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르 : 판타지
작가 : Rovin
책 소개글
그는 정신을 방어해주는 가호를 지녔다.
저주로 가득한 창고를 관리하는 데엔 그것으로 충분했다.
리뷰
판타지배경 SCP물입니다.
현대인이 판타지세계의 농부로 환생했는데 강인한 정신력을 부여해주는 가호를 가지고 있습니다.
이 세계에는 종종 가호를 가진 사람들이 있는데 주인공처럼 전생자는 특히 가호를 받기 쉽다고 합니다.
그런데 저 강인한 정신력이 그걸로 끝나는게 아니라 각종 정신공격이나 저주에 대한 저항력도 제공해줍니다.
농부로 살아가던 주인공의 나라에서 전쟁이 벌어지자 주인공의 마을에도 징집관이 찾아오는데 가호를 가진 주인공이 징집됩니다.
그리고는 이 가호를 써먹을 수 있는 특수부대로 보내지게 되죠.
그런데 이 특수부대에는 던전에서 얻은 각종 위험물품을 보관하는 창고가 있습니다.
비정상적으로 단단해져서 파괴가 힘들어진 이 물건들을 회수해서 보관하는 곳이죠.
과거 대마법사가 만든 튼튼하고 안전하며 공간확장이 걸려있는 특수한 창고에 그런 물건을 모두 넣어뒀습니다.
그런데 이 물건들이 각종 저주를 뿌리고 사람들의 정신을 이상하게 만들거나 해서 저주를 막아주는 장비가 없으면 제대로 창고 안에서 활동할 수가 없을 지경입니다.
그런데 강인한 정신력으로 인해 정신이상에 대한 면역능력을 가진 주인공이 창고지기에 매우 적합했던 것이죠.
그렇게 창고지기가 되는 주인공인데 특이하게도 다른 차원의 초월적인 존재들이 주인공의 모습을 볼 수 있고 수명을 포인트로 후원도 해줄 수 있는 일종의 방송기능 같은 것이 있습니다.
주인공은 그것을 모르고 있었는데 창고에 있던 특수한 렌즈를 착용하자 채팅창을 볼 수 있게 되고 이 시스템을 알게 되죠.
하지만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이미 1000년 이상의 수명을 후원 받아 더 이상 크게 욕심이 없는 주인공은 방송을 오히려 종료하고 싶어합니다.
하지만 방송을 종료하는 방법을 모르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다른 차원의 시청자들이 보는 가운데 각종 위험한 물건들이 보관되어있는 창고의 관리자로써 일하게 됩니다.
추천글을 보고 읽어봤는데 읽을만 하네요.
일단 SCP물 자체가 문피아에 적은 편이라 이런 소재를 처음 접하는 사람들은 좋아할만합니다.
다만 다른 SCP물에 비해서는 조금 필력이 떨어지는 편입니다.
가장 큰 문제는 개연성인데 등장인물들의 행동이 너무 작가가 원하는 방향으로 억지로 조종되는듯한 위화감이 듭니다.
강인한 정신력을 바탕으로 정신이상을 일으키는 저주에 대한 면역이라는 설정의 주인공은 그게 너무 심해서인지 그냥 생각도 없이 무대뽀로 겁없이 막 들이댑니다.
착용해제불가라는 설명이 적힌 장비를 아무런 생각없이 그냥 막 착용하기도 하고 주인공 보정이 심한 소설답게 사실은 벗기 싫어지게 되는 정신에 작용하는 저주였다는 식으로 나중에 나오면서 아무런 페널티 없이 장비를 벗기도 합니다.
당연히 작가 입장에서야 애초에 저런 전개로 진행할 생각이었으니 그냥 아무 생각없이 진행했겠지만 정상적인 사람이라면 저기서 좀 더 신중하게 행동해야하지 않나 싶습니다.
그 외에도 정신뿐만 아니라 물리적으로 위협을 가하는 각종 이상현상에 대해서도 주인공은 마치 자신은 무적이라는 것처럼 그냥 막무가내로 들이대고 위험에 처하자 그제야 방안을 생각합니다.
작가가 자기가 생각한 전개대로 억지로 끌고 갈 때 나오는 전형적인작가 편의주의적인 전개죠.
독자들도 사실상 창고에 있는 각종 위험한 물건들이 주인공에게 있어서는 아무런 문제도 되지 않는다는 것을 알고 있기 때문에 크게 신경쓰지 않고 넘어가는데 이 소설에서는 이 정도는 당연하다라는 인식이 이미 생겨서 그렇습니다.
한마디로 개연성에 문제는 있지만 이 정도는 별로 신경쓰지 않고 넘어갈 수 있다는 그런 느낌이죠.
또한 마녀가 등장해서 의뢰를 하는 에피소드도 사실 냉정하게 생각해보면 군부대에 외부인이 몰래 잠입해서 창고에서 물건을 훔치려다 실패한 것인데 머리가 꽃밭인 주인공은 마녀의 의뢰를 받고 자신의 목숨을 신경쓰지 않고 창고 안의 위험한 지역으로 들어가 외부에 두기에는 위험해서 창고 안에 격리하고 있던 물건을 외부인에게 쉽게 넘깁니다.
그나마 상사에게 이 사항을 보고하기는 하는데 애초에 작가가 계획한 전개대로 진행할 예정이니 일반인이 상식적으로 이런 상황에 처했을 때 할만한 보고가 아니라 중간과정을 모두 건너뛰고 작가편의주의적인 방식으로 보고를 합니다.
나중에 가서야 사실 상사는 저 마녀가 잠입한 것도 이미 알고 있었다고 나오고, 어떤 이유로 방치했는지에 대해 설명하게 되는데 결국 작가도 최소한의 개연성을 위해 신경을 썼다는 생색내기용 묘사가 나오는 것이죠.
댓글을 보니 창고 안에서 죽은 사람들의 시체에 대한 것을 지적하는 독자도 있던데 사실 이것도 작가가 그냥 대충 그럴싸한 설정 한줄만 덧붙여주면 되는 간단한 문제입니다.
일단 이 글의 주제와 작가가 쓰고 싶은 방향성은 알겠지만 너무 주먹구구식의 전개 방식을 보이는 글이기 때문에 앞으로도 개연성부분에서 각종 구멍이 생길요소가 굉장히 많을 것 같습니다.
다크판타지의 성기사 같은 경우는 개연성에 대한 독자들의 태클을 방지하기 위해 미리 이런저런 설정을 하나씩 넣어주죠.
그런데 제국의 창고지기는 그런 개연성 문제를 전혀 신경쓰지 않습니다.
일단 소재 자체는 문피아에서 비교적 드문 SCP물이라 사람들이 신선해 할 수도 있고 먼치킨이지만 먼치킨은 아닌 주인공이 별다른 고난을 만나지 않고 승승장구하는 소설인데다 글 자체가 재미가 없는건 아니니 아직 문피아 독자들이 SCP물에 익숙하지 않은 지금이 이 글에 있어서 최고의 타이밍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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