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르 : 현대판타지
작가 : 토네이돈
책 소개글
이 세상에 떡상하는 건 3가지가 있다.
첫 번째, 친구가 산 주식.
두 번째, 친척이 산 아파트.
그리고 세 번째는 내가 산 미술품.
리뷰
주인공 김성준은 조형을 전공했지만, 취업을 생각해서 부전공으로 디자인을 택하고 그쪽 계통으로 취업합니다.
아득바득 살다 보니 서른을 넘겼고, 다시 돌아가면 적성에 맞고 좀 더 잘하는 걸 선택하고 싶다고 항상 생각하는 도중 갑자기 전공 바꾸기도 힘든 대학교 3학년으로 회귀하게 됩니다.
그리고 미술품의 가치를 볼 수 있는 눈이 생기는데, 정확히 말하면, 상업적인 가격대에 따라 미술품에서 나오는 빛의 색깔이 달라집니다.
굉장히 흔한 도입부고, 도입부 자체가 나쁘지 않은 편이라 필력만 좋으면 킬링타임용은 될 거 같아서 찍먹을 시도해보았습니다.
유능하고 신기한 요소가 있고 인성 괜찮고 잘생긴 편에 속하면 여자가 꼬이는 게 당연하지만, 여자 미술인이 한두명 더 붙으면 각 보여서 곧 하차각 서겠는데 생각할 때쯤 덕춘이라는 꼬맹이가 나옵니다.
덕춘이라는 꼬맹이가 주인공 후원 의사를 보고 서울에 올라왔고, 급식 쉐리는 원래 살던 곳에서 그림 그리는 감성이 중요해서 그냥 살던 곳으로 보내려던 주인공이 서울에서 그림 하나 그리게 하고 다시 보내는 에피 중 일부가 아랫부분입니다.
너 같은 게 미술 한다고 성공할 것 같냐?
나는 그 순간 다른 사람들이 내게 막 내뱉었던 말을 떠올렸다.
내가 미술을 접었던 가장 큰 이유였다.
그런 나는 성공하지 못했지만, 이 눈앞의 새파란 꼬맹이는 성공하는 운명이었다.
‘내가 지금 김덕춘을 이렇게 보낸다면 내가 그 사람들이랑 뭐가 다르지?’
타인은 말을 그냥 내뱉는다.
정말 그 사람이 성공할지도 모르는데 그런 말을 한다. 게다가 그들은 말에 책임을 지지 않는다.
성공하면 축하하고 실패하면 그럴 줄 알았다, 가 전부다.
나는 깊은 한숨을 쉬다 말을 꺼냈다.
일부로 네타 별로 없는 부분만 적었는데, 개인적으로는 진부하다면 진부한 이 에피소드에서 흡입력을 느꼈습니다.
적어도 우유부단한 하렘물이나 속물 그 자체, 혹은 실존하지 않을 법한 답답이 호구와는 다른 인간미가 느껴지는 에피였습니다.
이 에피가 거창하거나 대단한 부분은 없었지만, 잔잔하다 못해 작위적인 느낌이 나거나, 너무 천재적이거나 너무 운빨이라 몰입이 떨어지는 여타 소설과는 다르게 눈길이 가는 특별함이 있지만, 그래도 평범한 인간군상이 그려지는 소설이라 어제 하루 종일 봐서 130회까지 보고 새벽 늦게 잠...
예체능 계 특유의 천재적인 면모와 뽕은 주인공한테는 없습니다.
주인공은 회귀 전엔 한국대에 들어올 정도의 수재였지만, 평범하게 아버지와 깊은 트러블이 있고 미술계통에서 뜰 정도의 능력 또한 없었습니다.
취업 전 20대엔 혈기로 들이박았지만 회귀 전엔 이미 현실에 찌든 일반적인 직장인이었습니다.
회귀하고 나서도 적당히 돈 벌어서 잘 먹고 잘 살 생각부터 하는 일반적이고 현실적인 소시민이지만, 그런 현실에 대해 작품 중에서도 은근 언급하며 30대에서 회귀한 후 어느 순간 각성해서 노빠꾸로 들이박는 거 보면 재밌습니다.
전 필드의 어린 왕자 같은 성장물 정말 좋아하는 사람이라 캐릭터들도 다양하고 가볍게 볼 수 있으면서도 쭉 성장해 나가는 모습이 마음에 들었습니다.
주인공도 처음에는 단순히 딜러로 돈 벌려고 하려다가, 점점 성장해가는 모습이 보입니다.
‘이왕 그림의 처분을 나한테 맡겼으니.’
욕심이기도 했다.
미술품을 보는 것을 좋아했던 한 사람으로서의 욕심.
이 좋은 작가의 작품을 좀 더 많은 사람이 봤으면 하는 욕심과 이 작가가 좀 더 인정받길 원하는 욕심.
‘전시회를 해볼까.’
그래서 나는 -- 작가의 전시회를 열어볼 생각이었다.
그냥 단순히 깽판물이거나 주인공 떠받들기 물이라기 보단, 주인공이 뜰 작가를 선택하고 케어하는 그런 과정이 재밌었습니다.
단순한 투자자나 예술품 딜러에서 끝났으면 끝까지 보지는 않았겠지만, 다양한(원석인) 천재가 나오고 서로 교류를 통해 성장하는 과정이 흥미로웠습니다.
천재를 지켜보는 재미, 능력을 빼고도 수재에 가까운 노력파였을 거 같은 주인공을 지켜보는 재미.
주인공이 회화나 조형 같은 쪽 천재가 아니라 미술 여러 계통 작가들의 스토리를 다루기 때문에 한분야만 파면서 오는 원패턴적인 느낌이 없습니다.
이런 류 소설에서 개인적인 주요 평가 포인트 세가지가 있는데
1. (축알못 야알못인데) 잘 몰라도 소설 보는데 별로 지장 없다.
2. 보는데 나오는 용어나 돌아가는 상황, 혹은 축 / 야 / 미술품 등에 흥미가 생긴다
3. 머릿속에 실제 상황처럼 그려지는 느낌(리얼함?)이 어쩌다 한번씩이라도 든다.
인데 이 세가지를 다 충족합니다.
3번째는 좀 애매한 부분이지만 피아노의 숲 볼 때 간혹 인물들이 살아있는 거처럼 느껴지고 감정이 날것처럼 느껴지는 때가 있었습니다.
뭔가 인위적으로 작가가 가르치거나 주입하려는 느낌 없이, 담담히 서술하는 과정을 통해 자연스레 감정 이입하는 느낌.
미알못이지만 미술 쪽 계통에 흥미는 있었고, 비리와 자기들만의 리그 때문에 그쪽 계통을 혐오하는 쪽에 가까워서 이때까지 소설로도 본 적이 없었지만 이 소설은 취향에 맞았기 때문에
총평
성장물 회귀물을 좋아하다 보니 너무 고평가 했을 수도 있음.
하지만 필력에는 예민하다 보니 취향에 맞지 않더라도 찍먹 해볼 가치는 충분히 있다고 봄.
고구마 없이 잔잔한 회귀물로서의 카타르시스를 느낄 수 있고, 저처럼 성장물에 어느 정도 포인트를 잡고 봐도 볼만함.
캐릭터들도 천편일률 적이지 않아서 좋음.
너무 선한 애들만 있거나 너무 쓰레기만 있거나 의욕 넘치는 애들만 있는 것도 부자연스러워서 그냥 편하게 읽히는 거 자체가 좋았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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