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르 : 판타지
작가 : 백수귀족
화수 : 315화
책 소개글
야만인 유릭이 문명세계로 간다.
리뷰
이 소설의 특징은 야만인 주인공을 내세워 새로운 세계를 소개하는 고전 정통 판타지의 멋을 잘 살린 작품입니다.
야만인 주인공에서 오는 마초 뽕맛을 제대로 느끼게 해주는 소설이며 고전 정통 판타지 특유의 운명론과 신에 대한 고찰 등 작품의 퀄리티를 높이는 고찰들 있으며 당장 영화화해도 될 정도의 연출을 보여줍니다.
바위 도끼 부족의 가장 뛰어난 전사 '유릭'은 부족 세계의 일원입니다.
하루는 사냥을 나섰다가 부족의 주술사들이 '전사들이 죽은 뒤에 가는 곳'이라 불리는 하늘산맥 언저리까지에서 사냥하죠.
하늘산맥은 엄청나게 높은 산이라서 그 뒤는 영혼의 세계라 불리며 아무도 가본 적이 없는 곳입니다.
사냥을 나선 유릭은 그 하늘산맥의 봉우리에서 이방인과 마주치죠.
그들에게 붙잡힌 유릭은 금세 탈출하고 선택의 갈림길에 섭니다.
자신이 살던 세계, 야만인들의 세계인 부족으로 돌아갈지.
아니면 한 번도 보지 못한, 부족 사람들이 영혼의 세계라 불리던 문명의 세계로 발을 들일지.
그는 결국 문명의 세계로 떠납니다.
유릭의 호기심이 한 번도 보지 못한 곳을 찾아 떠나는 걸 막지 못했거든요.
이 이야기는 야만인 유릭이 문명 세계를 탐험하는 이야기입니다.
* 정통 판타지가 재미가 없는게 아니라, 재밌는 정통판타지를 못 쓰는 것이다.
1. 어린 시절 메이플하던 경험을 다시 떠오르게 해준 작품
저는 요즘 웹소에 비하면 틀에 가깝습니다.
제가 작품 보던 시절에 판타지 = 정판이었고, 해리포터의 주인공 해리와 같이 나이먹은 세대니깐 좀 오래됐죠.
그런 어린 시절에 게임을 하던, 소설을 보던 항상 좋았던 점은 [모르는 세계를 탐험하는 재미] 였어요.
메이플에서 도적을 골라서 자기 레벨에 맞지도 않지만, 얼마나 대단한가 싶어서 골렘이나 발록을 구경하러 떠나던 재미.
소설을 읽으면서 작가가 펼치는 세상에서 나도 같이 여행하는 듯, 그 세계에 대해 점점 알아가는 재미가 참 좋았어요.
이런 옛날의 재미를 요즘은 느끼기 힘들죠.
근데 바바리안 퀘스트는 그런 재미를 오랜만에 느끼게 해줬습니다.
아무것도 모르는 야만인이지만, 명석한 두뇌와 뛰어난 재치, 그리고 강력한 무력으로 문명 세계를 탐험하면서 새로운 것들을 배워나가는 주인공 유릭의 눈을 통해 우리는 작가가 만들어놓은 세계를 함께 탐험했어요.
오랜만에 작품을 읽으며 내내 즐거웠죠.
2. 정통판타지의 멋, 영웅 서사.
정통 판타지 특유의 영웅 서사는 보통 정해져 있어요.
운명론이 주인공을 지배하고, 신이 등장하는 세계관이면 신이 주인공에게 개입하죠.
그리고 주인공이 그 운명을 이겨내며, 위업을 이루는 영웅 서사.
바바리안 퀘스트도 똑같지만, 거기에다가 신과 영혼에 대한 고찰을 넣어둔게 너무 재밌었어요.
주인공은 자신이 지내던 야만세계에서는 '영혼이 사는 세계'라고 불리던 문명세계에 발을 들이며 죄책감을 느껴요.
'문명세계를 자신이 발견함으로써, 선조들의 영혼이 쉴 곳을 잃어버린 것이 아닐까?'라는 의문.
그래서 유릭은 다른 종교들을 찾아 헤매죠.
마치 북유럽 신화를 떠올리게 하는 북부의 신, 올가로.
올가로를 믿는 사람들은 병에 걸려 죽는 것을 가장 두려워하죠.
싸우다 죽는 진짜 전사가 아닌 이상, 올가로가 기다리는 '검의 언덕'에 불릴 수 없기 때문에요.
그래서 올가로의 신도들은 죽기 전에 전사와의 결투를 통해 죽기를 소원하죠.
불교와 기독교를 합쳐둔 듯한 태양신 루.
태양신 루의 신도는 죽으면 그의 불에 의해 정화되고, 윤회하죠.
하지만 루의 교리를 어긴 사람이 죽으면 이승에서 악령으로 계속 떠돈답니다.
그 외에도 뱀교가 등장하고, 각자 인물마다 서로 다른 믿음과 종교관을 가지고 있고 유릭은 그런 것들을 보면서 자신의 생각을 조금씩 바꾸어나가죠.
이 작품에서 종교는 상당히 중요했어요.
주인공 유릭이 무엇을 믿고, 무슨 행동을 하는가에 상당히 많은 영향을 미쳤고, 해당 종교관을 이해해야 '왜 저 인물이 저렇게 행동하는가'에 대한 이해가 생기죠.
