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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르소설/소설관련 잡담

현대 웹소설에서 개연성이란 무엇인가?

by 리름 2022. 8.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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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소설을 읽을 때 개연성을 중요시합니다.

처음 배경 설정과 주인공만의 특수능력은 그렇다 쳐도, 이후 전개의 개연성은 많이 따집니다.

개연성이란 무엇인가?

자연스러운 이야기의 흐름입니다.

콩 심은 데 콩이 나는 건 자연스럽지만 sss급 신의 씨앗이 나오는 건 어색하죠.

너무 부자연스러운, 개연성을 해치는 이야기는 몰입을 방해합니다.

그런데 고구마 - 사이다 구조부터가 개연성을 해쳐야 성립합니다.

고구마는 고구마로 끝맺는 것이 현실이고, 자연스러우니까요.

그래서 전 작가가 독자를 속여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D급 헌터가 SSS급 헌터를 이겼다는 결과를 납득시켜야 하죠.

따라서 작가는 앞선 이야기에서 이것저것 심어 두고, 이 말도 안 되는 과정과 결과가 꽤 그럴듯하다고 독자를 속이게 됩니다.

그런데 이건 쉬운 일이 아닙니다.

매 번 참신한 아이디어가 떠오르는 것도 아니고, 독자가 과정을 지루하다 느낄 수도 있으니까요.

그래서 나온 게 회귀와 상태창이라고 생각합니다.

야, 너 좆밥인데 저 녀석 어떻게 이겼냐?

응? 나 회귀자야 사실 힘숨찐인데다 쟤 약점을 미리 알고 있었어.

응? 나 상태창 있는데 거기서 알려주던데?

개연성이 충만해지죠 미리 알았다는데 이기는 게 당연하잖아요.

요즘 독자들이 무지를 답답해한다는 것도 한몫합니다.

요즘 소설들 보면 주인공이 전능하지는 않아도 전지한 경우가 많습니다.

저처럼 기초 배경 설정의 개연성은 신경 안 쓰니까요.

이후 전개를 모조리 돌파할만한 치트키를 처음부터 쥐어주는 거죠.

결국 웹소설의 개연성은 유명무실해졌다고 생각합니다.

아무리 말도 안 되는 일이 벌어질 지라도 그 인과를 설명해줄 치트키가 처음부터 주어져있으니까요.

있으나 마나 한 거죠.

작가능력이 중요한 게 아무리 회귀하고 상태창 있어도 능력이 없으면 활용을 못합니다.

근데 몇몇 재미없는 현판은 활용할 능력이 없는데 우주의 기운이 주인공을 도와주는 게 너무 티가납니다.

개연성이라는 것도 작가가 작품 내에서 주장하는 바가 실존하지 않는 허구의 것이라 하더라도 일관적인 논리에 입각해서 충분한 근거를 가지고 서술하면 받아들이게 하는 것이라고 봅니다.

근데 사이비 과학자처럼 자기주장에 맞추려고 조작된 증거 들고 오는 느낌이죠.

상태창이나 회귀나 그런 빈 부분을 채우려고 도입한 체계라고 봅니다.

틀린 게 아니라 논리가 부족한 셈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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