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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르소설/판타지

[리리뷰 87번째] 나만 1회차

by 리름 2022. 7.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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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르 : 판타지, 회귀
작가 : 플래터
발매 기간 : 2018. 11. 7 ~ 2019. 4. 5
화수 : 200화

 


책 소개글

“사실 저는 죽으면 지금 이 시점으로 회귀합니다.

쳇, 아깝게 불도깨비한테 타죽었어! 이제 120회차네요.” 버림받은 120회차 세계.

세상천지가 회귀자 투성이다. 나만 빼고.

“너 진짜 120회차 동안 뭐 했냐?"

“제, 제발 살려줘! 끄아악!”

압도적 재능으로 회귀자들조차 썰어버리며 정점으로 군림하는 1회차의 일대기가 시작된다.


리뷰

주인공 '범철'은 그저 평범한 원예가였습니다.

얼마전에 받은 제자와의 대화 도중 그가 뜬금없는 고백을 합니다.

자신은 120 회차째 회귀한 회귀자란 것이지요.

오직 '범철'만 회귀하지 못한다고 말하면서요.

하지만 범철은 다른 회귀자의 120회차 삶 동안, 자신이 기억하지 못하는 여러 은원 관계에 속해있습니다.

이 이야기는 혼자서 회귀를 못 하는, 1회차 최강자 '범철'의 이야기입니다.

***

한줄평 :

200회 완결의 먼치킨 주인공, 회귀물이며, 적절한 개그코드와 말장난이 매력적인 작품이지만, 전작보다 눈에 띄는 단점들이 존재하는 작품입니다.

***

저는 이 글을 쓴 '플래터' 작가님의 전작 '일천회귀록'을 즐겁게 본 기억이 있습니다.

1천 번의 회귀로 온갖 PTSD를 달고 사는 주인공, 그리고 무감정한 주인공 옆에 다채로운 색상의 동료들.

개그코드가 저와 잘 맞기도 했고, 프롤로그의 강렬함이 잊혀지지 않았습니다.

결말이 조금 납득가지 않았지만, 후반부에 타 세계관과의 연동을 암시했었습니다.

이 작품은 연동되는 세계관 내의 하나입니다.

물론, 전작을 읽지 않아도 전혀 문제가 없는 훌륭한 독립작입니다.

전작을 알면 반가울 수도 있는 이름이 보이겠지만, 굳이 몰라도 상관없는 작품이죠.

이번 리뷰는 '나만 1회 차'입니다.

***

이 작품의 장점, 첫 번째는 '회귀를 이용한 개그물'입니다.

플래터 작가는 참 말재주가 있는 사람이란 생각이 들었습니다.

말장난을 이용한 개그를 참 잘합니다.

읽다가 숨 넘어가는 개그는 없지만, 도중도중 피식하게 되는 센스 있고, 위트 넘치는 개그들이 많았습니다.

특히 그중에서 백미는 '회귀'를 소재로 한 개그들이었습니다.

어차피 죽으면 회귀하니깐, 좀 위험하다 싶으면 일단 자살하려고 하는 주인공 파티의 초연함은 대쪽 같은 기개였습니다.

죽을 것 같다는 표현을 '회귀할 것 같다'라고 표현하고 자살에 너무 '의존적인 행태'라고 지적하자 '진취적인 자살'이라고 표현하는 부분은 무릎을 탁 쳤습니다.

여전히 말 참 잘하는 작가입니다.

이 작품의 장점, 두 번째는 '정신 나간 캐릭터'입니다.

120회나 인생을 반복했으면 확실히 제정신일 사람은 없을 거입니다.

그래서일까요.. 작품에 등장하는 인물 중에 제정신인 사람이 없습니다.

'살아오면서 한 번도 못 해본 것을 해보고자 하는, 주인공에게 충성적인 회귀자'

'주인공에게 의존증이 있고 항상 목에 밧줄을 걸고 다니는 히로인'

'주인공을 신으로 여기며 먹으려고 하는 회귀자 집단' 등등.

