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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르소설/소설관련 잡담

우리나라 웹소설과 라이트노벨의 차이점

by 리름 2022. 8.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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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르다]와 [틀리다]를 유독 구분 잘 못하는 게 우리나라인데 문득 전부터 생각해봤던 두 시장의 차이에 대해 좀 써보려고 합니다.

어디까지나 개인적인 주관이며 예시로든 점들이 일부 차이가 있을 수 있습니다. (그냥 이렇구나 라고 봐주시면 될 듯)


첫 번째 차이는 연령대입니다.

주요 소비층이 라이트노벨은 10대, 즉 중학생 ~ 고등학생이 가장 많은 반면에 웹소설은 연령대가 제법 올라서 20 ~ 30대가 많습니다.

물론 10대를 노리는 웹소설도 있고, 이 쪽은 카카오페이지를 주요 타겟층으로 하죠?

일본도 똑같습니다.

2, 30대를 노리는 타깃층의 수요도 당연히 존재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가장 핵심이 되는 주요 소비층의 연령대가 10살 가까이 차이나는거죠.

이게 핵심입니다.

중, 고등학생과 대학생, 사회인이 가지고 있을 가치관의 차이는 굳이 설명을 안 해도 독자분들이 20대 이상 임을 고려하면 대다수가 느끼고 있을 겁니다.

일단 여기서 차이가 발생합니다.

첫 번째 차이 : 주요 연령대의 다름


그럼 두 번째는 뭘까요?

재미의 차이에서 온다고 생각합니다.

더 정확히는 '어디서 재미를 느끼는가?'에서 오는거죠.

우리나라 웹소설은 주로 주인공의 행보를 통해서 즉, 서사를 통해서 쾌감을 얻는 편입니다.

대리만족이죠.

이것을 가장 잘 설명해주는 것이 사이다패스 라는 단어라고 생각하고요.

'주인공을 가로막는 무언가'에서 '주인공이 어떻게 행동하는가'을 통해서 쾌감을 얻게 되는 겁니다.

우리나라는 명백한 서사 중심입니다.

그렇다면 일본 라이트노벨은 어디서 쾌감을 얻을까요?

캐릭터의 관계, 즉 인물을 통해서 쾌감을 얻는 편입니다.

주인공이 히로인과 사랑에 빠지는(러브 코미디).

약한 주인공이 히로인을 통해 강해지는(능배물).

등의 예시가 있죠.

이를 가장 잘 설명해주는 라노벨만 가진 특이한 장르가 바로 '만담물'이 아닌가 싶습니다.

캐릭터의 성격과 가치관을 가장 잘 보여주는 단어는 '대사'가 있습니다.

그리고 이 대사를 가장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게 바로 '만담물'입니다.

우리나라는 만담, 대화를 주 타겟층으로 살린 웹소설이 거의 없지만 일본은 저런 작품이 제법 많습니다.

당장 떠오르는 것만 해도 니시오 이신의 작품들이 그러하고, 학생회의 일존 시리즈도 떠오르네요.

서사와 관계없는 대사가 전체 분량의 3/4 정도를 차지하는 이런 작품의 매력은 대사 그 자체, 즉 인물에게 집중하게 되는 형태입니다.

거기에 더해져서 일본은 하루히 이후로 캐릭터성에 집중하여 캐릭터를 상품화한 시장성까지 가지고 있기에 더더욱 인물에 집중하고 있단 것을 확신하고 있습니다.

이를 가장 잘 보여주는 것은 표지의 구도입니다.

우리나라 표지를 볼까요?

우리나라 웹소설은 하나같이 주인공의 얼굴을 대문짝만하게 박아놨습니다.

하지만 일본 라노벨은 어떨까요?

주인공이 아닌 메인 히로인을 대문짝만하게 박아놓습니다.

주인공이 등장하더라도 메인 히로인 뒤에 살짝 등장시키는 정도입니다.

주인공 하나만 대문짝만하게 표지에 박아두는 우리나라 표지와 매우 큰 차이가 납니다.

어디에 집중하는지 확연히 차이가 나지 않나요?

