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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르소설/소설관련 잡담

피카레스크란 무엇인가? + 추천작

by 리름 2022. 7. 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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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는 피카레스크 장르를 좋아하기 때문에 가끔씩 해당 장르를 다뤄야 할 때가 많은데 모르는 사람들이 많은 것 같아서

아예 이 글을 써놓고 나중에 링크로 붙이려고 합니다.

***

 

주의 : 이 글에는 다음 작품들의 스포일러가 있으니 피해주세요.

- 시계태엽 오렌지(영화)

- 아수라, 분노의 윤리학(영화)

- 나이트 크롤러(영화)

- 롤리타(소설)

***

 


1. 피카레스크란?

주인공 또는 주요 등장인물들이 중대한 도덕적 결함을 가지고 있는, 일반적인 도덕관을 기준으로 명백히 '악인'이라고 볼 수 있는 인물이 이끌어가는 이야기.


2. 상세 설명

장르의 기본 철칙 중 하나인데, 주인공에 대한 도덕적 옹호나 악행에 대해 어설픈 변명을 붙여주는 것이 금기시되어있습니다.

(ex : 알고 보니 이 녀석도 착한 놈)

이럴 경우 악인을 미화하는 도덕적 결함이 생기기에 금기시되는 요소입니다.

대표적인 예시로 '시계태엽 오렌지'가 있습니다.

주역들이 그냥 나쁜 놈이죠.

초반에는 주인공의 악행을, 후반부에는 주인공이 그로 인해 고통받는 모습을 보여주면서 또 하나의 악인이 탄생하는 모습을 보여주죠.

또 다른 예시로는 '아수라, 분노의 윤리학'이 있습니다.

등장인물 중에서 선한 인물들은 단 한 명도 없죠.

주인공이 악역인 이상 어느 정도 감정이입을 하게끔 되어있기 마련이지만, 감성팔이는 가능한 하지 않는 편입니다.

그래도 주인공인 이상 공감할 요소가 필요하기에 공감할 만한 면모를 부여하거나 최소한의 양심 정도를 부여하는 편이고 아니면 구도 자체를 차악(주인공) vs 최악(대립)으로 설정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당위성이 필요하기 때문이죠.

대표적인 예시로 '데스노트'가 있습니다.

주인공 '라이토'는 대량 살인마이고 법을 뛰어넘어서 자신이 심판하는 현대의 사법체계를 무너뜨리는 '악인'에 가까운 사람입니다.

하지만 주인공이 죽이는 대상은 대부분 범죄자로 한정되어있죠.

누구나 한 번쯤은 '저런 놈은 죽어야 하는데'라는 생각을 가지게 되는 데서 '사상의 공감'을 얻게 되는 거죠.

주인공이 도중에 자신의 정체를 눈치챌 수 있는 '레이 펜버를 포함한 FBI 수사관', 'L'을 죽이기 시작하면서 완벽한 악인이 되기 시작하지만, 이 경우에도 어느 정도의 당위성을 챙겼기에 이해할 수 있는 수준이죠.


3. 장르 내의 구분

주인공이 나쁜 놈인데 우리가 왜 이 작품에 빠져들까요?

여러 요소가 있습니다.

일단은 '원초적인 쾌감'이 있을 거예요.

대표적인 예시가 바로 'GTA'겠죠.

사회가 우리를 억압하고, 힘들게 만들 때, 정말 지치는 순간.

모든 걸 다 내려놓고 내 마음대로 하고 싶은 순간은 누구에게나 있습니다.

그럴 때 법이고 규칙이고 도덕이고 모두 놔버리고 깽판 치고 싶은 욕구가 생기죠.

그걸 제대로 노린 게 바로 GTA 시리즈라고 생각합니다.

누구나 별의별 미친 짓 다 해봤잖아요?

두 번째로는 '간지'가 있겠죠.

대표적인 예시로'갓 오브 워, 요르문간드(만화), 월야환담(소설), 타짜(영화, 만화), 불한당(영화)' 등이 있습니다.

