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르 : 현대판타지, 헌터
작가 : 글쟁이S
연재 기간 : 2016. 8. 11 ~ 2017. 4. 23
화수 : 333화
책 소개글
"요새 매니지먼트 없는 헌터가 어디 있어요?"
괴수가 등장한지 20년, 이제는 헌터도 매니저가 필요하다.
을 뒤흔드는 대격변이 일어나고 헌터들이 활동하기 시작한다. 이에 발맞춰 등장하는 사업이 있었으니 바로 매니지먼트다. 헌터들의 모든 편의생활을 책임져주는 보모역할을 해주는 기업들을 말한다. 정체불명의 조직 유니온에서 빠져나온 주인공은 매니저가 되기위해 매니지먼트에 입사하는데....
그의 파란장만한 매니저 생활 기대하시라!!!!!
리뷰
대실종이라 불리는 사건이 터진 지 어느새 20년이 지났습니다.
세상에는 괴물이 튀어나오고 초능력을 깨닫는 각성자들이 터져 나왔습니다.
사람들은 이들을 '헌터'라고 부릅니다.
헌터의 등장 이후, 그들을 전문적으로 서포트해주는 '헌터 매니지먼트' 업종도 새로운 직업이 되었습니다.
주인공 '최강준'은 오랜 헌터 생활에서 은퇴하여 '헌터 매니저'가 되려고 합니다.
더 이상 싸움에 지쳤다고 하지만, 음.. 글쎄요. 입만 열면 거짓말인 기만의 달인 주인공이라 잘 모르겠습니다.
이 작품은 더 이상 헌터가 아닌, 매니저 '최강준'의 이야기입니다.
***
이 작품은 13권 완결(333화 분량)의 헌터물이며, 훌륭한 캐릭터 메이킹, 심리묘사, 앞을 알 수 없는 전개, 위트 있는 주인공이 매력적인 작품입니다.
***
이 작가의 전작 '나를 위해 살겠다'는 글쓴이의 취향과 딱 맞는 작품이었습니다.
장르가 잘 맞고, 묘사가 잘 맞았고, 후반부의 전개 또한 좋았습니다.
제법 괜찮은 정도가 아닌 '좋은 작품'이다 라고 말할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이제는 아닙니다.
'사상 최강의 매니저'를 본 뒤로 '나를 위해 살겠다'의 상대평가가 급격히 떨어지더군요.
단 한 작품 사이에 무슨 일이 벌어졌나 궁금하네요.
같은 작가가 쓴 작품이지만, 퀄리티가 미친 듯이 올라갔습니다.
오랜만에 밤을 새워서 읽은 작품이 나왔습니다.
이번 리뷰 '사상 최강의 매니저'입니다.
***
이 작품의 첫 번째 장점은 '캐릭터 메이킹'입니다.
이 작품을 읽으면서 가장 마음에 들었던 점은 '캐릭터'입니다.
하지만 저는 단순히 '캐릭터'를 두고만 이야기할 생각은 없습니다.
'어떻게 이런 캐릭터가 탄생하게 되었는가?'
'이 캐릭터의 사상은 무엇인가?'
'이 캐릭터는 왜 이 인물과 이런 관계를 가지게 되었는가?'
이 모든 것을 보여주는 과정이 하나 같이 마음에 들었습니다.
최강준, 마리아, 설영, 서아란, 최지나, 강연주, 김이정, 지원, 아즈니타스, 설우준, 권대운.
빼먹은 캐릭터도 있겠지만, 모든 캐릭터가 '왜 이런 사상을 가지게 되었고, 왜 이런 사람이 되었는가'에 대해 설명했습니다.
그리고 그 설명하는 과정들. 타인의 입을 빌리든, 자신이 얘기를 하든 그 하나하나를 설명하는 과정들 자체가 너무 좋았습니다.
어떤 느낌이냐고요? 전성기의 원피스에서 동료들 영입할 때의 그 과정들이죠.
전성기 원피스에서 동료들의 과거 장면 중에서 감동적이지 않은 장면이 있었나요?
지금이야 욕을 먹고 있지만, 그 시절의 원피스는 그렇지 않았습니다.
이 작품을 보면서 비교할 대상이 '전성기의 원피스' 밖에 떠오르지 않았습니다.
최강준과 마리아의 참으로 애매한 사이, 설영이 왜 그렇게 착한가, 서아란과 최강준의 첫 만남, 강연주라는 캐릭터가 형성되는 과정.
작품 사이사이에 잘 만든 '단편'이 하나씩 끼어있는 느낌이었습니다.
1권에서 '서아란'이란 캐릭터가 처음 등장할 때 글쓴이는 너무 좋았습니다.
납득이 갔으니까요. '서아란'의 과거가 이해가 되니깐요.
캐릭터를 단순히 '이런 캐릭터입니다'하고 끝내는 것도 좋지만, 이 작품처럼 캐릭터의 과거, 즉 원기억을 보여줌으로써 훨씬 이입이 잘 되게 만들어놨습니다.
'나를 위해 살겠다'의 캐릭터들이 어설프고, 작위적으로 보일 정도였습니다.
어쩜 이렇게 잘 만들었나 상상이 안 갑니다.
이 작품의 두 번째 장점은 '빌드업'입니다.
필자는 이 빌드업이란 표현을 참 좋아하는데 특히 책의 전개들을 설명할 때요.
과거의 작품들, 필자가 명작이라 생각했던 작품들은 하나같이 이 '빌드업'이 잘 된 작품이었습니다.