우리나라는 주인공의 행보, 즉 무엇을 하는지(서사)에 집중하는 반면

일본은 여주인공의 캐릭터성, 즉 인물과의 관계에 집중합니다.

라이트노벨은 명백한 인물 중심의 이야기 구조입니다.

더 정확히는 주인공과 히로인의 캐릭터성에 집중합니다.

두 번째 차이 : 서사에 집중하는가, 인물에 집중하는가.


그럼 세 번째 차이는 무엇일까요?

매체의 차이라고 생각합니다.

우리나라는 아예 웹소설이라고 부를 정도로 인터넷 기반, 즉 스마트폰이나 컴퓨터 기반의 문화가 정착되어있습니다.

이 과정에서 종이책은 자연스레 사라지고, 연재주기는 점차 빨라지면서, 작품의 진행속도가 어마어마하게 빨라졌습니다.

주 5회 연재를 기본으로 잡고 1달에 1 ~ 2권을 내는 걸 '당연하게 '생각하는 업계가 우리나라 웹소설 업계입니다.

반면에 일본은 종이책 위주입니다.

일본이란 나라는 아직도 신용카드를 잘 안 받는 생각보다 아날로그 나라입니다.

아직도 종이책이 대세죠.

물론 일본도 웹소설 연재 플랫폼이 있습니다.

소설가가 되자! 가 그 예시죠.

하지만 결국 소설가가 되자에서 연재한 웹 연재본도 종이책으로 제대로 된 퇴고와 검수를 거치고 종이책으로 재발매됩니다.

그 과정에서 서사가 바뀌는 경우도 있고, 문체가 바뀌는 경우도 있고 등등 여러가지가 생깁니다.

여기서 문제가 생기는데 우리나라는 출판사의 입김이 그렇게 쌔지 않은 편입니다.

더 정확히 얘기하면 '편집자가 과연 존재하는가?' 의문이 들 정도로 비중이 없는 편이죠.

하지만 일본은 편집자의 입김이 제법 쌘 편입니다.

퇴고 과정을 거치면서 새로운 캐릭터가 탄생하기도 하는가 하면, 서사의 순서를 뒤바꿔버리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 차이 때문에 웹 연재본을 읽은 독자들도 결국엔 종이판, 서적본을 찾게 되죠.

일본은 종이책 위주의 시장구조입니다.

세 번째 차이 : 웹 연재냐, 종이책 연재냐


그리고 마지막 핵심적인 차이는 일러스트입니다.

이게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우리나라 웹소설은 표지 이외의 일러스트는 아예 없진 않지만 많은 작품들이 존재하지 않습니다.

팬아트를 통해서 보는 것 외에는 더 없죠.

표지가 여러번 바뀌긴 하지만, 삽화가 자주 있진 않습니다.

반면에 일본 라이트노벨은 1권(25화) 당 평균적으로 6 ~ 8개의 삽화가 당연하게 존재합니다.

이게 정말 큰 핵심입니다.

우리는 작가가 묘사를 해준 캐릭터를 통해서 상상하는 것으로 끝나지만 그림이라는 명백한 무언가가 있으면 당연하게 이입이 쉬워집니다.

예를 들어 '클라우디아는 ~~ 하게 생겼다'라고 작가가 2~3줄로 묘사하는 것보다 그냥 클라우디아 일러스트 한 번 보는 게 더 편하고 이해가 쉽습니다.

그러면 다음부터 '클라우디아는 그 큰 가슴을 ~~'이라는 문장이 나오면 자연스레 일러스트가 떠오를 겁니다.

삽화는 일본 라이트노벨의 명백한 강점입니다.

캐릭터 시장 위주의 라이트노벨이기에 어찌보면 너무 당연한 것이기도 한데 여기서 또 차이가 생깁니다.

마지막 차이 : 삽화의 존재 유무

 

자 그러면 위의 4개 차이를 정리해보겠습니다.

라노벨 / 웹소설

연령대 : 10대 / 20대

주요 초점 : 캐릭터 / 서사

매체 : 종이책 / 웹 연재

삽화 : 존재 / 비존재

독자 연령대의 차이는 '주인공의 연령'의 차이를 가져왔습니다.

