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끄적끄적

'스토리가 좋다'라는 기준이 뭡니까?

by 리름 2022. 9.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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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로 한정하고 싶지만 뭐 기준이, 특징이 이거라고 예를들어 말할수 있으시면 다른 컨텐츠도 상관없습니다.

영화로 한정하자면 저는 이렇습니다.

'당신이 가장 필요로 하는것은, 당신이 가장 보고싶지 않은 곳에서 발견된다.'라는 기준에 충족하는 플롯입니다.

분석심리학자 칼융의 사상같은 거에요.

간단하게 말하자면 나는 세상이 싫어.

그런데 그 이유는 세상이 싫어서가 아니라 내가 세상에게 사랑받지못한다는 질투때문에 그랬던 것, 그런겁니다.

그런 ' 정서적 깨달음 '을 전하는 스토리가 좋습니다.

깨달음이란 깨닫기 전에는 몰라야하는것이죠.

임상심리학자 조던피터슨은 심리학을 처음 배우며 난해했던게 '나의 주인은 내가 아니다'라는 개념이었다고 합니다.

깨달음을 얻는다는것은 내가 나의 주인이 아님을 깨닫고, 그 숭고한 현실을 끌어안는 겁니다.

종교적이죠? 저는 그래서 종교와 예술이 떨어질수 없다는것을 어렴풋이 이해했고, 성경은 소설이어도 가치있는 작품이란걸 느꼈습니다.

이런식으로만 말하면 말장난이니까 스토리로 예를들자면 이렇습니다.

<쇼생크 탈출>에서 레드는 교도소 생활에 순응하여만 살아가는 인물입니다.

자신도 사서 브룩처럼 가석방되어 사회로 나가면 적응할수 없을거라 생각하고, 감옥안에서 생을 마감하고 싶어합니다.

그런데 앤디를 만나서 생각이 바뀌죠.

앤디는 교도소의 논리에 순응하지않고 동료들에게 맥주를 나누어주기위해 위험을 무릅쓰거나, 책을 지원해달라고 끊임없이 편지를 쓰거나 하는 인물입니다.

그리고 끝내 교도소를 자력으로 탈출하죠.

교도소의 정신적 노예였던 레드는 앤디를 만나 깨달음을 얻었고, 자신만의 희망을 발견하고 노력해가는 삶을 자신도 살수있음을 깨닫는 겁니다.

그렇게 마지막에 레드는 앤디를 만나러 국경을 넘어가는겁니다.

<그린북>이라는 영화를 아실겁니다.

토니(비고 모텐슨, 양아치 기사)와 셜리(마허샬라 알리, 흑인 피아니스트)가 동행하게되는 버디 무비죠.

스토리는 가물가물하지만 셜리는 대인관계에 서투른 아티스트죠.

그런 그가 토니와 친해져가는 과정은 애잔합니다.

다른 사람은 자신을 이해할수없을거라, 또는 자기는 사람과 어울릴수 없는 타입이라는 응어리를 품고있지만, 실제론 누군가에게 이해받고 이해를 주고싶은 것이죠.

반대의 깨달음도 있습니다.

<조커>의 아서는 선하게 살기위해 노력하다가 무질서하게 사는것이 자신의 본성임을 깨닫는 플롯이죠.

왜냐하면 아서에게는 선하고 이타적으로 사는 삶을 운명이 허락하지않았거든요.

아이들에게 웃음이나 주려던 아서는 코미디언이 되려고했고, 몸이 불편한 엄마를 부양해야했습니다.

경제적으로도 넉넉하지못하지 길거리에서 웃음이나파는 광대노릇을 해야합니다.

그는 직장에서 해고당하고, 친엄마가 아닌것을 알게되고, 우연히 살인까지 저지르게 됩니다.

동경한 코미디언에게 조롱당하고, 부양하던 엄마에게 어린시절 학대당한 사실까지 알게됩니다.

아서의 선하려는 모든 욕망이 부정당합니다.

여기서 중요한건 아서의 본성은 선함의 속성이 아니란것이고, 무질서와 악함이란겁니다.

특히나 소통의 능력적인면에서 아서의 감수성은 일반 대중과 심한 부조화를 일으키고, 때문에 남을 즐겁게하는 아서의 능력은 부질없는거죠.

그 무력함까지 같이 깨닫는겁니다.

하고싶은 말이 무어냐면 그래서 다른 사람이 생각하는 '좋은 스토리의 기준'은 무엇인가 입니다.

클리셰하다, 신선하지 않다, 스토리가 막장이다 라고 말은 하면서 좋은 스토리가 무언지는 알고있는걸까? 그들은 왜 이것이 좋은 스토리이고, 저것은 안 좋은지 같은 기준으로 이분하여 말할수 있을까? 그러니까 저는 좋은스토리가 무언지 알고있음을 뽐내려는게 아니라, 스토리를 좋게하는 다른 사람의 기준을 알고싶은겁니다.

<왕좌의 게임>이 정서적 깨달음을 주기에 좋은 스토리인것은 아닐테죠.

근데 비슷한 구조의 안좋은 스토리와 비교될때, 왜 좋고 나쁜지 말해질수있는 특징(기준)을 알고싶다는 겁니다.

사실 그러려면 비슷한 구조를 가진 대조군이 필요합니다.

그래야 기준을 말할수 있기 때문이죠.

가령 세상에 여자가 없는데 남자는 힘이세다고 말하는것과 같습니다.

남자가 힘이 세지만 코뿔소보다는 약할테죠.

동일한 종안에서 여자라는 비교대상이 있어야 힘이 세다고 말할수 있는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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