이 과정을 자연스럽게 독자에게 녹여내리는 작가가 있었어요.
'눈물을 마시는 새'의 이영도 좌가 그랬죠.
이 작품을 본 뒤에 다른 작가가 하나 더 생길겁니다.
백수귀족 작가 또한 그래요.
3. 당장 영화화해도 문제없는 연출력
살다보면 글자 하나하나 읽는게 아까운 소설이 있고, 글자 하나하나 아껴 읽게 되는 소설이 있어요.
이 작품이 그런데 작가가 비문을 참 많이 쓰는 작가임에도 불구하고 연출력이 좋은 장면들이 너무 많았어요.
특히 작품 내내 드리우는 신들의 그림자에 의해 주인공이 고뇌하는 장면, 장면의 묘사는 당장 영화화해도 문제없을 정도예요.
사랑과 자비가 넘치는 태양신 루는 전사인 유릭을 선호하지 않지만, 그의 주변인물들에게 좋은 신이겠죠.
혹독한 시련과 역경을 끝없이 내려주는 전사들의 신 올가로는 유릭에겐 좋겠지만, 그의 주변인물들에겐 너무 가혹한 신이에요.
루를 '태양'으로, 올가로를 '날개투구 달린 남성의 모습'의 환각으로 보면서 유릭의 중요한 선택지마다 고뇌하게 하는 장면들은 아직도 기억에 생생하게 남을 정도로 좋았어요.
그리고 마지막에 가서 주인공 유릭이 내리는 선택을 더더욱 맛깔나게 해주죠.
4. 그리고 가장 핵심인 작품의 재미, 뽕맛.
그래요, 이 위에서 제가 아무리 재밌다고 열심히 써놔도 재미가 없으면 못 봐요.
근데 이 작품, 웹소설 특유의 재미도 잘 살린 작품이라 더 대단해요.
물론 '취향을 뛰어넘는 필력은 존재하지 않는다'가 기본 전제지만, 이 작품은 아마 상당히 많은 독자들의 취향을 수용할 수 있을 작품입니다.
웹소설에서 가장 중요시하는 주인공이 상당히 괜찮기 때문이에요.
주인공 '유릭'은 보다보면 독자들의 내면에 숨어있던 마초감성을 일으키는 매력적인 주인공입니다.
야만인이라서 문명 세계에 대해서 잘 모르지만, 형제들을 목숨보다 아끼고, 전투에서는 감히 물러섬이 없죠.
게다가 그의 우직한 행동은 가슴을 울리는 무언가가 있어요.
작품 초반부에 자신이 타고 다닌 말이 마음에 든다며 생명이 위험한 상황에도 그 말을 업고 가는 장면에서는 무심코 밖으로 나가 소리를 치고 싶을 정도로 남성의 무언가를 건드리는 것이 있었어요.
그렇다고 유릭이 무식하냐고 그러면, 그건 아니에요.
그가 살아온 인생이 야만인으로 살았던 것이지, 그는 기본적으로 똑똑한 사람이거든요.
누구보다 빠르게 문명 세계에 대해 배우고, 문명이 가져다주는 축복이 얼마나 크고 대단한 건지 빠르게 알아차리죠.
정치적인 수 싸움에서는 약하지만, 새로운 것을 누구보다 빨리 받아들이고, 빨리 활용함에 있어서는 천재적인 인물이죠.
그렇기에 더더욱 그의 행동이 영웅적으로 보이기도 하고요.
* 작품을 명작으로 남겨두는 최고의 방법. 최고의 엔딩을 쓰자
이 작품의 마지막은 작가가 주인공 '유릭'에게 보내는 최고의 찬사라고 생각해요.
얼마 전에 라오어 2가 전작 주인공을 골프공으로 만들고, 전작과 전혀 다른 작품을 써재끼면서 작품에 똥칠을 제대로 한 뒤다 보니 더더욱 그렇게 느껴지고요.
엔딩에서 보여준 유릭의 모습은 독자들에게 안타까울 수도 있고, 답답해 보일 수도 있어요.
하지만 유릭은 그렇게 살아왔기에, 그런 선택을 할 수밖에 없다는 것 또한 이해할 수 있죠.
저는 엔딩을 보면서 작가가 유릭에게 보여줄 수 있는 최고의 '존중'을 해줬다고 느꼈어요.
그리고 동시에 작가가 독자들에게 이렇게 말하고자 함도 느꼈어요.
'이제는 유릭과 헤어질 시간이다.'
웹소판의 기본 패시브가 용두사미일텐데 이런 엔딩을 독자에게 주었으니 작가에게 그저 감사할 뿐이죠.
이 작품의 엔딩은 작품을 끝까지 본 독자,
작품의 끝까지 달려온 주인공 요릭,
작품을 끌까지 쓴 작가, 백수귀족.
이 모두에게 최고의 엔딩이었어요.
* 요약
- 정통판타지 좋아하는 분들에게 추천
- 영웅 이야기 좋아하는 분들에게 추천
- 새로운 세계를 보는 것을 좋아하는 분들에게 추천
- 잘 쓰인 소설을 보고 싶은 분들에게 추천
- 아무튼 추천
- 그냥 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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