어느 정도 원초적인 재미도 담고 있는 작품이 있지만, 멋있으니깐요.

갓 오브 워의 주인공 크레토스는 살인마예요.

존속 살해도 있겠네요.

요르문간드는 주인공과 그 일행이 무기상인이고 스스로도 '죽음의 상인'이라고 자조하기도 하죠.

월야환담의 한세건이 도덕을 제외하고 법을 놓고 보면 악인인 건 부정할 수 없죠.

불법 총기 소지, 마약 복용 및 거래, 살인, 테러, 방화 등등... 사형은 가볍게 받지 않을까요?

타짜의 주인공 고니는 불법 도박에 폭행이 있겠네요.

불한당은 애초에 주인공과 주요 인물이 감옥에 있는 범죄자들입니다.

물론 반전이 있지만, 피카레스크의 범주에 충분히 들어가죠.

근데 이 모든 캐릭터들의 공통점이 뭐죠? 간지, 멋입니다.

갓 오브 워의 마초이즘, 요르문간드의 느와르 특유의 멋, 한세건의 퇴폐미와 광기, 고니와 아귀의 명대사는 아직도 귀에서 자동 재생되죠.

불한당의 설경구는 정말 멋진 깡패 두목 그 자체였습니다.

주인공에 대한 도덕적 옹호는 조금 힘들 수 있겠지만, 그 멋에 매료돼서 보게 되죠.

세 번째로는'사상'이에요.

이 예시는 위의 '데스노트'로 넘어갈 건데 이거보다 더 쉽게 이해할 예시가 더 없어 보입니다.

3-1. 대표적인 구도

- 악(주인공)​ vs 선(대립)

- 차악(주인공) vs 최악(대립)

- 악(주인공) vs 악(대립)

- 위악(주인공) vs 타인물.


4. 장르의 자체의 재미

우리는 이 장르에서 무엇을 기대할까요?

주인공의 '사상'에 공감하고 그를 따라갈 수도 있을 것이며, 원초적 재미에 그저 푹 빠질 수도 있습니다.

3번 항목에서 어느 정도 설명은 했지만, 피카레스크의 진짜 재미는 저런 게 아닙니다.

 

가장 부도덕한 인물을 보여줌으로써, 진짜 도덕에 대해 고민하게 되는 이야기가 첫 번째 매력이죠.

영화 '나이트 크롤러'를 보신 적 있으신가요?

작 중 주인공은 어느 날 우연히 발견한 교통사고 현장에서 촬영한 필름이 제법 괜찮은 가격에 팔리게 되고 이후 사진기자의 길에 뛰어들죠.

자극적일수록 잘 팔리는 언론의 생리를 이용해서 더더욱 자극적인 사진을 찾아 떠나고, 결국 범죄도 저지르게 됩니다.

이 작품은 찝찝함 속에서 끝나게 되며 주인공은 크게 성공하고, 그의 착한 조수는 죽죠.

뒷맛이 씁쓸하죠? 근데 이 작품은 기억에 오래 남았습니다.

영화가 끝나고 계속 생각하게 되거든요.

가슴 아픈 현실이기도 합니다.

계속 곱씹으면서 진짜 도덕의 의미에 대해서 고민하게 됩니다.

'롤리타'는 어떤가요?

주인공 '험버트'의 1인칭 시점으로 진행되는 얘기지만, 작품을 잘 읽어보면 자기 합리화의 역겨움으로 포장되어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교활한 단어들로 숨겨져 있죠.

'롤리타'를 미화하고, 찬양하지만, 그녀의 고민이나 괴로움에 대해서는 한 마디의 언급도 없습니다.

주인공이 '롤리타'를 강간했다는 암시도 들어가 있습니다.

대표적인 게 '롤리타는 험버거보다 햄버거를 더 좋아했다'라는 문장이죠.

역겹지 않나요? 12살의 여성을 강간했다는 게.

근데 단순히 이런 범죄 소설이 왜 세계 명작에 들어갈까요?

유려한 문장력, 선정성도 있겠지만, 생각할 게 많거든요.