일본은 주로 고등학생이 주인공, 우리나라는 대학생 ~ 사회인이 주인공.

시장의 주요 타깃 차이는 초점의 변화를 불러왔습니다.

일본은 캐릭터 간의 관계에 집중하고, 우리나라는 주인공이 어떤 일을 처리하는지에 대한 서사에 대한 집중.

매체의 차이는 연재 주기와 그에 따른 템포의 차이를 가져왔죠.

라노벨은 1권 간격의 긴 호흡, 웹소설은 1일 1연재의 짧은 호흡.

삽화의 차이는 캐릭터에 대한 묘사의 차이를 가져왔습니다.

일본은 삽화를 통해서 직접적으로 보여주는 반면 우리나라는 묘사를 간결하게 생략하는 편입니다.

자, 이렇게 둘이 다릅니다.

그냥저냥 다른 게 아니라, 아주 많이 다릅니다.

거기에다가 더 중요한 게 하나 있는데 너무 당연해서 사람들이 무시하는 것이 있습니다.

라이트노벨은 일본 감성, 웹소설은 한국 감성입니다.

이게 너무 큽니다.

이건 개인의 의견인데 저는 이게 우리나라 시대상을 반영하는 것이라 생각합니다.

예를 들면 우리나라는 한 때 게임판타지가 엄청 떠올랐습니다.

이유가 뭘까요?

우리나라 남자 중에서 게임 안 해본 사람이 있나요?

옆나라 일본이 그 시기에 이세계라 불리는 정통 판타지나 학교생활 러브 코미디를 쓰던 것을 생각해보면 확실히 차이가 나지요.

거기다가 회귀물이나 인방물 같은 것들은 어떻나요?

인방물은 게임판타지에서 현실의 돈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나온 '다크 게이머'에서 정당성을 부여하는 방법이었다고 생각합니다.

회귀물은 노력으로 성공하기 힘든 사회를 반영해서 애초에 무언가를 알고 시작하는 게 아닌 이상 안 된다는 나름의 개연성 부여라고 생각했습니다.

반면에 일본은 어떨까요?

뜯어보면 뜯어볼수록 어마어마하게 문제가 많은 나라입니다.

손 대서 해결하기 힘들어 보일 정도로.

그러니깐 도망치죠.

이 세계로.

우리나라에서 잘 없는 [힐링물] 같은 것이 나오는 것은 그런 사회 반영이 아닌가 싶습니다.

웹소설의 주인공들이 역경이 닥쳐오면 어떻게든 뚫고 나오는 캐릭터라면 일본 라이트노벨은 역경이 닥쳐왔을 때, 주변의 나데나데(위로)를 통해서 극복하는 방식 등의 차이가 또 그런데서 오는 것 같고.

결국 이렇게 많은 차이가 있어서 서로가 이해가 안 가는 장르입니다.

애초에 서로 우위를 나누는 것도 우스운 얘기고.

라이트노벨이 씹덕으로 이미지가 난 거 생각해보면 그렇네요.

근데 시장 규모 생각해보면? 깝칠 수가 없습니다.

돈이 최고인 자본주의 시대에서 살면서 이걸 무시하긴 어렵죠.

캐릭터성을 앞세워서 성공한 예시는 우리나라도 이미 잘 알고 있습니다.

대표적인게 '카카오 뱅크'잖아요.

카카오 뱅크가 나름의 편리성도 있지만, 은행가 사람들이 시장조사했을 때 '왜 카카오뱅크에 가입했나요?'라는 질문에 나온 대답이 '캐릭터가 귀여워서'였습니다.

서로가 그냥 서로의 장점을 인정해주면 참 좋을텐데 단점만 보고 물어뜯는거 같아서 아쉽습니다.

둘은 그냥 다른 분류에 가깝습니다.

이세계 검은머리 외국인으로 생각합니다.

재밌을 사람은 엄청 재밌게 보지만, 이해 못 하는 사람은 10화도 못 넘기고 하차합니다.

그리고 검머외는 노블 1등을 먹었습니다.

이해가 가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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