제정신인 인물이 크게 없었습니다.

초반부의 임팩트는 상당히 강렬했습니다.

이번 회차의 '회차 목표'가 어렵다는 것을 알자마자 죄다 자살을 시도하는 장면은 아스트랄하기까지 했거든요.

회귀물 클리셰를 잘 뒤집었다 생각합니다.

***

근데 이 작품, 초반부부터 쉽게 책장이 넘어가지 않았습니다.

거슬리는 점이 많았거든요.

그래서 제가 느낀 단점들을 얘기해보려고 합니다.

근데 이건 어디까지나 저의 '개인적인 의견'이니깐, 초반부 무료 분량을 직접 보시고 판단하시길 바랍니다.

분명 재밌는 작품이었기에 저는 끝까지 봤으니깐요.

책의 초반 분량인 50화 정도까지 내용의 약 스포가 있습니다.

***

이 작품에서 이상하다 느낀 첫 번째는 '초반부의 행보'입니다.

솔직하게 주인공 '범철'이 너무 말을 잘 따르고, 스토리 전개를 위한 목표를 쉽게 합니다.

'자신만 1 회차라는 것을 들음' -> '전생에 자신과 인연이 있는 회귀자가 도움을 줌' -> '주인공이 엄청난 재능을 자각, 전생에 엄청난 검술가라는 것을 깨달음' -> '자신에게 복수하는 회귀자들에게 대항하기 위해 강해져야 함' -> '실전 경험을 위해 전투를 함' -> '하다 보니 회귀자가 싫음' -> '회차 목표를 달성해 이번 회차에서 회귀를 끝내겠다'

으음... 이렇게 적어놓고 보니 어떻게 느껴지나요?

참고로 저 목표 설정까지 딱 7화 걸렸습니다.

 

저는 이상하다 느낀 게 정확히는, 지나치게 작가에게 편한 캐릭터란 생각이 들었습니다.

특히 이상한 건 저 '회귀자가 싫어짐' 부분입니다.

주인공은 '1회 차'이기에 이미 '120회 차'나 겪은 많은 회귀자들이 자신을 포섭하거나 죽이려는 위기에 처해졌었습니다.

근데 이 동기가 너무 약하단 생각이 들었습니다.

주인공은 분명 제법 긴 시간을 원예가로 살았는데 너무 쉽게 마음먹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물론, 그 후에 위의 전개를 보강하는 전개들이 더 나오긴 하지만, 저는 이미 여기서 한 번 막혔었습니다.

서순이 이미 잘못되어있다 느꼈기도 했고, 하지만 작가님의 말빨에 홀려 일단 넘어갔습니다.

이 작품에서 이상하다 느낀 점 두 번째는 '등장인물들'입니다.

작가님은 분명히 각 캐릭터에게 개성을 부여해놨습니다.

위에도 적어놨다시피,

'한 번도 하지 못한 것을 이번 생에 하고픈, 주인공에게 충성적인 회귀자'

'주인공에게 의존증이 있고 항상 목에 밧줄을 걸고 다니는 히로인'

라는 캐릭터성이 명백히 존재했는데, 어느 순간 이런 매력들은 소리 소문 없이 사라졌습니다.

주인공도 부여된 캐릭터 성이 있습니다.

'재능 있는 자도, 주인공의 재능을 보고 자살할 정도의 재능'

'뛰어난 임기응변과 재치'

이 캐릭터성은 사기 능력인 '펜타그램'에 의해서 사라집니다.

어느 순간부터 주인공의 재능은 '정말 대단한가?'라는 생각이 드는 의문도 생기기도 합니다.

주인공보다 강한 적들은 많았고, '펜타그램'을 얻은 이후로는 모두 펜타그램이 해결해주니깐요.

지나치게 주인공에게 편한 전개들이었고, 심심한 편이었습니다.

'무슨 일이 벌어진다' -> '주인공 위기?' -> 'ㄴㄴ. 사실 이것도 알고 있었음. 왜냐! 펜타그램이 있거든'

이 전개가 무한 반복이다 보니깐, 위기라고 적혀도 크게 긴장감이 안 느껴졌었습니다.

