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리뷰 579번째] 십장생

장르 : 무협
작가 : 정구
권수 : 12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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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글

《엘란》, 《신승》, 《금협기행》에 이은 작가 정구의 새로운 야심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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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 노비라고 우습게 보지 마라, 강호 놈들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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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진왜란이 터져 피난길에 오른 젊은 주인을 따라 중국 땅에 도착한 노비 개똥이.

기구한 팔자로 태어나 죽는 날까지 자유롭지 못할 그가 연이 닿아 무공을 익히고 군소방파에 흘러들어가 삼류무사 노릇을 하지만 신통치 않다.

한편, 스승의 기묘한 소원을 들어주고자 하산한 동정의 무명고수 장한림.

세상 물정 모르고 우여곡절을 겪다 마찬가지로 삼류무사인 신세.

이들의 의기투합은 강호무림까지 움직이게 하는데…….

두 무림외인의 장쾌무비한 대활극이 펼쳐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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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조선에서 노비생활을 하던 주인공이 중국에서 장한림을 만나 무공을 배우고 점차 강해지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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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존의 무협지와 궤를 달리하는 클리셰 비틀기 면모가 강하며, 정구 작가만의 특이한 무협지를 썼다고 보는 것이 나을 정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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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누군가 무협에 질렸다 하면, 고개를 들어 십장생을 보게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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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협지를 추천해달라는 사람들에게 저는 항상 추천하는 작품이 몇 개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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좌백의 비적유성탄, 한백림의 한백무림서 시리즈, 한상운의 무림사계, 그리고 정구의 십장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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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협계의 마스터피스, 다시 나올지 모를 명작 라인업들이라고 개인적으로 생각하는 작품들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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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그중에서 가장 좋아하는 작품은 항상 십장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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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냐하면 이 작품이 가장 늦게 나왔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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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작품은 2015년, 그것도 무려 카카오 페이지에서 연재한 작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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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작품의 초반은 이상할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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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구 작가 특유의 주인공 굴리기도 있지만, 작품의 진행 방향을 알 수가 없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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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인공 유성과 서브 주인공 장한림이 서로 '여자와 밤일을 할 때 넣고 싸지 않았다면 섹스한 것이 아니다!' 라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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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연 여성에게 넣고 싸지 않는다면 동자공은 깨질까? 안 깨질까?'에 대해서 진지하게 고민하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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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다가 작품 프롤로그도 특이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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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림 계의 손꼽히는 절정 고수 18명, 일명 삼육구(삼신, 육운, 구봉)에 대해서 설명하지만 정작 그들은 한참 뒤에 나오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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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의미를 알 수 없는 에피소드들도 많이 나오고, 주인공의 성장은 더뎌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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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인공의 연애관도 특이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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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데 이 작품의 중반부는 뒤통수를 강하게 후려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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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인공이 삼육구와 점점 얽히기 시작하고, 작품의 제목인 '십장생'이 무엇인지 드러나기 시작하면서 작품은 박차를 가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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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솔직히 이 작품을 4권쯤에서 하차하고 싶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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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대체 이걸 왜 보나 싶었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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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데 5권쯤 가니깐, 작품을 손에서 놓을 수가 없게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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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태껏 봤던 별거 아닌 개그씬들이 하나같이 중요한 떡밥이었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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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이 작품의 후반부는 작품을 마스터피스로 완성시켰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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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작품은 마지막 완결을 보기 전까지 그 전개를 알 수가 없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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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다수의 무협지가 후반부로 가다보면 어느 순간 완결이 보이는 반면, 이 작품은 완결을 보기 전까지 완결이 예측이 가지 않았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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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까지 첨예하게 대립하고, 주인공보다 더 강한 적이 나오며, 앞을 알 수 없기에 뒤가 궁금하게 만드는 작가의 필력은 독자가 절대 하차할 수 없게 잡아두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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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결말 또한 오랫동안 여운이 남아 뒤통수가 얼얼해지고, 작품을 다 보고도 계속 십장생을 생각나게 하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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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이 작품은 어떻게 소개할지 감이 잘 안 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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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최대한 칭찬을 하고, 가능한 무조건 보게 하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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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반부가 이상할 수 있어요. 참고 보라고 하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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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기를 쓰는 사람이 이런 말을 하면 직무유기라고 생각하지만, 그래도 방법이 없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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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작품의 초반부는 정말 이상하지만, 중반으로 가는 순간 모든 독자들이 책을 손에서 안 놓을 것을 알고 있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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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템빨' 같은 작품을 '5권까지 참고 보세요'라고 말하는게 아니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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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는 진짜니깐, 한 번 믿어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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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그래도 정구 작가 특유의 괴팍함은 버티기 힘들 수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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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구 작가는 기본적으로 세상을 삐뚤게 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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괴팍함이 느껴지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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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 보니깐 십장생은 여러분이 생각하는 무협지가 아닐 수도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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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인물은 본인의 경지가 아무리 높더라도, 인간적이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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탐욕스러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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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없이 무언가를 원하고, 자신이 원하는 것을 얻기 위해 힘을 내세우기도 하는 졸렬한 소인배들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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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군상극을 좋아하는 작가다 보니 등장인물이 많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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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무협지가 절대고수들을 보통 10대 고수로 땡처리해버리고, 그 모든 등장인물을 등장시키지 않는 와중에도 정구 작가는 삼육구를 모두 등장시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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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외에 이런저런 자잘한 사람까지 다 등장하다 보니깐, 거의 30명에 가까운 '주요' 등장인물이 나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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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코 가벼운 인원수는 아니지만, 그래도 그 모두가 각자의 특징을 가지고 있는 것은 군상극 팬들에게 즐거울거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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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작품은 '블랙코미디 무협'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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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림이라고 체통을 지키지 않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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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자라고 대인배스럽지 않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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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림에는 '월간 무림'이라는 가십지가 떠돌고, 주인공마저 기본적으로 비열한 사파에 가까운 캐릭터죠. 협객은 아니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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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보니 이 모든게 어우러져서 기본의 무협지와 좀 다르다고 느낄 수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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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그 모든 클리셰 비틀기가, 작가의 짬밥과 어우러져서 높은 완성도를 보여주고, 작가가 설정한 모든 것에 허투루 만든 설정은 없으니깐 완성도 높은 작품을 보고 싶으면 부디 보시길 바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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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그래도 이 작가 여성관은 쓰레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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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인공이 히로인과 맺어지는 과정은 쓰레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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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성욕자도 혀를 내두를 미친 고백씬이 존재할테니깐, 그 부분이 역겨우면 그냥 넘어가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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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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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장점

 

- 무협계 최고의 완성도를 가진 작품 중 하나

 

- 잘 심어둔 떡밥, 그리고 개쩌는 떡밥 회수. 기억에 오래남는 엔딩

 

- 완성도 높은 캐릭터 메이킹과 서사.

 

- 기존 무협을 부정하는 클리셰 비틀기

 

 

2) 단점

 

- 작가 특유의 괴팍함이 드러나는 캐릭터들의 성격, 주인공 서사, 여성관.

 

- '이걸 왜 보지'라고 생각이 들 수 있는 개그가 많은 초반부

 

- 군상극을 싫어하는 분들에겐 다소 많은 등장인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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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천하는 사람

 

무협을 이제 막 입문하려는 분들에게는 비추.

 

무협을 많이 읽었고, 기존 무협에 살짝 질려서 새로운 무협지를 찾아 헤매는 분들에게는 강력히 추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