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르 : 현대판타지
작가 : 성상현
권수 : 10권
책 소개글
성상현 현대판타지 장편소설 『바바리안』
28세기, 찬란한 문명을 이룩한 인류는 갑작스런 몬스터들의 침공에 패배했다.
최후의 생존자, 마지막 초인 메이슨 박 숙부의 희생을 바탕으로 시공의 벽을 넘은 그는 21세기에서 다시 싸움을 시작하는데…….
리뷰
후반부 얘기는 스포일러를 함유하고 있습니다!
아직 바바리안을 읽어보시지 않은 분들은 스킵해주세요!
28세기에 살고 있는 주인공 '메이슨 박'은 멸망 직전의 세계에서 살고 있습니다.
28세기의 발전된 과학 기술은 '스펙터'라 불리는 전자 기계에 숨어사는 몬스터들에게 점령당해서 쓸 수 없고, 세계는 당장 멸망해도 이상하지 않죠.
메이슨 박은 천재 과학자인 숙부의 도움을 받아 과거로 타임 워프를 합니다.
그렇게 도착한 곳은 21세기.
그의 입장에서는 미개한 시대로 왔으나 그의 목표는 변하지 않습니다.
몬스터의 멸살.
이 이야기는 28세기의 야만인이 21세기의 야만인으로 바뀌는 이야기입니다.
* 초반부
1. 작품의 초반부는 작가의 입심으로 봤습니다.
기본적으로 성상현 작가가 쓰는 남자 주인공 캐릭터'들은 대부분 말재주가 있는 편입니다.
바바리안의 주인공, '메이슨 박' 또한 마찬가지죠.
메이슨 박은 유쾌합니다.
처음 보는 여자에게도 쉽게 추파를 던지고, 하룻밤을 함께하며 자는 여자도 어마어마하게 많죠.
주인공이 착해서 남들에게 손해 보는 '호구'처럼 보일지언정, '사람'처럼 보이기도 해서 좋았고 적어도 자기 손에 들어온 여자를 남에게 분양하지 않고 다 가졌으니 뭐 이 정도는 괜찮게 넘어갈 수 있죠.
2. 설정 또한 작가가 겜덕임을 알 수 있습니다.
덕업일치는 좋은 일입니다.
이 작품은 좋은 의미로 덕업일치가 되었고요.
작품을 보면서 정말 감탄했던 것이 [레이드물의 재미를 제대로 살린 작품]은 진짜 오랜만에 봐서입니다.
작가가 후기에도 적었다시피 와우를 좀 해봐서 그런지 레이드물을 잘 알았어요.
그중 가장 마음에 드는 것은 '개성 있는 공격대들만의 특징' 이었습니다.
예를 들어 작품에 크게 등장하는 길드가 세 개 있는데
성기사단 길드의 경우 3명의 탱커가 돌아가면서 탱킹하는 '삼각 탱킹'을 쓰는 길드면,
레기온 길드는 메인 탱커 하나가 크게 희생하는 대신, 원거리 딜러들이 한 곳에 똘똘 뭉쳐서 다 대 일의 전투에 특화된 길드이며,
어벤저스 길드는 별도의 '해결사 파티'를 공격대 내에 두어서 예측하지 못한 사태를 대비하는데 특화되어 있었죠.
저는 와우랑 아키에이지를 오래하면서 공대장도 제법 해봤었는데, 저 설정들을 보면서 추억이 새록새록 솟았습니다.
보통 레이드물에서는 주인공이 초반에는 레이드의 중심이 되어서 이것저것 하다가, 후반부에 혼자 다 해쳐먹기 때문에 레이드에 큰 신경을 안 쏟는 게 아쉬웠는데 성상현 작가는 레이드 자체에 힘을 많이 줘서 좀 좋았어요.
뭐, 물론 초반에만요.
* 중반부
1. 중반부에 들어오자 그리운 이름 '김철곤'이 떠올랐습니다.
소설을 읽다가 김철곤 작가가 떠오르는 일은 결코 유쾌한 일은 아닙니다.
'행복한 와중, 불안한 후반부를 떠오르게 하는 작가'
'벽난로 위의 모닝스타, 그 자체'
애석하게도 바바리안의 중반부는 그랬습니다.
주인공의 뛰어난 능력은 주변의 모든 이가 그를 원하게 만들었고,
28세기의 순수함을 간직하고 온 야만인은 21세기의 도덕적 야만인들에 의해 자신의 도덕성이 깎여나가기 시작하죠.
주인공은 계속 고고하며, 자신의 인간성을 유지하고자 노력하지만, 주변 인물들은 그러면 언젠가 주인공이 꺾일 것이라며 주인공을 조금이라도 타락시키려 하죠.
그 속에서 괴로워하면서도, 여전히 자신의 인간성을 유지하고 있는 주인공은 보기 좋았고 희망을 품게 했어요...
* 후반부
1. 그리고 결국 모닝스타는 저희의 뒤통수를 후려쳤습니다..
후반부, 단 하나의 사건으로 인해 주인공은 결국 꺾여버립니다.
28세기의 야만인이자, 21세기의 순수한 소년이었던 주인공은 결국 21세기의 야만인이자, 야만인들의 왕이 되어버리죠.
타락은 예정되어 있었고, 그 타락이 하다못해 개연성 없고, 급발진에 의해 이뤄졌으면 모를까
작가가 철저히 안배해둔 떡밥에 의해 예정된 타락으로 주인공을 인도했죠...
2. 작품의 후반부는 한 페이지, 한 페이지가 넘어가기 힘듭니다.
여기서 말하는 후반부는 전체 소설 분량의 마지막 10%에 불과합니다.
그리고 저 마지막 후반부를 작가는 아주 알차게 씁니다.
주인공을 나락의, 나락의, 나락에다 꽂아버리고 더 이상 내려갈 수 없을 정말의 구렁텅이 속에서 다시 한번 아래로 떨어트리죠.
한 글자 하나하나가 사람의 멘탈을 깨지만, 여기까지 온 독자들 대부분이라면 결말을 어떻게 낼지라도 보게 될 겁니다.
* 이 작품은 씁쓸함이 많이 남는 작품이에요
남에게 추천해주기에는 살짝 고민되는 작품입니다.
하지만 살다가 한 번쯤, 누군가가 '피폐물'을 찾는다면, '배드 엔딩'을 찾는다면 아마 이 작품을 추천해주고 싶어요.
저는 이 작품을 보면서 박찬욱 감독의 [올드보이]가 참 많이 떠올랐어요.
오래된 친구, 복수로 얽힌 인연관계, 하나의 가벼운 실수로 인해 돌이킬 수 없는 파국.
타락의 플롯은 볼 때마다 멘탈이 피폐해지지만, 기억도 가장 오래 남거든요.
[요약]
- 짜임새 있는 설정의 레이드물을 찾는 분에게 추천
- 유쾌한 주인공이 등장하는 작품을 찾는 분에게 초반만 추천
- 멘탈이 깨지고 싶은 분에게 추천
- 김철곤이 그리운 분에게 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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