하나씩 차곡차곡 이야기를 쌓아나가고 마지막에 터뜨리는 거죠.
그만큼 후반부의 카타르시스, 엔딩의 여운은 크고, 오래갑니다.
이 작품은 그 빌드업 작업을 앞서 말한 '캐릭터 메이킹'과 합쳐서 너무 잘 만들어낸 케이스라고 생각합니다.
일반적으로 다른 웹소설의 경우 주인공의 목표가 초반부에 드러나는 편입니다.
탑을 탈출하는 작품의 경우에는 '탑을 벗어나자'
영지물의 경우 '영지를 키우자'
막연하더라도, 어떤 큰 목표가 있습니다.
작가의 전작인 '나를 위해 살겠다'도 '복수'라는 하나의 큰 목표가 존재했었습니다.
이 작품은 어떤가요? 주인공은 '매니저'가 되는 게 목적이라고 하지만 작품이 진행될수록 '숨겨진 무언가'가 있다는 생각밖에 들지 않습니다.
그리고 작가는 그걸 조금씩, 천천히 계속 공개해나갑니다.
웹소설에서는 자칫 마이너스가 될 수 있는 방식이기도 한데 독자의 몰입도를 놓칠 수 있거든요.
그래서 작가는 하나의 큰 메인스트림 속에 자잘한 이야기들을 노련하게 섞어놨습니다.
캐릭터들의 과거 이야기들이 그렇고, 작품에 등장하는 새로운 사건들이 그랬습니다.
결국 독자는 주인공의 진짜 정체가, 목표가 뭔지 궁금해서라도 후반부까지 몰입을 깨지 않고 도착합니다.
물론 가는 도중 지칠까 봐 새로운 캐릭터와 사건들을 적절히 섞어놨습니다.
작가님은 거기에 맞는 보상을 준비해놨습니다.
엔딩에 대해 저의 생각을 얘기하고 싶진 않지만, 확실히 소름 돋는 엔딩이었습니다.
마지막 장에 가까워질수록, 아쉬움이 커졌고, 저는 이 후기를 쓰는 지금도, 엔딩의 뒷 이야기를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뒤의 이야기가 좀 더 보고 싶었습니다.
이 작품의 세 번째 장점은 '문장력'입니다.
개인적으로 전작 '나를 위해 살겠다'와 가장 큰 차이를 느낀 점은 문장력입니다.
도대체 무슨 약을 복용하신 건지 고작 한 작품 사이에 엄청난 문장들을 써놨습니다.
'김이정'이 '허상근' 캐릭터에게 자신의 과거를 얘기하는 부분은 소름이 끼쳤고, 뜬금없는 얘기였지만, 기분 좋은 뒤통수를 맞았습니다.
'설우준'과 '권대운'이란 캐릭터는 작품에 무게감을 더해주는 중요한 무게추였습니다.
그들이 내뱉는 한 문장, 한 문장이 기억에 남는 이야기들이었습니다.
캐릭터가 지내온 '세월'이 느껴지는 문장들이었죠.
'주인공'이 다른 등장인물들과 하는 이야기는 어떤가요?
항상 웃는 낯이지만, 속에는 자신만의 신념을 가진 캐릭터가 뱉는 대사 하나하나는 그의 가치관을 드러냈습니다.
이 작품의 마지막 장점은 '재미'입니다.
근데 위의 저 장점들이 있어봐야 뭐하겠어요. 웹소설은 결국 재미있냐 없냐잖아요.
위의 세 장점을 다 가지고 있더라도, 재미가 없으면 의미가 없다고 생각합니다.
근데 이 작품은 재미있었습니다.
물론 취향이 갈릴 건데, 미리 못 박아두고 가겠습니다.
작가님은 노련하게 무거운 대화 속에서 자칫 쳐질 수도 있는 분위기를 즐거운 대화로 잘 넘겨갔습니다.
주인공의 위트 있는 대화들과 도중도중 심어둔 '약한 사이다'들은 웹소설 그 자체의 재미도 챙겨갈 수 있었습니다.
호기심도 빠질 수 없겠죠? 주인공이 무슨 일을 벌일지 미래의 기대감을 적절히 잘 심어놨는데 떡밥을 잘 뿌렸단 거죠.
'헌터물'이긴 하지만 주인공의 직업은 일단 '매니저'잖아요.
주인공이 병아리 헌터들을 성장시키는 재미 또한 보는 맛도 있었습니다.
또한 강대한 적이 등장했을 때, 어떻게 이겨낼지를 보는 적절한 긴장감들까지 다 챙겨놨습니다.
흘린 재미가 있었나요? 없었습니다.
***
작품을 읽으면서 계속 '김철곤' 작가가 떠올랐습니다.
약속된 난로 위의 철퇴. 후반부로 진행할수록 분위기는 조금씩 어두워지기 시작하고 불안감이 스멀스멀 가슴에 올라왔습니다.
이때부터는 '관성'에 가까웠습니다.
위에 적어둔 장점들이 독자를 이미 등 떠밀었고 결국 저는 엔딩까지 갈 수밖에 없었던 거입니다.
도중에 브레이크를 걸만한 요소가 없었고, 결국 엔딩까지 보고 난 뒤 후기를 적고 있지만, 아직까지 이 작품이 끝났다고 믿고 싶지 않습니다.
그래서 제가 참 마음에 들었던 문장으로 이 후기를 마무리 지으려고 합니다.
XX가 내 삶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볼펜으로 찍은 점 같은 거였지. 근데 XX가 사라지니까 삶의 모든 부분이 그 검은 점을 제외하고 여백이 되어버렸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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