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르 : 로맨스판타지
작가 : 이보라
연재 기간 : 2019. 9. 28 ~ 2021. 3. 6
화수 : 178화
책 소개글
왕실에는 막대한 빚이 있었고, 그들은 빚을 갚기 위해 왕녀인 바이올렛을 막대한 돈을 지녔지만 공작의 사생아인 윈터에게 시집보낸다.
'태어나서 이렇게 멋있는 남자는 처음 봐…….'
다행히 바이올렛은 정략결혼 상대에게 첫눈에 반하지만도 사람의 결혼 생활은 처음부터 어긋나고.
"쉬운 일이었으면 당신에게 말하러 오지도 않았어요.
이번 한 번만 같이……."
"당신이 여기서 고집부리며 내 시간을 허비하는 사이에 얼마나 많은 돈이 움직였는지 알아?"
그로부터 3년. 바이올렛은 저 바쁜 남자가 제 장례식이라고 와 줄지에 대해조차 확신할 수 없다.
그렇게 그녀가 이혼을 결심했을 때, "뭐가 어떻게 된 거야……."바이올렛이 멍한 얼굴로 침실에 있는 전신 거울에 제 모습을 비춰 보았다.
거울 속 사내는 분명 남편인 윈터 블루밍이었다.
그런데 어째서 자신과 남편의 몸이 뒤바뀌게 된 것일까?"이제 진짜로 미쳐 버렸나 봐."이보라 장편 로맨스판타지 <당신의 이해를 돕기 위하여>
리뷰
최근 봤던 로판 중 가장 흥미롭게 본 소설인데, 로판 싫어하는 사람한테도 권할 정도는 아니라 취향에 안 맞는 분은 거르는 걸 권장합니다.
내용은... 서로 성장 배경과 성격, 성향이 너무 달라서 서로를 전혀 이해하지 못하던 부부가 있었는데, 부인이 극도의 우울증에 시달리다가 자살하는 거로 시작합니다.
근데 자살하고 보니 남편과 몸이 바뀌어있었고, 이걸 계기로 둘이 대화를 시작하게 되며 차츰 서로를 이해하게 된다는 내용입니다.
이것만 보면 꽤 흔한 이야기 같은데, 작가가 여기에 포인트를 맞춰서 감정표현이 꽤 섬세하게 진행되고, 여주 맞춤형으로 변하는 다른 로판들과 달리 이건 서로를 '저 사람은 나와는 참 다른 사람이었구나'하고 이해하게 된다는 거입니다. (그 전에는 자기 기준에서 상대를 파악해서, 서로가 상대방이 자신을 미워한다고 생각했었음)
꽤 잘 쓴 소설이니, 흥미가 있는 분은 일독해도 좋다고 생각합니다.
아래에는 좀 더 자세한 소개.
이 소설은 본편 및 외전이 완결 난 상태입니다
본편이 완결성 있게 마무리가 되었고, 나중에 외전까지 읽어 보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일단 기본 설정 자체는 엄청 작위적인데, 남녀 주인공 커플 캐릭터가 특이해서 둘의 이야기를 어떤 식으로 풀지 궁금했습니다.
일단 기본 배경을 설명하면, 설정 상 남주는 거의 파산한 공작가의 사생아인데, 돈 버는 재주가 굉장히 비상해서 공작이 가문에 들인 케이스입니다.
다만 제국법상 사생아는 가문을 계승할 수가 없어서, 얘가 공작가에 막대한 재산을 벌어다주며 공작가를 일으켜 세웠지만 공작 위는 물려받을 수가 없습니다.
그래서 파산한 왕실에 그동안 모은 돈을 전부 넣고, 공주랑 정략혼을 진행했습니다. (공주랑 결혼하면 자동으로 그 남편한테 작위가 나와서)
근데 왕자가 그 돈만 꿀꺽해 빚을 갚은 다음, 파산에 대한 책임을 물겠다며 정략혼 직전에 왕실을 해체해버렸습니다.
그러면서 대중의 지지도를 자신한테 모은 다음, 그걸 바탕으로 정치에 다시 데뷔했습니다.
그 덕에 원래는 빚을 갚은 후 이름만 남은 왕실을 갖고 정치적으로 완전 소외될 예정이었는데, 대중의 지지를 받으며 정치계의 중요 인물로 자리 잡는 데 성공합니다.
다만 왕실을 해체해서 남주한테는 아무런 작위도 가지 않게 돼버렸고, 공주는 거액의 돈을 내고도 아무것도 받지 못한 남편한테 죄책감을 느끼게 됩니다.
그리고 제가 흥미를 느꼈던 남녀 주인공 캐릭터를 설명하면, 일단 남주는 공작가의 사생아고, 여주는 공주입니다.
남주는 돈 버는 데 천재적인 사업 감각을 타고나서 손대는 족족 사업을 성공시키고 돈을 쓸어 담지만, 제대로 된 교육을 받지 못해 행동방식이 평민~천민 사이쯤에 있고, 천한 출신이라는 데 콤플렉스를 갖고 있습니다.
공작가에서도 돈 때문에 얘를 받아들여주긴 했는데, 얘 얼굴을 안 볼수록 좋아해서 돈만 받고 앞에서는 좋은 말을 해주지만 되도록 집에 안 들어오도록 은연중에 분위기를 잡았었습니다.
