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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르소설/판타지

[리리뷰 444번째] 해골병사는 던전을 지키지 못했다

by 리름 2022. 8.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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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르 : 판타지
작가 : 소소리

 


책 소개글

다 끝난 것. 멈춘 것.

딱딱거리고 달그락거리는 것.

죽은 것처럼 보여도.

나에겐 분명히 삶이 있었다.

- 콰직! 우득! 빠가각!

서큐버스님도, 던전도 지키지 못하고,

산산이 부서졌지만.

[계승되었습니다!]

“계승…? 동화율…?”

부서지고, 다시 부서지며.

깨달아 가는 세계의 실체는?


리뷰

1부 : 흔하지 않은, 흥미로운 세계관과 주인공, 몰입도 좋은 작가의 필력 등 1부는 정말 높은 점수를 주고 싶습니다.

죽음이 죽음이 아닌 무한루프물에서 어떻게 재미를 뽑아낼 것인가에 대해 교과서로 쓰일만한 부분이었다고 생각합니다.

사라지는 관계에 대한 아쉬움으로 죽음에 대한 거부감을 잘 서술해놨으며, 각 주조연들과의 나름 잘 어울리는 케미가 좋았습니다.

가장 중요한 건 무한루프물 뿐만 아니라 웹소설 작품도 해당되는 건데, 주인공의 행보에 의미가 있어야 한다는 것.

1부에서 해던못은 주인공이 죽으면서 조금씩 강해지는 것인데 세계관에 대한 떡밥으로 그 재미를 충분히 뽑아냈습니다.

문제는 2부 부터인데...

2부 역시 초반은 1부와 유사하게 가면서(단, 주 히로인은 바뀐 상황) 역시나 조금씩 떡밥을 던지고 회수하고, 강해집니다.

그러던 것이 중반에 조금씩 어그러지기 시작하는데, 예컨대 이전까지 하나의 목숨이 끝나더라도, 그 목숨에서 뭔가 유의미한 행보 혹은 단서를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그런데 중반에 아무런 의미도 없는 행보와 죽음이 생겨나고, 심지어 그 분량도 적지 않습니다.

여기서부터 조금씩 글이 이상해집니다.

물론 해던못 자체가 먼치킨 양판소와는 거리가 먼 작품이긴 하지만, 그래도 1부에선 작가가 힘을 줘야 할 때와 안 그럴 때를 잘 구별했었습니다.

'아 여긴 서술 좀 빡세게 들어가야겠다'라고 생각될 만한 장면에선 세세하고 섬세한 표현을 했었고, (주로 감정선) 그 외에 사건들은 평균적인 웹소 진행 속도로 진행시켜갔던 것.

그런데 갑자기 감정이 폭발하고 과잉되고, 인-과보다는 감정 그 자체에 미쳐 날뛰기 시작합니다. (마왕 사제한테 정신지배당하고... 갑자기 뜬금없이 레안드로 후작 과거 편만 10편... 슬램덩크식 회상이 10편...)

그래도 마지막 씬은 나름 해던못 답게 떡밥도 어느정도 회수하면서, 새로운 떡밥을 던지고 끝냈습니다.

그래, 여기까지는 그래도 좋았습니다.

문제는 3부입니다.

'모든 힘을 잃고 처음부터 시작하는 주인공' 이야 워낙 자주 나오는 클리셰지만, 이 역시 앞서 한 비판과 비슷합니다.

이게 무슨 의미가 있는지?

단순히 힘을 잃었다가 다시 회복하는 거라면 아무 의미도 없습니다.

근데 그런 아무 의미 없는 짓을 해냅니다.

이 역시도 엄청난 편수를 써가며, 더욱이 2부에서 불안불안했던 감정과잉이 완전 대폭발 해버립니다.

심지어 1편~2편 전체 걸쳐서 감정 묘사만 하다가 끝나는 경우도 다반사.

사건이 진행될 기미를 보이지 않습니다.

거기에 더해, 1부, 2부에서는 나름 떡밥을 던지고 회수하는 것을 번갈아 하면서 적절히 균형을 맞췄지만 3부에선 그딴 것도 없습니다.

그렇게 뿌려댔던 떡밥은 회수할 기미가 보이지 않으며, 정작 몇 개 회수한 것도 별 의미도 없을뿐더러 중요하지도 않았습니다. (뭔가 있어 보이는 '세계부정' 이거 얻으면 엄청나게 큰 힌트라도 될 것처럼 해놨으면서 정작 까보니 그냥 인간사냥 포인트? 장난하나... 심지어 이거 얻고도 제대로 쓰지도 않음.)

초중반에 그렇게 뿌려댔던 떡밥 중에 잊혀진 게 얼마나 되나... 마왕 제사장 영웅 시스템 아이템 특전 등등등 다 셀 수도 없습니다.

근데 자꾸 딴 길로 새어나가면서 또 다른 떡밥만 만듭니다.

이 소설엔 방향성이 없습니다.

그게 제일 큰 문제입니다.

주인공이 빡대가리라 그런지 계획이 없습니다.

그냥 흘러가는 대로 굉장히 수동적이고 주인공보다 그냥 관찰자의 역할로 전락해버렸습니다.

그나마 1, 2부는 주조연의 도움을 받아 주인공 스스로가 무언가를 해내고 새로운 지식을 알게 되지만 3부는 그딴 것도 없습니다.

새로운 장소, 새로운 인물에 대한 묘사가 중점이고 또또 계속된 떡밥입니다.


총평

1. 1~2부에서 재미를 줬던 동력(떡밥, 회수, 세계관)이 후반부 들어서 사라짐.

2. 원래 있던 떡밥 풀지도 않으면서 자꾸 딴 길로 새나감, 거기다 감정 과잉이 심해지고 세세한 묘사에 집착하기 시작함

3. 초중반에 떡밥과 회수가 균형적으로 이뤄졌는데 자꾸 떡밥만 만드니까 균형이 어그러지며 심지어 몇몇개는 걍 잊혀졌고, 몇몇개는 까보니 뭐도 아닌 걸로 하면서 자꾸 분량 늘리기 시전함. (대표적인게 세계부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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