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끄적끄적

영화의 인문학적 감수성을 이야기하는건 비주류인가

by 리름 2022. 9.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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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래 의미있는 영화, 예술영화보는걸 좋아했는데 넘 딥한건 사실 이제 보기 힘들어요.

근데 저는 눈호강보단 그런 감수성이 영화보는 기본 바탕이라 눈홋강이 별로거나 눈호강이 좋아도 서사의 깊이부터 봐요.

가령 매드맥스는 액션도 훌륭하지만 플롯이 너무 훌륭해요.

인간의 원형이 잘 담겨있는거에요.

예를들어 매드맥스를 보면 녹색땅이 없다는걸 안 퓨리오사가 언제 어디에 도착할지모르는 소금사막을 건너려고해요.

사람이 삶의 마지막 희망이라고 여기는 꿈을 좇다가 그게 부질없었다는 절망에 빠졌을때 어떻게 행동할까요.

퓨리오사의 행동은 힘든 여정을 헤쳐왔음에도 희망이 사라진 현실에대하여 지푸라기라도 잡으려 자포자기 하는거에요.

인간적으로 깊은 절망인거죠.

예술영화 말고 상업영화에도 이런 인간의 원형들이 깊이있게 표현되어있어요.

반지의제왕을 예로들면 골룸과 프로도일행이 같이 모르도르로 향하게 되죠.

골룸은 프로도를 주인처럼 모시는데 프로도는 반지운반자로서 반지때문에 자아를 잃은 골룸에게 인간적인 애착을 느껴요.

골룸은 프로도에게 사랑을 받고는 분열되어있던 자아가 선하게 통합되어요.

골룸의 인격은 원래 선과 악으로 나누어져있는데 선한 인격이 어느순간 악한 인격에게 주인을 모욕하지말라며 악한 인격을 쫓아버려요.

사랑받지못해 인격이 비뚤어진 인간이 사랑받게 되었을때 어떤 변화가 일어나는가에대한 원형적인 모습이 표현된거에요.

전 그래서 이번 닥스를 볼때에도 그런 요소들을 세밀하게 느끼면서 봤어요.

물론 플롯의 작품성이 대단하지는 않아요.

제가 매력적이라고 느낀 부분들을 살펴보자면 엠씨유에 멀티버스가 도입되면서 '삶의 유한성'이 가지는 인문학적 의미가 흐릿해졌어요.

실수하면 다른 우주로 넘어가서 만회하면 되는거에요.

근데 다중우주에 오로지 하나만 존재하는 아메리카라는 캐릭터가 있잖아요?

그 캐릭터의 죽음이 의미하는건 그 캐릭터를 대체할 다른게 없다는거에요.

그만큼 소중한 가치를 지녔다는거에요.

뭐 그게 그런 의미만큼 플롯에 깊이있게 녹아져있지는않아요.

완다의 플롯을보면 일생을 비극적으로 희생당하며 살아온 캐릭터가 사랑하는 사람을 만나 가진 희망은 엄청 소중한것이었을거에요.

전 드라마를 안봤어도 그런 클리셰적 감성을 기존 영화들에서 답습했기에 왜 완다가 그렇게 행동하는지 얼추 알겠는거에요.

뭐 오락영화에서 그런게 큰 의미는 없어요.

근데 없는거보단 있는게 영화의 완성도면에서 백만배 나아요.

그리고 중요한 결말...

완다를 힘으로 누르는게 아니라 세상을 증오하는 스스로에 대한 연민과 용서로 완다의 갈등을 풀어버리는건 정말 잘한거에요.

제입장에선 완다가 더 강할수있는데 다리다쳤다고 절뚝거리며 걷는거나 완다를 힘으로 제압하지않아서 액션이 빈약하다는 평가들에 대해서 그런 목적을 위해서만 플롯이 기능하는건 아닌데라고 생각해요.

감동적이지않는가요 사람의 감수성이란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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