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르 : 판타지
작가 : 케이로드
화수 : 298화
책 소개글
이 낯선 땅에 너무 오래 있었다.
이제 고향의 기억은 흐릿해졌고, 쓸모없는 기억만 가득 채워졌다.
이 빌어먹을 세계는 한때 게임이었다.
게임이 현실이 된 것인지, 아니면 그동안 게임인 척했을 뿐인지는 모르겠지만 어쨌든 한때는 그러했다.
현실이 된 게임에선 아무도 믿을 수 없었고, 살아남기 위해 잡캐가 될 수밖에 없었다.
물이 차갑게 식어가는 만큼 아이반의 기분도 차갑게 식었다.
그날 아이반은 숙박비와 목욕비로 강도 하나만큼의 목숨값을 사용했다.
리뷰
소설의 제목은 [만렙 잡캐].
제목이 흔한 양판소 같지만, 제목만 하자가 있을 뿐이라는 것은 소설의 후반이 되어서야 알게 되었습니다.
1. 이 소설은 전반부가 답답하다.
요즘엔 [게임 속 전사가 되었다] 같은 소설류가 한두 번씩 등장하는데 이 소설도 이런 부류에 속했습니다.
게임 캐릭터에 빙의해서 판타지 세계관 속을 살게 된 이야기.
문제는 이런 상황에 대한 설명이 이 소설엔 서사에서 유추해야하는 면이 강합니다.
사실 1화에서 주인공의 처지를 말해주고 있지만 딱 '몇년 전에 게임 캐릭터에 빙의해서 판타지 세계관에서 구르는 중'이라는 설명외에는 주인공이 겪은 고난이나 인연이 이야기의 진행과정에서 유추하거나 그걸 말해줘야하는 상황이 되어야 언급됩니다.
이게 근래 독자들에게는 불친절할 수도 있는게 독자들은 주인공의 시작부분부터 보거나 생략하더라도 죄다 설명해주는 편인데 이 소설에서는 궁금하기 충분한 이야기들을 잘 숨겨 놓는 것에 있습니다.
그렇다보니 이게 답답하게 느껴지는 면이 있는데 이게 다른 문제들과 결합되어 고구마가 되는 게 있습니다.
(떡밥의 해소가 상당히 미묘하다)
바로 주인공이 미묘하게 강하다는 것.
주인공이 소설 제목 값을 하게되는 건 대략 200화 전후입니다.
그렇다 보니 만렙 잡캐가 아닌 어정쩡한 잡캐의 강함을 거의 150화, 6권 이상을 보게 된다는 의미와 같습니다.
그리고 그것이 소설의 불친절함과 결합되니 이 소설의 평가가 떨어지는 것은 어쩔 수 없습니다.
하지만...
2. 이 소설은 222화를 기점으로 콩드립과 함께 반전된다.
2. 이 소설은 222화를 기점으로 콩드립과 함께 반전된다.
주인공의 제대로 된 각성을 시점으로 이 소설에는 여태까지 쌓여왔던 북유럽 신화들의 떡밥들이 죄다 풀리기 시작합니다.
그와 동시에 주인공의 성장으로 [만렙 잡캐], 즉, 먼치킨이 되며 여태까지 쌓여왔던 모든 군고구마를 사이다화 시키는데 주력합니다.
그 무엇보다도 이질적이었던 북유럽신화가 판타지 세계에 존재해왔던 것을 소설 속에서 최대한 잘 녹여내는 과정이 흥미를 돋우다가 클라이맥스에서는 북유럽신화 고유의 에픽(Epic)을 최대한 판타지 웹소에 녹여놓는 것이 전반부의 불친절함을 빌드업으로 성공시킨 것에 극찬을 주고 싶었습니다.
모순 투성이의 신화를 다른 세계에서 새롭게 한다.
정말 이런 기분을 받았기에 감탄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3. 생각보다 탄탄한 북유럽신화 설정
사실 이게 가능 했던 것은 작가 양반이 정말 북유럽 신화다운 설정과 소재를 최대한 살려낼 수 있다는 것에 있었습니다.
취룡의 [발할라 사가]가 북유럽신화의 모에화였다면 케이로드의 [만렙 잡캐]는 북유럽 신화의 뒷이야기를 써냈다는 느낌에 가깝습니다.
단순히 북유럽 신화의 설정을 빌려오는 수준에 그치지 않고 웹소설 중에서는 북유럽신화의 설정과 이야기를 제일 많이 이해하고 재해석한 수준이기에 다른 건 몰라도 이런 부분에서는 흠잡을 건 없었습니다.
4. 뒷맛이 너무 깔끔해서 아쉬운 소설
고구마 먹다가 사이다 한 병 드링킹하니 뭔가 더 당기지만 아쉽게도 이 소설은 에필로그라고 할만한 이야기 없이 너무 깔끔하게 완결시켰습니다.
마치 '더 이상은 뇌절이니 여기서 박수치고 떠납니다' 하는 느낌일 정도인데 후일담으로 외전이나 2부가 있어도 좋겠다는 생각이 드는 아쉬움이 있었습니다.
그만큼, 작품의 마무리가 좋았고 기분 좋게 소설의 완결을 읽을 수 있는 소설이었습니다.
그리 말하고 싶습니다.
한줄평
[후반부터는 재밌다는 소설이 없다고 하지만, 정말 후반이 재밌는 모순적인 소설]
뱀머리로 시작한다고 느끼다 용의 꼬리를 보고, 아, 이게 뭔가? 하고 감탄한 소설입니다.
라노벨이나 웹소설의 명언 중하나가 '후반부터는 재밌을 거임!'하는 소설은 망작이라고 했으나 북유럽 신화의 컨셉 중 하나인 '모순'을 작가가 자신의 작품에 녹여낸 결과가 아닐까 싶었습니다.
초반은 킬링~평작이나 후반이 수작급은 된다는 모순적인 소설.
문피아에서 마지막화 조회수가 660인데 추천수가 100을 넘은 것을 보았을때 222화 전까지 고구마 먹다 하차한 이들에 대한 아쉬움마저 들었던 소설.
총평
1. 판타지, 북유럽신화, 성장형 주인공
2. 시스템 요소가 있지만 상태창 같은 게 나오지도 않음
3. 게임 시스템은 초반에 나오다 말다 하다가 나중에는 언급만 되는 정도이며 사실상 순수 판타지 수준
4. 그냥 주인공이 게임캐릭터에 빙의한 채로 '게임과 비슷한 판타지 세계'에서 구름
5. 사두용미
6. 후반이 재밌는 한국 웹소에서 보기드문 소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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