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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르소설/소설관련 잡담

무협 소설의 역사와 시대별 명작 리스트

by 리름 2022. 8.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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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개개인에 따라 이 리스트가 조금씩 바뀔 수는 있지만, 개인적으로 무협 틀딱이라 자부하는 바라 언젠가 한번쯤 이런 무협소설 시대별 리스트 정리와 바뀌게 된 흐름을 정리하고 싶은 욕심은 있었습니다.

그래서 이번 기회에 한 번 길게 써서 정리해보는 바이니, 혹시나 틀린 정보가 있거나 아니다 싶은 부분이 있으면 여러분들의 의견을 댓글에 달아주십사 합니다.

 


1세대 무협지 - 90년대 이전
대표작가 : 김용, 와룡강

[작품의 특징]

- 아직까지 크게 기틀이 잡히지 않은 시절

- 노루표 무협지(떡협지)의 준동.

이 시대는 저도 많이 읽어본 적이 없는 시대이거니와 지금의 무협과는 전혀 다른 시대긴 합니다.

대표작가로 불리우는 김용 작가의 경우, 중국인으로서 아직도 많은 무협지에 지대한 영향을 끼치는 사실상 무협지의 기틀을 세운 작가라 평할 수 있으며 김용 작가의 대표작인 영웅문 3부작(사조영웅전, 신조협려, 의천도룡기)는 현시대 대다수 무협지의 설정들의 기틀을 세운 작품이기에 무협 팬이라면 살면서 꼭 한번쯤은 보기를 권합니다.

또한, 구무협을 대표하는 또 하나의 작가 '와룡강'의 경우 일명 '노루표 무협지'의 거두로서 노루표 무협지란 포르노 -> 노르포 -> 노루표 식으로 말장난 친거입니다.

와룡강 작가의 경우 수많은 중생들을 구제하기 위해 10대 ~ 40대, 다양한 직업을 가진 히로인(미망인, 사모, 사부, 비구니, 닌자, 수인, 임산부, 사람이 아닌 신화적 존재)을 다양한 플레이로 능욕합니다.

모든 걸 다 소화해낸 가능충의 선두주자로서 떡협지, 색협지, 노루표 무협지의 거두입니다.

그리고 와룡강을 필두로 수없이 많은 떡협지 작가가 등장하자 그 세태에 질린 작가들이 들고 일어나 2세대 무협이 등장합니다.

P.S.) 문피아를 세운 문피아의 수장, 금강작가도 이 1세대 작가에 속하는 작가임.


2세대 신무협 - 90 ~ 00년대
대표작가 : 좌백, 용대운,한백림

[작품의 특징]

- 꼼꼼한 고증과 치밀한 묘사를 통해 1세대 무협에 비해 현실성을 확보

- 무협계들의 클리셰를 서서히 정립하기 시작하며 하나의 장르로 떠오르기 시작.

이 시대부터 본격적으로 요즘 독자들이 '무림 틀딱'이라고 부를만한 시기가 찾아옵니다.

90년대는 딱히 무협뿐 아니라, 판타지 소설 등 장르소설계에 크나큰 부흥을 가지고 온 시기인데 하이텔이라는 인터넷 연재 시스템이 확립되며 여러 작품이 튀어나온 시기입니다.

판타지에서는 <드래곤 라자>가 하이텔 연재를 통해 튀어나왔고, 무협계에서는 좌백의 <대도오>용대운의 <태극문>이 나오면서 많은 무협 팬들의 지지를 얻습니다.

1세대에 비해 훨씬 깔끔해진 문체, 맨날천날 주인공이 얻던 기연들을 다소 줄이고, 주인공이 힘을 얻는 과정에 개연성을 부여하며, 남녀관계도 구무협의 음침함과 질척함을 떨쳐내는 둥 훨씬 양지에 가까운 소설로 변화합니다.

게다가 무협의 시대적 배경이 되는 중국 역사에 대한 고증과 지금은 무협지에서 당연시된 치밀한 무공묘사 등이 이 시기부터 본격적으로 정립되면서 장르의 기반이 완성되는 시기입니다.

지금에서야 '신무협'이란 말이 어색하지만, 당시까지만 해도 새로운 무협이었고 기존에 나오던 노루표 무협지들과 달리 하기 위해 스스로를 '신무협', 기존 노루표 무협지들을 '구무협'으로 부르며 서로를 분류했습니다.

