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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르소설/소설관련 잡담

라노벨 냄새 안 나는 라노벨 9 작품 추천

by 리름 2022. 7. 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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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기 전에

 

- 라노벨 특유의 극혐 단어와 문체가 없는 작품들(ex: 에엣?! 후엣?! 등등)

 

- 필자가 읽은 것에만 한하였기에, 몇몇 작품은 없을 수 있음

 

- 어디까지나 필자의 개인적인 의견이니 맹신하고 보지 말 것.


1. 늑대와 향신료(16권 완결, 외전포함 21권까지 발매)

특징 : 상인 주인공 중심으로 잘 풀어낸 경제이야기, 잘 만든 캐릭터성

라노벨 냄새 안나는 라노벨을 추천하라고 하면 대부분의 머릿속에 1순위로 떠오를 작품, 늑대와 향신료(이하 ‘늑향’)입니다.

행상인 ‘크래프트 로렌스’가 늑대의 화신 ‘호로’를 만나 여행하는 중세 상업 판타지입니다.

기본적으로 이 작품의 최고 장점은 ‘고증’입니다.

작가가 중세 세계관을 정말 잘 구현해낸 몇 안 되는 작품입니다.

작가 본인도 아예 논문들을 뒤져서 철저하게 준비해서 써낸 만큼 중세 세계관에 자연스럽게 녹아들 수 있는 게 이 작품의 첫 장점입니다.

두 번째는 ‘소재의 매력’ 입니다.

상인 주인공이 등장해서 ‘상업과 경제’ 관련 사건으로 휘말리는데 사건들 하나하나가 매력적인 편이죠.

일개 행상인에 불과한 로렌스가 어떻게 사건들을 헤쳐나갈지 또한 보는 맛이 있습니다.

작가가 편하게 갈 수 있는 ‘우연’에 기대지 않는 편입니다.

대부분이 극혐 하는 ‘데우스 엑스 마키나’는 없죠.

세 번째로 ‘필력’입니다.

준수한 문장력, 끝까지 흔들리지 않는 작품의 주제의식, 개연성, 핍진성. 모두를 다 챙기면서 라이트노벨의 기본인 ‘매력적인 캐릭터’까지 완성시켰습니다.

주인공 크래프트 로렌스의 정신적 성장, 상인으로서의 성장을 그려내고 그 와중에 히로인 ‘호로’와 깊어지는 유대관계 등을 끝까지 잘 그려냈습니다.

이 작품은 근처 도서관에서도 가끔 찾아볼 수 있는 그런 작품입니다.

유일한 단점이라면 ‘소재 자체의 진입장벽’이라고 생각합니다.

라이트노벨로 읽기에는 좀 어렵고, 그렇다고 경제학 장르의 매니아들이 읽기에는 조금 부족한.(꺼무위키 출처)


2. 시간상인 (4권 완결)

특징 : 옴니버스 구성, 서술 트릭, 독자 뒤통수치는 소설.

작품은 ‘시간상인’에게 시간을 사는 사람들의 이야기로 진행됩니다.

불로불사가 필요한 사람 앞에 시간상인의 조수가 하얀 고양이를 데리고 나타나서 거래를 제안합니다.

10년간의 불로불사를 보장해주는 대신 대가로 ‘수명 or 금전’으로 받습니다.

등장하는 인물은 매번 다릅니다.

홈런왕을 노리는 프로야구선수, 인기가 좋은 가수, 나이 든 외모가 싫은 소년 등등.

이 작품은 제가 이 글을 쓰는 이유 중 하나인 친구입니다.

2010년 초에 범람하는 양판소 라노벨들의 틈 속에서 찾아낸 보물 같은 친구입니다.

흥행하지 못해서 너무 아쉬운지라 꼭 추천하고 싶었습니다.

이 작품의 핵심은 ‘작품 구성’입니다.

가장 큰 매력을 스포일러 하고 싶지 않은데 딱 1권만 다 보세요.

그러면 제가 추천글을 쓰면서도 왜 이렇게까지 밖에 못 쓰는지 아실 거입니다.

기분 좋은 낚시를 당할 겁니다.


3. 고전부 시리즈(6권까지 나왔지만 완결에 가까운 느린 연재속도)

특징 : 완성도 높은 추리소설이지만 사람은 죽지 않음.

‘빙과’로 더 잘 알려진 작품, 고전부 시리즈입니다.