피카레스크 장르는 단순히 '원초적인 재미'로 끝나면 안 됩니다.

포스탈 시리즈가 비판에 시달린 이유가 이런 점이죠.

다시 읽었을 때, 다시 볼 때. 도덕적인 고뇌가 들어가야만 합니다.

'주인공이 이랬으면 어땠을까?'

'이런 악행을 굳이 저질렀어야 했을까?'

작품이 끝나고도 사색을 통해서 읽은 독자, 관객들에게 새로운 가치관, 도덕관을 정립할 요소가 있어야 하죠.

또 다른 재미는 바로 '도덕적 카타르시스'입니다.

피카레스크 장르는 사회의 생리상 필연적으로 주인공과 악인의 끝이 비참해야 합니다.

이건 거의 하나의 약속 같은 거예요.

누구의 생명도 이름 한 번으로 죽일 수 있었던 데스노트의 주인공, '라이토'의 끝은 어땠나요?

비참하게 목숨을 구걸했고, 평소의 냉철한 모습은 어디 가고 분노만을 보여줬죠.

'분노의 윤리학'과 '아수라'는 어땠나요?

마지막에 모두가 죽고, 누군가는 평소의 권력을 휘두르는 모습과 대비되게 비참하게 목숨을 구걸하기도 했죠.

우리는 이걸 보고 전혀 다른 방식의 '권선징악'을 볼 수 있습니다.

선이 안 나오더라도, '징악'은 볼 수 있으니깐요.

장르의 또 하나의 매력이죠.


5. 추천작

제 소개글들을 보고 혹시나 마음에 드셨다면, 해당 장르의 '명작'이라고 불릴만한 작품들을 몇 개 추천드리려고 합니다.

개인적인 취향이 농후하게 반영되었으며, 짜임새나 완성도 자체가 좋은 작품 위주입니다.

글쓴이가 안 해봤거나, 안 본 작품은 뺐습니다.

 

영화, 드라마
​(추천 작은 볼드체 표시)

- 김복남 살인 사건의 전말

- 끝까지 간다

- 나이트 크롤러

- 내부자들

- 더 울프 오브 윌스트리트

- 더 킹

- 대부

- 도둑들

- 독전

 

- 달콤한 인생

- 맨 인 더 다크

- 범죄와의 전쟁

- 부당거래

- 불한당

- 시계태엽 오렌지

- 신세계

- 쏘우 시리즈

- 아수라

- 악마를 보았다

- 악의 연대기

- 원티드

- 올드보이

- 위플래쉬

- 저수지의 개들

- 친구

- 추격자

- 킬 빌

- 타짜

- 파이트 클럽

- 황해

- 분노의 윤리학

- 한니발

 

- 나쁜 녀석들

 

- 브레이킹 배드

 

- 하우스 오브 카드

- 제 5 공화국

소설

- 롤리타

 

- 밀실살인게임

- 악의교전

- 오버로드

- 던전디펜스

- 원미동 사람들

- 월야환담

 

- 폭풍의 언덕

- 한니발

만화, 애니

- 데드 튜브

- 데스노트

- 블랙라군

 

- 사채꾼 우시지마

- 슈퍼제일

- 실낙원

- 교사 뒷편에 천사가 묻혀있다

 

- 요르문간드

 

- 원아웃

 

- 은과 금

 

- 죠죠의 기묘한 모험

- 중간관리록 토네가와

- 친구 게임

 

- 카케구루이

 

- 코드기아스

 

- 코로시야 이치

- 타인은 지옥이다

- 헬싱

- 후레자식

- 흑집사

 

게임

- 갓 오브 워

 

- 단간론파

 

- 레드 데드 리뎀션

- 마피아

- 보더랜드

- 케인 앤 린치

- 페이데이

- 포스탈

- 히트맨 시리즈

- GTA 시리즈

 

- 세인트 로우 시리즈

***

끝으로, 피카레스크 장르도 재미 붙이면 정말 재밌습니다!

호불호가 많이 갈리는 장르지만, 그래도 재밌습니다. 진짜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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