이 시기에 해당할 만한 대표적 작품들은 아래와 같습니다. (붉은 표시는 추천작)

한백림 - 한백무림서(무당마검, 천잠비룡포, 화산질풍검)

용대운 - 태극문,독보건곤, 군림천하

좌백 - 대도오, 혈기린외전, 소림쌍괴, 비적유성탄, 하급무사

이재일 - 쟁선계​

한백림과 용대운의 경우는 90년대에 집필한 것은 아니지만, 둘 다 2세대 신무협의 근-본을 기억하는 작품들이라 이 시기의 분류에 넣었습니다.

* 사실 2세대 작가 중에 추천하고 싶은 작가는 훨씬 많은 편임.

좌백 작가님의 와이프 분이신 진산 작가님의 '사천당문', '대사형'이나 조철산 작가의 '오뢰신기', 백야의 '취생몽사', 한상운의 '독비객', 장경의 천산검로나 암왕 등등등...

근데 저 작가님들을 뺀 이유는 지금은 연재를 안 하시는 분들이고, 3, 4세대 무협으로 유입되신 분들이 추구하는 바와 저 작품들이 추구하는 바는 전혀 다르기 때문입니다.

한백림이 배분이 부족함에도 2세대에 들어가 있는 이유는 아직까지 연재를 하고, 특유의 문체가 요즘 웹소설과 어느정도 통하는 바가 있어서이며, 용대운, 좌백은 아직까지 집필활동을 이어가고 있고, 이재일의 쟁선계는 지금도 종종 언급이 되는 작품이라 저기에 넣어놨습니다.

2세대 작품은 기회가 있으면 따로 한 번 정리를 하겠으나 이 글에서는 시대가 더 가깝고, 아직까지 기억이 더욱 또렷한 3세대와 4세대 무협지에 좀 더 집중하겠습니다.


3세대 판협지 - 00 ~ 10년대
대표작가 : 검류혼, 김정률, 전동조

[작품의 특징]

- 본격적인 장르의 재미를 추구하고 다양한 캐릭터성이 등장하기 시작

- 타 장르, 특히 판타지와 잦은 교류를 통해 장르적 재미를 극대화

- 한 편으로는 도서 대여점의 부흥과 더불어 작품들의 전체적인 퀄리티를 떨어뜨린 암흑기.

이 시대부터는 슬슬 사람들이 익숙해질 시기일 겁니다.

특히 3세대 판협지에 지대한 영향을 주었던 <묵향><비뢰도>의 얘기는 좀 이따가 다루겠습니다.

3세대 판협지가 등장한 원인 중 가장 컸던 이유는 2세대 무협이 '지루했다'였습니다.

2세대 무협은 기존 1세대 무협의 저열한 퀄리티들을 거부하며, 철저한 고증과 치밀한 묘사에 힘을 썼고, 가능한 주제의식을 담아서 제대로 된 '문학'이 되고자를 바랬습니다.

그렇다보니 무슨 문제가 생겼냐? 상업성이 떨어졌습니다.

작품의 퀄리티를 추구 -> 집필 기간 길어짐 -> 신인 작가는 계속 나오는데 내가 이걸 왜 기다림 -> 독자의 감소

이런 신무협의 몰락을 본 3세대 작가들은 대중들의 재미를 추구하기 시작하여, 상업성을 갖춘 소설들을 내기 시작합니다.

빠르게 강해지는 주인공 -> 먼치킨

캐릭터의 매력 요소를 강조 -> 장르적 재미 추구

먼치킨 주인공을 이용한 깽판 -> 대리만족

그리고 이런 작품 전개의 정점에 섰던 것이 바로 <묵향><비뢰도> 입니다.

대부분의 90년대 생들은 다들 알텐데, 학교 도서관에 비뢰도 또는 묵향 둘 중 하나의 책이 없던 적이 없었습니다.

게다가 묵향과 비뢰도가 되게 중요한 이유는 이후 무협지 작품들에 지대한 영향을 끼쳤다는 점입니다.

묵향의 경우,

천마신교 설정을 만들어낸 것만으로 그 영향력을 헤아릴 수가 없습니다.