귀찮은 일들을 싫어하는 잿빛 청춘의 주인공 ‘오레키 호타로’가 고전부에 들어가서 이런저런 사건에 휘말리는 추리, 청춘소설입니다.

추리소설 향 첨가에 가까운 청춘소설에 가깝지만, 문체에서 라노벨 향은 1도 없습니다.

작가님이 문학 전공자 셔서 그런지 순문학 냄새가 풀풀 나는 작품이죠.

이 작품은 ‘달콤한 케이크 안에 숨겨진 순도 99% 카카오 초콜릿’으로 설명할 수 있을 거예요.

애니화가 돼서 많이 알려졌지만, 원작은 애니화보다 좀 더 쓴맛이 나는 편입니다.

1권 띠지 문구인 ‘모든 청춘이 장밋빛인 것만은 아니다’가 작품을 참 잘 설명한다 생각합니다.

라노벨의 핵심인 ‘잘 짜인 캐릭터성’과 추리소설의 핵심인 ‘트릭의 재미’를 잘 버무려낸 작품이죠.

완결작은 아니지만, 다음 권은 아마 최소 5년 뒤에 발매될 거라 생각하기에 완결작 사이에 끼어놨습니다.

(이 작품은 20년째 연재중인 작품입니다. 1권이 2001년 발매.)


4. 단장의 그림(17권 완결)

특징 : 표지에 낚인 사람들을 후려치는 딥다크한 이야기. 라노벨 답지 않은 미스터리 호러 장르

이 작품을 필자가 처음 살 때 바랬던 것은 ‘주인공과 히로인이 이러쿵저러쿵하는 판타지’였습니다.

작품을 열고 보니 ‘사람이 죄다 죽는 그로테스크한 작품’이 튀어나왔죠.

‘단장의 그림’은 라이트노벨이 맞나 싶을 정도로 딥다크합니다.

여러분들이 이름만 들어도 뭔지 알만한 작품들을 ‘판타지가 가미된 잔혹동화’로 바꿔 녹여낸 작품이죠.

죽는 것도 그냥 죽는 게 아니라 굉장히 잔인하게 죽습니다.

그 묘사가 사람 돌아버리게 하죠.

희생자의 시점에서 상상력을 살살 자극하는 은밀하면서도 세밀한 묘사가 엄청납니다.

책을 읽다가 무서워서 잠시 덮어놓고 바깥공기 한 번 들이마시고 다시 보게 되는, 굳이 한밤중에 보고 싶은 작품이 아닙니다.

공포소설을 좋아하시는 분들에게 이 작품을 추천합니다.

일러스트에 속지 마시길 사기입니다 저거.


 

5. 미얄의 추천(1부 5권 완, 2부 2권, 외전 2권 이후 연재중지)

특징 : 미스테리 스릴러, 국산 라노벨 1세대, 흔치 않은 그림다크한 분위기.

바른생활 주인공 ‘민오’가 ‘미얄’이라는 여성과 만나 불가사의한 일을 일으키는 도구 ‘아망파츠’를 쫓는 이야기입니다.

먼저 그림다크가 뭔지 설명하고 넘어가겠습니다.

‘작품의 설정이나 상황이 우울하고 폭력적인 등 어두운 경우를 이르거나 혹은 그러한 성향을 지니는 작품’이 그림다크의 설명입니다.

이 작품이 딱 그렇습니다.

바로 위에 추천한 단장의 그림과 비슷해 보이지만, 이 친구랑은 다릅니다.

단장의 그림이 되게 음울한 공포물이면, 이 작품은 음산한 미스테리물입니다.

묘한 차이가 있습니다.

그리고 도입부가 좀 난해합니다.

하지만 적응한 뒤에는 재밌습니다.

취향만 맞는다면 쭉 달리실 테지만, 작가님이 무한 연중입니다. (사실상 오와콘.)


6. 문학소녀 시리즈(본편 8권, 외전 8권으로 완결)

특징 : 이미 존재하는 명작 소설의 재해석, 뛰어난 문장력, 학원 로맨스의 탈을 쓴 미스터리물

중학교 때 작가로서 대박을 친 주인공 ‘이노우에 코토하’가 어떤 일을 겪은 뒤로 트라우마를 겪는 와중 책을 먹는 ‘문학소녀’ 아마노 토오코와 함께 이런 저런 사건에 빠지는 이야기입니다.

이 작품의 특징은 기존 존재하는 명작들의 내용을 현실에서 재현하다시피 해놓은 점입니다.

그리고 그 해결 또한 명작들의 재해석을 통해서 해결하는 내용입니다.

