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리뷰 426번째] 선역

장르 : 무협
작가 : 이근
화수 : 1587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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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글

하늘의 뜻을 거스르며 천지를 진동시키는 존재, 차원과 별들을 넘나들며 영생을 누리는 자, 신선(神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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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수를 위해, 그리고 살아남기 위해 최강의 신선이 되어야만 하는 한 남자의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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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통 사람들과 신에 가까운 힘을 가진 ‘신선(神仙)’이 공존하는 세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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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범한 소년 한제는 신선이 되기로 결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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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나 신선계는 힘이 곧 법인 약육강식의 세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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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날, 한 강력한 신선에게 부모님을 비롯해 일족이 몰살당하고 그 자신도 육신을 잃은 채 가까스로 살아남은 한제는 복수를 결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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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천지를 피로 물들일 한제의 복수가 시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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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학사신공도 그렇고, 선역도 그렇고 읽을 때는 참 좋았는데, 리뷰를 쓰려니 벌써부터 지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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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길고 길었던 내용을 간단히 정리하려니 귀찮기가 짝이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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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꾹 참고 선역이란 소설을 간단히 소개하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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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원작의 번안 소설 '선역'은 소년 '이한제'가 수도자의 길을 걸어 선인이 되고, 사랑하는 여인을 부활시키고자 하는 게 주된 줄거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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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00화 가까이 되는 소설이 처음부터 끝까지 한결같은 폼을 유지하는 게 힘들기야 하겠지만, 이 소설은 초반과 중후반의 분위기가 완전히 다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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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맛은 초코였는데 끝 맛이 민트라니... 그건 못 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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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못 참은 건 제 식욕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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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처럼 사람 말은 끝까지 들어야 알 수 있듯이, 소설 선역도 끝까지 읽어야지 알 수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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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이 소설이 괴리감이 들 정도로 글이 바뀌는 이유가 몇 몇 존재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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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번째는 작가가 처음에 주인공을 의도적으로 괴롭히는 상황을 너무 많이 연출해서 이야기가 어색하고 인위적으로 느껴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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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다보면 모든 등장인물들이 저열하다 느껴질 정도로 악의적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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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천편일률적인 악의성에서 벗어날 때까지 적잖은 시간이 걸렸는데, 이런 억지적이고 의도적인 장치가 있고 없고는 독자가 느끼는 감상에도 큰 영향을 끼치기 마련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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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번째는 주인공의 성격이 여러 심경의 변화로 급변하면서 사람 자체가 바뀌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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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순찐에서 대가리 콜렉터 살인마로 소설의 흐름이 뒤바뀌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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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두 단어 사이의 간극은 긴 말하지 않아도 알 것이라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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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번째는 원작을 번안한 옮긴이가 의성어를 비롯해 너무 유치하게 옮겨놔서 몰입을 종종 깨버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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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르 소설에 대한 이해가 부족하거나, 소설을 번역한 경험이 적은 사람이 사전조사 없이 저연령을 대상으로 소설을 번역한 느낌을 받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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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명 소설의 첫부분은 좀 유치하게 흘러가고 작가조차 가닥을 잡지 못한다고 느껴지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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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고 그것만을 캐치해서 부각시켜버리면, 이후 성장한 주인공이 보여주는 행보와 너무 안맞게 되어 버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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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니 저러니 해도 수년 전에 완결난 소설을 제대로 파악하지 않고서 옮긴 번안가의 잘못이 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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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번째는 그냥 작가 잘못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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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 장편에 맞는 명확한 설정과 계획이 처음에 없었다고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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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정황들이 소설을 읽다보면 종종 보이는데, 보통은 독자가 읽으면서도 이해해주지만 몇몇은 웃음벨 그 자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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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완결에 다다르기까지 사소한 결점이 계속 보이는 것으로 봐선 이야기 구성과 설정을 짜는데 치밀한 작가는 아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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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간에 소설 분위기가 달라진 각 이유를 읽으면서 알아차렸겠지만 이 소설의 단점과도 어느정도 일맥상통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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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부의 문제이든 내적인 원인이든간에, 국내에 정발된 '선역'이란 작품만 본다면 아쉬운 점이 크다는 뜻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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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에서 꽤나 인기있었던 만큼, 이 작가와 소설의 매력이 글의 짜임새보단 감정이나 극중 분위기를 이끄는 능력이 빼어나거나 세심한 단어 또는 문장을 쓰는 작가가 아닐까 조심스레 추측을 해보지만 번안가에 의해 그 원문을 알아볼 수 없는 상황에선 장님이 코끼리 만지는 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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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중요한 건

 

그래도 재밌었단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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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중 분위기가 크게 바뀌지만 초반의 유치함보단 훨씬 좋았고, 언제부턴가 좀 사람다운 등장인물들이 나타나기 시작했습니다.

 

선협 소설 특유의 방대한 스케일과 예측불허한 세계관은 지루할 틈이 적었으며 주인공의 연애관은 굉장히 답답했지만, 새로운 여성 인물이 등장할 때 마다 흥미진진했습니다.

 

전투와 무력에 관련해선 아쉬운점이 없잖아 있었지만, 다른 소설들의 꼬라지를 생각해보면 오히려 만족스러운 수준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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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딩에 있어선 조금 미진한 구석이 존재했지만, 그거야 무력 수준이 올라갈 대로 올라간 대부분 소설들 엔딩이 다 그랬었으니 예상은 됐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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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불호를 나누자면 '호(好)'였던 소설로 기억이 남을 거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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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작가의 일념영원은 불호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