묵향이 의천도룡기에서 나온 명교, 배화교로 대표되는 종교로서의 마교 설정을 뒤바꾸어 힘을 숭배하는 마교 설정을 만든 후, 구파일방, 명문세가, 무림맹으로 대표되는 정파와 함께 무림을 양분하는 라이벌 구조 클리셰를 성립시켰습니다.

물론 천마신공 등의 클리셰는 열혈강호에 나오는 천마신군을 그 기원으로 보지만, 묵향이 천마신교의 틀을 잡았음은 다들 부정하기 힘들거라 생각합니다.

게다가 외전으로 쓴 2부에서는 판타지로 넘어가는 설정을 선보이며 판협지를 주도하기도 하였고.

비뢰도의 경우,

무협지가 타 장르와 얼마나 잘 녹아들 수 있는가를 증명한 작품이기도 합니다.

비뢰도는 당시에 학원물, TS물, 착각물, 힘순찐 등을 조합하여 천무학관, 천무지회, 후기지수 설정들에 크게 기여하였으며 여성 무협 팬들 또한 무협계에 데리고 올 수 있다는 좋다고 보면 좋고, 나쁘다고 보면 나쁜 선례를 남깁니다.

이후 훗날 <전생검신>이란 작품을 탄생시킬 구로수번이 당시 <탈혼경인>이라는 이름의 비뢰도 팬픽을 연재하며 무협 또한 2차 창작계에서 영향을 떨칠 수 있음을 증명하기도 하는 등, 여러모로 의미가 큰 작품입니다.

물론 묵향과 비뢰도 못지않게 <황제의 검> 또한 막대한 영향을 끼치긴 하였으나, 2부로 넘어가서 뇌절하기 시작하고 3세대 판협지의 재미를 지키지 못해서 이 글에서는 제외했습니다.

그리고 이 시기를 대표하는 또 하나의 작가 <김정률><다크메이지> 또한 빼먹기 힘듭니다.

양판소의 정석으로 어마어마한 인기를 끌고 다니며 무협보다 판타지 세계에 더 영향을 미쳤으나, 그 뿌리가 무협이기에 여기선 가볍게 언급만 하고 넘어가겠습니다.

또, 3세대부터는 기존까지의 무협지들을 부정하고 다양한 캐릭터성이 범람하기 시작합니다.

그래서 한상운, 정구, 김강현, 초우, 성상현 같은 여러 작가들이 특별한 캐릭터성들을 내세우며 새로운 주인공을 내세워 인기를 끄는 등, 장르가 급격히 성장한 시기기도 합니다.

이 시기의 대표작(붉은 표시는 추천작)

검류혼 - 비뢰도

전동조 - 묵향

김정률 - 다크메이지

월인 - 사마쌍협

설봉 - 사신

김강현 - 마신

초우 - 권왕무적

한상운 - 무림사계

정구 - 신승, 십장생

임무성 - 황제의검

월영신 - 천하제일이인자

성상현 - 천년무제

우각 - 십전제


4세대 무협지 - 2010 ~ 현재 진행형
대표 작가 : 한중월야, 비가, 신갈나무, 성상현

[작품의 특징]

- 기존 3세대 판협지(판타지 + 무협)와 달리, 퓨전 무협의 재료가 다양화됨.

- 장르가 점차 사장되어 가는 추세기에 타 장르의 인기 요소와 결합하여 살아남고자 발악하는 중

- 현재는 회빙환전으로 정립된 상태

이 시기부터는 본격적으로 웹소설이 등장하는 시기입니다.

00년도 시대가 도서대여점을 기점으로 종이책이 주도하던 시대였다면, 4세대부터는 본격적으로 문피아, 카카페, 네이버, 조아라 등의 웹소설 플랫폼이 떠오른 시대입니다.

이 시기의 무협물은 암울하기 짝이 없는데 기존의 거장들이 연재하는 작품(군림천하, 한백무림서) 등이 아니라면 사실상 거물 신인 작가의 등장이 없는데다가 타 장르의 강풍이 매우 거셌습니다.

특히 메모라이즈, 환생좌를 시작으로 불었던 회귀물과 사이다, 망나니물의 인기가 웹소설의 전반적인 트렌드로 자리잡기 시작하면서 무협소설들은 사실상 그쪽을 쫓아가기 시작합니다.