이 작품에서 이상하다 느낀 점, 세 번째는 '설정' 이었습니다

이 설정 문제들은 전부 '청색 대륙'에서 벌어지는 일들입니다.

책의 중반 분량인 70회 차부터 140회차 정도의 내용이죠.

스포는 가능한 안 담았습니다.

초반부에 '거물'이란 존재들이 언급됩니다.

'회귀를 거듭할수록, 더욱 강대해지는 존재들'.

이들이 바로 거물이죠.

초반에 이들의 과거 얘기도 나오면서, 무언가 과거가 있다는 식으로 나옵니다.

이건 극 후반부에도 다시 쓰지만, 중반부에서 빼먹습니다.

청색 대륙의 거물들은 이런 내용과 크게 상관이 없던 존재들이었죠.

그들도 똑같이 회차를 거듭할수록, 더욱 강해지는 존재들인건 맞습니다.

하지만 작가님이 청색 대륙의 거물들만 예외로 둔 이유를 모르겠습니다.

다른 거물들은 죄다 사연이 있었는데, 저 두 친구들만 이상했습니다.

용들의 얘기도 그렇습니다.

황색 대륙의 용들은 타 대륙으로 못 넘어간다는데, 어떻게 타 대륙의 용 사이에서 아이가 나온 건지?

그리고 작품 도중에 이상한 언급도 있습니다.

집단과 집단의 전투 도중, 주인공이 제삼자에 의해 아주 먼 곳으로 이동하게 되는데 그리고 어찌어찌 다시 돌아옵니다.

그걸 본 엑스트라가 외칩니다.

'어떻게 이렇게 빨리 돌아왔는가!'

이게 말이 안 되는 이유가, 제삼자는 싸우던 두 집단과 원수 관계였으며 따로 암약을 맺었다는 언급도 없이 엑스트라 입에서 저런 말이 나옵니다.

저건 독자의 시점에서만 알 수 있는 얘기지, 작품 내 등장인물이 할 수 없는 대사였습니다.

주인공이 도중에 얻는 소환수 중 하나도 그렇습니다.

주인공이 스탯 창을 봐도 몰랐던 그 능력을, 주인공이 어떻게 알고 그걸 기반으로 전투를 치릅니다.

독자에게 주어진 정보 없이, 미리 몇 보 앞선 내용들이 툭툭 튀어나오는 거입니다.

그렇다 보니깐 몰입이 쉽게 깨져버렸습니다.

'내가 뭘 놓쳤나?' 하면서 뒤로 돌아가게 되더군요.

이건 작가님의 명백한 실수라고 생각합니다.

***

전작에서 언급했던 몇몇 세계들 중에 하나가 이번 작품입니다.

그러면서도, 이전 작품을 보지 않아도 이해할 수 있는 내용들이었고 전작을 봤으면 알만한 내용이 나와서 기쁜, 같은 세계관을 공유하면서도, 두 세계관 모두 알 필요가 없는 좋은 후속작이었습니다.

후속작이라고 부르기도 좀 애매하긴 합니다.

작가님과 개그코드가 맞는 편이라서 즐겁게 봤지만, 중반부는 좀 힘들었습니다.

설정 오류가 느껴지기도 했고, 갑자기 몰입도가 떨어졌거든요.

결말 부분은 뭐... 나쁘지 않았다 정도로 평하고 싶습니다.

무난하게 볼만한 작품이었습니다.

초반부를 보고 마음에 들었다면, 전개를 크게 신경 쓰지 않고, 가볍게 보고 싶으신 분에게 이 작품을 추천드리고 싶습니다.

이상하다고 적어놓은 점이 세 개나 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끝까지 봤다는 것은 재미가 단점을 덮을 정도였단 얘기니깐요.

호불호가 갈릴 작품이긴 해도 리뷰는 어디까지나 참고로 하시고, 직접 보고 판단하는 것을 권유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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