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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르소설/판타지

[리리뷰 401번째] 환관의 요리사

by 리름 2022. 8.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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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르 : 판타지
작가 : 키작음
화수 : 313화

 


책 소개글

중국 본토에서 요리를 배워 마침내 자신만의 가게를 개점하게 되는 그 기쁨의 순간에 사망한 불운한 사나이.

다시 태어난 어느 제국의 후궁에서 구더기처럼 눈치만 보면서 혼자만의 요리를 낙으로 살아가는 그에게 정체불명의 환관이 찾아오는데...!

"넌 이제 후궁 밑바닥을 기는 자가 아니다. 당당한 후궁의 정식 궁인임을 명심하도록."

어쩌다 이렇게 된 거지?!

정체불명 환관의 요리사로서 암투와 모략이 난무하는 궁의 세계로 입문한다!!


리뷰

환관의 요리사 줄거리 먼저 설명하면 제국 황실의 황후 선정을 두고서 다섯 후궁간에 경합을 벌입니다.

각 후궁마다 성품이 다르기 때문에 누가 권력을 쥐느냐가 중요한 안건이죠.

그래서 제국의 안녕을 위해 사례 태감의 요리사가 해결사 노릇하는 것이 이야기의 골조입니다.

악마같이 맛있는 유혹들로 살살 꼬드겨서요.

주인공은 현대에서 중식 전문 요리사로서 꽤나 인정받았던 인물이지만 갑작스러운 죽음으로 이세계로 환생하게 됩니다.

역사는 조금 다르지만 예전 중국과 굉장히 흡사한 제국.

주인공은 후궁의 한 구석에서 구더기와 같은 삶을 연명하는 열살 남짓한 아이입니다.

왼다리는 뒤틀려있고 허리는 굽어 있으며 인상은 비열한 간신배 같은 주인공.

누구도 신경쓰지 않던 아이지만, 우연히 지나가던 사례태감의 눈에 띄고 말죠.

그리고 두 인물의 만남이 차가운 황실에 온기를 불어오게 됩니다.

대충 서론은 저정도면 됐고 제일 궁금할 두가지만 짚고 끝내죠.

 

첫 번째, 이 소설 소문처럼 BL냄새 심한가요?

소설에서 사례태감은 남자이지만 경국지색의 미모로 표현됩니다.

황실에서 굉장한 미모의 소유자로 다섯 후궁에 대한 묘사들이 나오지만, 모두 저 사례태감의 미모에는 미치지 못하죠.

흑단같은 머릿결과 붉은 앵두같은 입술, 그런 그가 밥투정을 하며 애교를 부리는 장면엔 주인공은 태감이 남자인 것을 알면서도 심장이 내려앉습니다.

물론 주인공 뱃속은 환갑 먹은 늙은이라서 "한 번만 더 애교 부리면 (밤에) 죽여버린다."라며 식칼을 들이밉니다.

솔직히 계속 흔들리는 주인공을 보면서 언젠가 덮치려나 의심도 들었었습니다만 다행히도 그런 장면은 없었습니다.

다만 원래 BL소설의 노선으로 계획됐던 글이라서 그 잔재들이 뚜렷하게 남아있습니다.

물론 순수한 독자들께선 눈치 못 채실 테니 상관없죠.

두 번째, 요리 묘사와 필력은 좋나요?

작가가 자료조사를 열심히 해서 중국 5000년 역사의 요리들이 끊임없이 등장합니다.

각 요리를 만드는 방법과 탄생 설화 등 작가가 글을 쓰기 위해 조사한 노고들이 보이고요.

이를 묘사하는 필력도 괜찮았습니다.

하지만

'단황유락'이니 청초육사니 백날 글로 설명해봤자 맛을 모르면 공감하기가 힘들죠.

중국의 수많은 요리들 중 우리가 맛본 것이 과연 몇 개나 있을까요?

마파두부? 동파육? 교자?

설령 먹어봤다 한들 한국식 중화요리가 대부분이겠죠.

향신료도 다르고, 지역별 특산물도 우리나라와 다른 중식을 글자로 맛을 이해하기란 불가능에 가깝습니다.

제가 장담컨데, 중식이 아닌 우리나라 전골요리인 '신선로'라 할지라도 글로만 설명해서 맛을 알 수 있는 한국인은 10%도 안될 겁니다.

그리고 여기서 드러나는 아쉬움은 작가님께서도 맛을 본 음식의 묘사와 그렇지 못한 음식의 묘사가 큰 차이가 난다는 것이죠.

솔직히 120kg짜리 돼지 통 바베큐 음식을 누가 맛이나 봤겠습니까?

그것도 광동식 조리방법으로.

제가 맛을 아는 요리의 묘사 중 몇몇은 깜짝 놀랄 정도로 흡사한 맛의 표현을 비유적으로 설명하셨다면, 어떤 요리들은 작가님도 맛을 모르거나, 글로 표현이 불가능한 게 보이더군요.

그래도 중국 요리에 대한 관심이 생기기엔 충분했습니다.

이 소설이 중국에 수출된다면 어떨까 생각해봤습니다.

 

아무래도 한국 사람들보다는 중식에 대한 지식이 깊을테니까요.

 

근데 몇몇이 걸리더군요.

 

그들이 바라보는 시선을 만족시키기에는 중국 문화에 대한 공감과 현실감이 조금 부족하고 인물들의 성격 또한 너무나 순했으며 요리에 대한 디테일함과 맛의 표현도 진부했습니다.

 

대신 한식을 주제로 이런 소설이 나오면 어떨까 궁금하더군요.

맛의 표현에 대한 현실감과 디테일도 살아날테고 한국인들도 모르는 한식에 대한 지식들도 꽤나 많을테니까요.

그렇게 탄생한 글은 완성도도 있으니 보다 외국에 수출하기도 편하겠죠.

 

뭐 잠깐 딴소리로 새 나갔지만 중식을 주제로 깔끔한 스토리 라인을 따라간 소설이었습니다.

읽는데 시간은 좀 걸렸지만 재밌었습니다.

 

보다 많은 요리 관련 소설들이 나왔으면 하는 바람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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