그래도 작가가 작가니까 결국 해피엔딩으로 끝날 게 100%일 테니 감안하고 즐길 만은 합니다.
그래도 못 버티는 독자들의 하차 포인트는 인방 BJ 에피소드입니다.
굉장히 공감하기 힘들고 설마 이 작가 소설에서 역함을 느낄 줄을 몰랐습니다.
이 작가의 특징이 몇 가지 있는데
1. 주인공과 히로인의 꽁냥질입니다.
사실 이 부분 때문에 이 작가 따라가는 부분도 있는데 초기작인 포텐은 외모 천재 여배우랑 사귀는 내용이 볼만했습니다.
내용 전개와 캐릭터 구성이 미숙한 부분도 있었지만 초기작이니까 뭐 감안할 수 있었습니다.
후기작인 케미에서는 인기 뮤지션인 히로인의 사랑스러움을 극대화시킨 느낌이었고, 그래서 본인은 포텐보다는 케미를 선호했습니다.
이번 작품 센스에서도 히로인이 등장하는데 27세로 다른 장르 소설 히로인에 비하면 조금 연령대가 높습니다.
아마 주인공이 30대인 부분을 고려한 것 같은데 히로인이 특수한 병을 앓고 있고 특이한 가정환경을 거쳐왔기 때문에 일반인과는 사고 구조가 다르고 나이에 비해 굉장히 순수하고 어린 면도 보유하고 있습니다.
그 병으로 인한 집착증 때문에 관련 분야에서는 엄청난 능력을 가진 유명인이다 집도 금수저 밀당 없이 끝없는 호의를 부딪혀 오기 때문에 꽁냥도 나름 볼만합니다.
또 시작부터 상대방에 대한 호감도가 굉장히 높고 빠르게 올라갑니다.
센스에서는 히로인이 사람에 대한 본인의 애정을 숫자로 표현하는데 아버지 100 언니 50 어머니 0 인 상태에서 주인공은 몇 번 안 봤는데 100 이상이 되어버릴 정도.
이 히로인은 경우가 특수해서 외모에 의해 호감도가 상승한 것은 아니지만 세 작품 모든 주인공이 상당한 존잘인 것 같습니다.
외모 칭찬에 훈남은 기본이고 포텐이야 직업이 연예인이니까 그렇다 쳐도 이 주인공은 의사인데 존잘이라 여자가 굉장히 꼬입니다. (개연성 충족)
사실 이 주인공이 여자 친구 없다고 초반에 우울해하는 거는 그냥 기만이 아닐까 싶었습니다.
얼굴 존잘에 궤를 달리하는 능력까지 가지니까 매력 넘치는 히로인들이 금방 빠져드는 거지.
2. 세계관의 공유
이 부분이 호불호가 심하게 갈리고 굉장히 싫어하는 부분일 수 있습니다.
사실 단점이라고 칭해도 문제는 없어 보입니다.
3명의 주인공 모두 동시대를 살아가고 있고, 전작에서 나온 사람들 이름이 자주 나오는 장면을 볼 수 있는데 이 정도만 하면 불호는 없었겠지만 작가의 두고두고 욕먹는 부분이 '페이크 히로인'과 '히로인 재활용'입니다.
케미만 해도 포텐의 서브 히로인이었던 윤이설이 메인 히로인으로 등장해서 당시 말이 좀 많이 나왔습니다.
왜 그딴 짓을 하냐 싶은 부분도 있었고, 포텐 메인 히로인이 다른 히로인에 비해 월등한 매력을 지닌 것도 아니며 오히려 부족한 느낌도 있어서 다른 코인을 밀던 분이나 하렘 선호자에게는 분양 같이 느껴졌을 수도 있었습니다.
굉장히 기분 나쁘게 느껴질 수 있는 부분이라는 거는 인정하지만 저는 포텐에서는 무작정 주인공이 시키는 대로만 하고, 반쯤 사고를 포기하고 의존만 하던 판에 박힌 듯한 착한 여동생인 윤이설 캐릭터가 케미에서는 능력의 불균형 때문에 괴로워하는 주인공을 이해하려 하고, 본인의 고통을 감수하면서 까지 포용하려 하는 모습에서 더 이상 좋다는 감정 하나로 밀어붙이는 어린아이가 아닌 정신적으로 성장한 느낌을 받을 수 있었습니다.
아 물론 이것만 좋고, 초반에 얘가 메인입니다 하고 사기 치면서 괜찮은 캐릭터 뽑아 놓고 중반에 버리는 전개는 굉장히 별로입니다.
분량 잡아먹기 하려고 그런 건지 아님 독자 반응 보고 노선 갈아타려고 그런 건지.
개인적으로 전자가 맞다고 생각하는데 작가님은 처음부터 윤이설 고정 루트였고 저야 윤이설 파이긴 했지만 보영이는 어쩔 건데...
센스에서도 전작 등장인물이 나옵니다.
'문채은'이라는 케미에서 나온 능력 있는 젊은 여의사가 히로인은 아니지만 비중 있는 조연으로 나옵니다.
거기서 예전에 마음 줬던 사람이 있는 듯한 묘사를 보여줬는데 누굴까 싶었습니다.
그 후 센스에 다시 등장해서 분량을 채워 줍니다.
알고 보니 10년 전에 주인공한테 고백했었고, 여전히 마음 있지만 이미 주인공은 메인 히로인과 사귀는 중이라 또 까입니다.
너무하잖아...
또 다른 단점으로는 주인공과 히로인의 자기 복제화 경향이 강합니다.
보유한 능력에 의한 당연한 차이는 감안하고, 전작 주인공이나 히로인이 굉장히 유사한 느낌을 받습니다.
포텐은 애매해도 '케미' 주인공과 '센스' 주인공이 성향은 다르다는 건 알 수 있지만 보고 있으면 행동양식이 어? 이거 봤던 것 같은데 하는 부분도 많고, '센스' 히로인 임소율은 지병의 특수성을 빼고 연애 파트만 보면 '케미'의 윤이설을 떠올리게 하는 장면도 꽤 있다고 봅니다.
전 취향에 맞아서 괜찮지만 호불호 갈릴 수 있는 요소인 거 같습니다.
총평
볼만은 한데 전작 케미에 비하면 좀 아쉬움.
이 소설은 꽁냥 물 좋아하고 쓸데없는 고난은 필요 없고 해피하게 가자 하는 분들에게 추천함.
반대로 꽁냥물 싫거나 너무 굴곡이 적고, 후반 가서 스케일 너무 키워서 전개 안드로메다 가는 용두사미 싫다, 히로인 재활용하는 모습 못 본다, 같은 분들에게는 접근 금지를 권장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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