줄거리
최악의 열차 사고, 아내의 죽음 뒤 숨겨진 진실
한 남자의 거침없고 잔혹한 복수가 마침내 폭발한다!
가족과 떨어진 채 지내던 현직 군인 마르쿠스(매즈 미켈슨)는 열차 사고로 갑작스럽게 아내를 잃고 실의에 빠져있던 중, 아내의 죽음에 얽힌 사고가 계획된 범죄였음을 알게 된다.
분노가 폭발한 마르쿠스는 범인들을 뒤쫓아 목숨을 건 추격전을 시작하고 자신만의 잔혹한 정의로 그들을 심판하기로 하는데…
[매력]
1. 주제의식
확률을 믿는 사람들, 냉철한 이성의 주인공.
감정이나 의미가 아닌 수학적이고 이성적인것을 좇는 사람들.
그런 기계적인 사람들이지만 아이러니하게도 동료가 되고 끝내 가족이 됩니다.
딸은 어머니의 죽음에 어떤 운명적 필연성이 있다고 믿으며, 신에 기대려하거나 우연적 사건들을 의미있게끔 나열하려 집착합니다.
아내에 대한 복수로 애먼 사람을 죽였지만, 그들의 우연적 만남이나 여정또한 필연성을 지니게 됩니다.
즉 인물들의 설명에 따르면 삶의 무질서한 우연들이 그저 확률적으로 의미없이 일어나는 사건이고, 이성적이고 냉철한 대처로 임하는것이 최선이라 믿는 사람들이 주인공입니다.
하지만 그것이 무질서할지라도 함께한 여정동안 의미가 발생했음이 분명함으로, 우연의 연속이 필연성을 지니게 됩니다.
솔직히 이러한 주제는 장르영화로선 다루기 힘든 주제라고 생각합니다.
홍상수의 <지금은맞고그때는틀리다> 라는 영화를 보면, 말그대로 관객이 인지하는 무질서한 사건들이 영화 후반에 가서야 의미를 지니게 되고 지난 사건들이 총체적으로 환기됩니다.
하지만 이 영화는 자극적인 액션과, 조연들의 어두운 개인서사로 도배되어있습니다.
관객이 극적이고 의미있는 사건들로 인지하는 것들이, '무질서한 우연'으로 말하는 캐릭터들의 설명과 괴리가 생깁니다.
즉 스토리와 주제가 반대로 어긋납니다.
2. 고약한 유머 감각
캐릭터성이 좋습니다.
주먹부터 앞서는 묵묵한 주인공.
군인이었고 아내의 복수를 품은 남자에게 폭력성이란 당연한것이므로, 틈틈이 유머소재로 쓰이는 방식이 나쁘지않습니다.
각자 컴플렉스를 품은 세 친구들의 스토리도 매력있습니다.
스토리의 디벨롭을 정성들여했거나, 각본가가 내면의 심리에 대한 통찰이 있는듯 조연들의 플롯구성이 풍부합니다.
뚱뚱하지만 소심한 이, 발랄하지만 성학대의 상처가 있는 이, 쓸데없이 착하지만 딸아이를 잃은 아빠 등 각자의 중심이 잡혀있으면서 컴플렉스를 잘 활용하는 유머들이 귀엽습니다.
3. 매즈 미켈슨
무거운 배우입니다.
배우가 인상적으로 남은 것은 <더 헌트>에서 성폭행 누명을 쓴 교사의 이야기와, <닥터 스트레인지>에서 악당 케실리우스 정도입니다.
<007>시리즈에서도 봤지만 어쨌든 배우에 대한 이미지라면 '냉철한 책임감의 원형'이라고 생각될정도로, 흔들림없고 굳건하게 자신의 의지를 밀고나가는 캐릭터입니다.
사견일지 모르나 캐릭터에 대한 연민이 발생하기보다는, 굳건한 대지의 기운이 느껴지는 배우입니다.
때문에 <더 헌트>에서도 그랬고 이영화에서는 캐릭터가 짊어지는 책임감의 무게가 무거워보이지 않는다는것이죠.
책임이 무겁지 않다는게 아니고 배우의 이미지가 지나치게 크다는 것입니다.
드라마의 매력은 꾸역꾸역 갈등을 견디어 나가는 것인데, 특히나 군인으로서 탁월한 살상능력과 냉철한 판단력을 갖춘 캐릭터의 서사를 보는것이 다이나믹하지는 않았습니다.
수염까지 덥수룩한 그의 눈과 입술은 항상 올곧습니다.
[아쉬운 점]
1. 어두운 명암
편집을 어둡게 한것인지 환경이 그랬던것인지 영상이 매우 어두웠습니다.
특히 내적 서사가 강한 스토리인데, 인물의 표정이나 주변 환경이 세밀하게 보이지 않는다는것은 몰입을 심하게 방해했습니다.
주로 밤이나 어두운 헛간의 환경에서 스토리가 진행되곤 했는데, 사실 그것은 핑계이고 그저 편집을 어둡게 한것일뿐이었습니다.
시간이 낮일때는 북유럽의 축축한 풍경이 매력적으로 다가오긴 하지만, 중간중간 인서트컷을 감수성있게 보자고 전체톤을 어둠으로 메워버린건 매우 짜증났습니다.
2. 빈약한 메인서사
주인공이 후반에 크게 한번 무너집니다.
복수를 향한 자신의 노력이 헛된것이었음을 깨닫고, 혹은 어수룩한 바보들을 믿은 자신을 자책하는듯 괴로워합니다.
인간이 어떤 가치에 맹목적으로 기대는것은 그만큼 불안하기 때문입니다.
개를 죽였다고 다 때려부수는 <존 윅>과는 다르게 아내가 죽은뒤에도 딸이나 동료들과의 유대를 쌓아가고 그들의 아픔을 이해해가는 드라마적 서사성를 짙게 지녔으나, 메인서사가 깊이있게 다뤄지지않았습니다.
즉 '아내의 복수'라는 서사를 따라가기위해서 주인공의 감정이 중요한 비중을 차지합니다.
후반에 인물의 신념이 무너지는 정도에 비해서, '그정도로 괴롭고 불안했구나'라고 느낄만한 전조증상이 드러나지 않습니다.
배우와 냉혹한 캐릭터의 이미지를 고려하면 냉철함이 어울리지만, '냉철한 이성적 판단으로 삶의 가치를 모두 가늠할수는 없다'라는 주제의식을 헤아릴때 그 방식이 매끄럽지 않았습니다.
즉 아내를 잃은 주인공은 복수에 대단히 집착했어야 하고, 그 불안을 관객에게 영화속에 표현된것보다 더 전달했어야 합니다.
딸내미와 연애하는 소년에게 민감해하고, 얄미운 동료들과 옥신각신하는사이 메인서사는 흩어지는겁니다.
결국 위의 매력적인 부분들은 각자의 개성을 지녔지만, 전체적인 조화는 저마다의 방향으로 모가나버린 조화롭지 않은 모양새를 갖추었습니다.
이 부분에 있어서 메인서사의 중요성을 언급하는 나도 말하기 어려운 부분이지만, 메인서사의 중심이 흩어졌기에 각자의 덩어리만 개성있게 이리저리 튀어다니는 영화였지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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