애정결핍과 귀족적인 것에 대한 동경을 갖고 있던 남주는 그런 것도 괜찮다고 생각하며, '자신의 쓸모는 돈'이라는 것과 '고귀한 자들은 얼굴을 보이지 않고 돈만 보내는 걸 좋아한다'는 생각을 갖게 됐습니다.
귀족에 대한 동경심 때문에 그동안 벌었던 재산을 모두 왕실에 넣어 공주와의 정략혼을 성사시켰는데, 결혼식장에서 고귀함이 사람으로 화한 듯한 공주의 모습을 보고 그동안 갖고 있던 귀족에 대한 동경심을 뛰어넘는 충격을 받고, 저런 사람이 내 배우자가 된다는데 엄청난 환희를 느꼈습니다.
근데 결혼식 도중 왕실 해체 소식을 들으며 자신에게 아무런 작위도 내려오지 않는다는 걸 들은 순간, 환상에서 깨어나며 지금 자신한테 돈도 작위도 없다는 데 생각이 미쳐버립니다.
작위가 없으니 귀족들이 사람 취급을 안 하는데 공주는 더할 거라고 생각했고, 그런데 돈까지 없으니 공주가 자신을 싫어할 거라 생각한 것입니다.
그래서 이후 여기저기 다니며 최대한 사업에 몰두해 돈을 모으고, 그걸로 부인 몫의 재산을 만들어주고 틈만 있으면 값비싼 선물을 부인한테 선물로 보내며 최대한 얼굴을 안 비춥니다.
자신보다는 고귀한 피를 가진 공작가 사람들과 함께 있는 걸 더 좋아할 거라고 생각하며, 근데 부인이 자신이 보낸 선물을 하나도 하고 있지 않은 걸 보고 혼자 땅만 파고 있었던 겁니다.
반면, 여주는 고귀한 공주로 굉장히 곱게 교육을 받아왔습니다.
그리고 나중에 정략결혼을 시킬 생각이었어서 일부러 일상에 대한 교육은 하나도 시키지 않아서, 왕국 최고의 교양과 품위, 예법을 익혔으나 시장에서 장도 볼 줄 모르고 신분고하에 따른 계층 감이나 금전 감각 같은 게 거의 없습니다. (말 그대로 '집 안의 천사' 유형으로 자람)
결혼식 날, 능력 있고 훤칠하게 생긴 남편을 보고 첫눈에 반했었는데, 오라버니가 남편에게 사기를 쳤단 사실을 알게 되고 절망에 잠깁니다.
이후 남편이 집에도 안 들어고 자신을 잘 만나지도 않으며 사업에만 몰두하는 걸 보고 자신 때문에 남편이 힘들어졌고 돈을 모으느라 힘들어한다고 생각하며 죄책감에 사로잡히는데, 그 와중에 공작가 사람들은 이름도 남지 않은 공주를 비웃으며 사교계에서의 비웃는 말투(=돌려 까기)를 시전 하며 여주를 조롱하고, 여주 앞으로 온 선물을 전부 빼돌리며 여주랑 남주를 이간질시킵니다.
남주가 여주한테 반한 걸 알았는데, 둘이 사이가 좋았지만 더 이상 공작가에 돈을 바치지 않고 여주랑만 붙어 다닐 거라 생각한 거입니다.
현실감각이 전혀 없는 여주는 남편이 재산을 다시 쓸어 모으고 있는 걸 모르고, (경제소식을 어디서 듣는지도 전혀 모르고, 공작가에서는 일부러 정보 차단하고 구박함. 그 아중에 오라버니는 공작가 사람들이랑 짜고 남주가 여주 앞으로 만들어준 재산을 빼돌려 자기 정치자금으로 사용함) 최대한 수수한 옷만 입으며 자기 때문에 고생하는 남편을 자극하지 않겠다고 숨죽이고 있었습니다.
그러다 우울증이 너무 심해져서 결국 자살시도를 해버리는데, 다음날 남주랑 여주가 서로 몸이 바뀐 상태로 눈을 뜨며 소설이 본격적으로 시작됩니다.
저는 여기에서 남주랑 여주를 작위적일 정도로 한 분야에만 해박한 인물들로 설정해두고, 서로의 사고방식이 너무 달라서 서로를 전혀 이해하지 못하고 헛다리만 짚고 땅굴 파다, 몸이 바뀌며 강제로 서로 붙어있다 보니 서로가 자신을 생각보다 미워하지 않는 데는 걸 깨닫고 신기하게 여기며 기뻐하는 게 꽤 흥미로웠습니다.
서로를 좋아해서 상대한테 상처를 줄까 자기식으로 먼저 조심하다 보니 상대가 자기를 싫어한다고 서로 오해하고, 그걸 풀어가는 게 흥미롭다고 해야 하나? 로판에서는 그냥 눈치 없는 여주 남주 설정을 많이 하는데, 이런 식으로 설정하니 캐릭터는 꽤 작위적이지만 서로가 좋아하는 걸 눈치채지 못했다는데 대한 최소한의 개연성이 부여된 느낌이랄까?
다른 사람들은 어떤지 모르겠지만 저는 이런 구도가 참 흥미로웠습니다.
이 소설은 캐릭터 하나하나가 매력적이고, 감정 묘사를 잘하면서, ㅊ한편으로 내 마음까지 피폐해져 가는 소설입니다.
하지만 달달한 엔딩을 향해 가며 같이 마음이 치유되는 소설을 원하신다면 한 번쯤 읽어보길 추천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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