이른바 회빙환전(회귀, 빙의, 환생, 전생) 무협과 망나니, 사이다패스와 결합한 무협이 자리잡기 시작합니다.

근데 저렇게 결합하기 시작한 건 10년대 후반부터고, 사실상 10년대 초반의 무협은 그냥 죽은 장르였습니다.

도서대여점 말기에는 현판이 본격적으로 주류 트렌드가 되었고, 겜판의 돌풍이 워낙 거셌기에 다른 장르에게 팬을 다 뺏겼고, 10년대 초반은 본격적으로 헌터물, 회귀물이 등장하면서 사실상 사장되어있었습니다.

이 시기까지만 해도 무협계는 '전생검신을 과연 무협으로 봐야하는가?' 로 떠들어대는 정도였고, 무협 갤러리는 죽은 갤러리가 되어버립니다.

그래도 이 힘든 시기를 이끌던 작가들이 몇몇 있었으니 기존 기성 작가이던 용대운, 조진행, 우각과 3세대 막바지에 데뷔한 성상현 정도가 무협계에서 버텨주며 어떻게든 그 명맥을 이어가는 정도였습니다.

그러다가 무협계에 큰 바람을 일으키는 한 작품이 등장하는 데 그게 바로 한중월야 작가<나노 마신>입니다.

일명 사이다패스 무협이 제 3회 문피아 공모전 대상을 수상하며 무협이 여전히 상업성이 있음을 증명하며 이 때부터 본격적으로 회빙환전과 사이다패스 무협의 시대가 시작됩니다.

회빙환전은 기존의 말도 안 되는 주인공 몰아주기(우연히 발견한 영약, 우연히 발견한 절대고수 사부, 우연히 주인공이 천재) 등등의 개연성 떨어지는 설정들을 완벽히 보안해주었으며, 사이다패스는 아직까지 주류 장르로 자리잡고 있습니다.

게다가 우주천마 3077과 같은 전혀 새로운 시도도 이어지는 등, 아직까지 그 명맥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아래는 4세대 무협을 대표하는 작품들로서, 추천하는 작품은 빨간색 표시입니다.

성상현 - 낙향무사, 망향무사​

Codezero - 풍운전신, 마도전생기

한중월야 - 나노마신, 마신강림, 절대검감

신갈나무 - 환생표사

비가 - 화산귀환

정준 - 화산전생

조진행 - 구천구검

비가초 - 사조귀환

구로수번 - 전생검신

무협계는 슬슬 사장되어 가는 추세고, 중국의 선협물들이 무협 시장의 파이를 뺏어가면서 점차 줄어드는 시장은 맞습니다.

하지만 여전히 무협계의 원로라고 부를 수 있는 용대운, 좌백 등의 작가와 그 뒤를 따르는 한백림이 그 근본을 지키고 있고, 기존 기성 작가들인 조진행, 우각, 정구 등의 작가들 또한 꾸준히 연재를 하며 새로운 시도를 통해 시대에 적응해 가고 있으며, 성상현, 한중월야, 신갈나무, 비가, 녹색여우 등 새로운 무협 작가들이 꾸준히 등장하며 무협의 명맥을 잇고 있으니 앞으로도 계속하여 5세대 무협, 6세대 무협이 나오길 바라며 이 글을 맺겠습니다.


PS. 글쓴이는 3세대 무협 유입 -> 2세대 파고들기 시작 -> 좌백 100선 중에서 김용, 와룡생만 읽은 1세대 무알못입니다...

1세대 무협에 관해서는 정말 최소한도만 적어놨고, 2세대 무협에 대해서 글을 쓰자면 지금 쓴 글의 2배 분량만큼 쏟아낼 수 있으나, 이 글을 쓰게 된 의도는 요즘 무협을 보고 무협에 관심을 가지신 분들이 '그 이전 세대의 무협은 어땠나'에 대한 궁금증을 풀게 하는 걸 목적으로 쓰였습니다.

그 과정에서 2세대 작가님들은 아직까지 연재하고 있거나(용대운, 한백림, 좌백) 아직까지 간간히 언급이 되거나(이재일) 하는 작가님들을 제외하면 다 일부로 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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