근데, 어.. 작품의 등장인물들이나 성격, 사건 전개가 ‘막장 드라마’급입니다.

개연성이 나쁘다기보다는 심리묘사 위주의 전개다 보니 그렇게 느껴지는 편입니다.

그리고 실존하는 문학 작품의 플롯들을 그대로 끌어오다 보니 원치 않는 스포일러도 당하죠.

하지만 이런 개 막장 소재들을 작가의 정신 나간 필력을 통해 아름다운 스토리로 포장시키는 게 정말 대단한 작품입니다.

문장 하나, 하나가 참 섬세하고 뛰어난 작가님입니다.

저는 이 작품 다 보고 난 뒤에 작품에 등장하는 순문학까지 다 볼만큼 좋았습니다.

호불호가 갈릴 수는 있지만, 문장력이 참으로 아름다운 작품입니다.

결말까지 마음에 들었습니다.


7. 반쪽 달이 떠오르는 하늘(8권 완결 + 외전 1권)

특징 : Boy meet girl 스토리의 정석, 순문학 느낌의 풋풋한 연애소설.

간염으로 병원에 입원한 주인공 ‘유이치’가 선천적인 심장 질환을 타고난 소녀 ‘리카’와 만나서 펼쳐지는 연애 이야기입니다.

예나 지금이나 보기만 해도 끝이 보이는 작품이지만, 잔잔한 일상을 배경으로 청춘의 풋풋한 사랑과 동시에 사람의 죽음과 삶의 의미라는 무거운 소재도 같이 다루는 작품입니다.

작가님이 이 작품 출간 이후로 일반 소설가로 전향하셨으니 사실상 ‘라노벨의 탈을 쓴 순문학 작품’에 가깝다고 보시면 될 거 같습니다.

여주인공이 책을 좋아하는지라 작품 도중도중 등장하는 몇몇 작품들의 이야기를 알고 있다면 더더욱 보는 재미가 있습니다.

달달한 연애소설을 보고 싶으신 분들에게 이 작품을 추천드립니다.


8. 사신의 발라드(10권 완결)

특징 : 치유계, 옴니버스 구성

마음이 착한 사신이 규칙을 어기면서 가지 행복을 선사하는 치유계 소설입니다.

옴니버스식이긴 하지만, 가끔 이전 등장인물들이 다시 나오는 작품이기도 합니다.

보는 내내 참 마음이 따뜻해지는 작품입니다.

가끔씩 새드엔딩도 섞여있지만, 대부분의 스토리가 치유되는 이야기가 다수입니다.

기분이 울적한 날, 누군가에게 위로받고 싶은 날 추천드리고 싶은 소설입니다.

이 책만 리뷰가 짧은 이유는 정말 이야기가 저게 다라서 그렇습니다.

문장력도 준수하고, 이야기들도 준수하고, 치유받습니다.


9. 키노의 여행(절판)

특징 : 어른을 위한 동화, 사색 거리가 많은 작중 사건, 옴니버스 구성

일단 이거 먼저 밝히고 가겠습니다.

이 작품의 작가 놈 ‘시구사와 케이이치’는 혐한 논란이 있습니다.

대표 어록 :

독도에 한국 대통령이 내방하는데 일본 총리가 마중 나가지 않고 뭐했냐

 

야스쿠니 신사는 일부가 아닌 모두가 참배해야 한다.

 

욱일기와 일장기만큼 일본을 잘 나타내는 깃발은 없어.

작품 자체는 혐한 요소가 없습니다.

스핀오프나 애니화에는 있지만, 본편에는 없습니다.

옴니버스 식으로 주인공 ‘키노’가 세계를 돌아다니면서 이 동네, 저 동네 방문하면서 거기서 일어나는 사건을 통해 이것저것 사색 거리를 던져주는 얘기인데 작가 놈이 생각과 다르게 상당히 따스한 편입니다.

작가가 문제인 작품입니다.

우리나라 도서관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는 작품이었지만, 혐한 논란 이후 절판입니다.

돈 쓰지 말라고 해서 적어놨습니다.

지나가다가 도서관에서 우연히 보게 되면 한 번 보셔요.

욕이 나올 겁니다.

이렇게 이쁜 얘기를 쓰는 작가가 저딴 생각을 가지고 있으니 원통해서요.

빠진 작품 목록

- 커피점 탈레랑의 사건수첩

- 비블리아 고서당의 사건수첩

저 두 작품은 추리소설로 판단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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