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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르소설/대체역사

[리리뷰 711번째] 고려에서 버티기

by 리름 2022. 9.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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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르 : 대체역사
작가 : TigerFish

 


소개

하룻밤만 잘 자고 일어나면 떼돈을 벌어서 행복한 은퇴 생활을 즐길 수 있을 줄 알았다. 그런데 몇 날 며칠이 지나도 돌아갈 수가 없다. 돌아갈 수 있을 때까지 버텨야지. 고려에서.


리뷰

여자친구가 개발에 관여한 가상현실에 테스터로 잠깐 들어갔다 나오기로 했는데 막상 들어가 보니 뭐가 잘못된 건지 엉뚱하게 고려의 소년 몸에 빙의해버린 주인공.

어떻게든 밖에서 문제를 해결할 거라 믿고 그때까지 버티기로 결심합니다.

그래서 제목이 <고려에서 버티기> 입니다.

가상현실 설정 때문에 흥미를 잃는 분들도 계실 수 있는데 프롤로그, 에필로그 제외하면 전혀 언급되지 않습니다.

게임 시스템도 없고요.

흔한 대역물처럼 부, 명예, 권력, 정복 따위가 아니라 가상현실에서 벗어날 수 있을 때까지 버티기가 목적이다 보니 주인공은 탐욕도 집착도 없는, 언뜻 보면 득도한 사람처럼 보입니다.

그렇다고 진짜로 존버만 하는 건 아니고 현대 기술과 지식을 통해 주변 사람들을 널리 이롭게 하기 때문에 주인공을 잘 아는 사람들은 대단한 현인이자 막후의 실력자로 여깁니다.

반면에 잘 모르는 사람들은 '병 걸렸다 깨어나니 말도 어눌하고, 맨날 이상한 짓이나 하는 반 미치광이'로 여기며 무시하죠.

이 갭이 또 재밌습니다.

약간의 착각물 느낌도 나고요.

특별히 대단한 갈등이나 위기는 없고 압도적인 기술력과 지식을 바탕으로 이것저것 하면서 열심히 베풉니다.

기술발전이 많이 빠르고, 중간 과정 생략도 좀 많기는 합니다만 의외로 거슬리지는 않습니다.

그게 중요한 작품이 아니라서요.

어디까지나 현실 복귀 전까지의 소일거리다 보니 주인공의 가치관이나 행동원리부터 기타 대역물의 주역들과 많이 다릅니다.

 

그렇다고 모든 걸 가상현실이라 여기며 가볍게 대하는 건 결코 아니에요.

새 몸의 가족들에게 진심으로 애정을 쏟고, 주변에도 수많은 선행을 행하는 인물이죠.

그런 결이 다른 주인공에게 호감을 느끼는 독자에게는 상당히 괜찮은 대역물이 될 겁니다.

개인적으로는 주인공과 어머니의 관계가 참 마음에 들었습니다.

무슨 일 있을 때마다 맛있고 독특한, 고려에서는 흔히 접할 수 없는 별미를 어머니께 진상하며 행복을 나누는 모습이 그렇게 훈훈할 수가 없었어요.

또한 조연들 개성이 뚜렷하고 호감 가는 이들이 많아서 그런지 읽다 보면 마치 시트콤 보는 듯한 유쾌함도 느껴집니다.

뭐라 한 마디로 표현하기 힘든 기묘한 대역물이지만 다 읽은 후에는 상당한 여운과 만족감을 느꼈습니다.

한 가지 아쉬운 점이라면 너무 짧게 끝났다는 정도일까요...

고려편 1부, 세계편 2부 정도로 써주길 바랐는데 중간에 뚝 끊더라고요.

아쉽지만 TigerFish 작가님 차기작도 기대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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