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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르소설/판타지

[리리뷰 21번째] 영웅&마왕&악당

by 리름 2022. 7.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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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르 : 판타지, 착각, 코미디
작가 : 무영자
연재 기간 : 2008. 7. 8 ~ 2010. 6. 30
권수 : 7권


책 소개글

가문의 영광을 위해 암살조직에 들어온 라바일 가의 후계자.

 

암살조직에서 얼음악마로 악명 높은, 비밀을 가진 암살교관.

 

세계의 반을 지배한 조직, 로드 오브 킹덤의 마지막 생존자.

 

평화로운 세상에 쫓겨 조직 생활을 청산하고 은퇴한 악당.

그들의 삶이 교차하면서 시작되는, 감동과 웃음의 대서사시!


리뷰

이 책은 3명의 주인공이 등장합니다.

 

3명의 다른 인물이 한 사건을 서로 다른 시점으로 보는 이야기죠.

 

(아래 나오는 인물 중 2명은 동일인입니다)

 

가문의 재부흥을 위해 암살조직 데스 쉐도우에 들어가 최고의 검술을 완성하려는 라바일 가의 후계자.

 

암살조직에서 냉철하기로 악명높은 암살교관.

 

세계의 반을 지배했던 조직, 로드 오브 킹덤의 생존자.

 

평화로운 은퇴생활을 즐기고 싶은 악당.

 

이 서로 얽혀서 지내게 되는 이야기입니다.

 

 

한줄평 : 7권 분량의 짧은 책입니다. 착각물, 3인 주인공, 시점 변환, 타이포그래피 시도 등등 참신한 시도가 많은 참신한 작품입니다.

 

***

 

이 책의 프롤로그는 마치 정통 무협지 같았습니다.

 

냉철한 스승, 재능 넘치는 제자. 문체도 다소 묵직하고, 이야기의 전개가 기대되기도 했습니다.

 

근데 바로 다음에 시점이 바뀌는 순간, 바로 착각물의 매력이 느껴지기 시작했습니다.

 

이 작품은 여러모로 많은 사람들의 기억에 오래 남을 작품이라고 생각했고, 착각물의 매력 뿐이 아니라 신선한 시도가 너무 많았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저는 이 작품을 여러분들에게 소개해드리려고 합니다.

 

무영자 작가님의 '영웅, 마왕, 악당' 이 오늘의 리뷰입니다.

 

(이하 '영마악')

 

***

 

먼저 단점부터 얘기하고 가고 싶습니다.

 

별 것 아닌 단점인거 같지만, 모아두면 커보일 수 있고 뒤에 나올 장점을 좀 더 강조하고 싶어서 입니다.

 

자잘한 단점이 많은 작품입니다.

 

1. 라이트노벨 테이스트가 느껴집니다.

작가님이 원래부터 시드노벨 공모전에 내려고 한 작품이거니와 작가 본인도 '설정은 판소, 내용은 라노벨'이라고 밝힌만큼. 어느정도 라노벨 테이스트가 느껴지는 문체가 존재합니다.

 

누군가는 이걸 오글거린다고 느낄 수도 있고, 어느정도 라노벨 특유의 문체에 익숙하다 생각한 저도 도중에 '아, 이건 좀 오글거리는거 같은데...' 하는 장면이 있었습니다.

 

2. 전개가 느립니다.

한 사건을 서로 다른 세개의 시점에서 진행하다보니깐, 같은 내용의 반복이 나와서 답답하게 느껴질 수도 있습니다.

 

3인 주인공의 서로 다른 시점으로 생기는 착각물이 이 작품의 아이덴티티이자 큰 장점이지만, 동시에 전개속도가 느린 건 피할 수 없는 단점이 되었습니다.

 

작가도 나중에 이것을 어느정도 의식했는지 진행을 바꾸기 시작했습니다.

 

전개가 1~5까지 있으면 도중까지는 영웅, 마왕, 악당이 각각 1~5의 시점을 서로 다르게 보는 내용에서 어느순간부터는 영웅, 마왕, 악당이 각각 1~3, 2~4, 3~5 의 시점으로 바꾸면서 어느정도 지루함을 덜어냈습니다.

 

3. 고구마

이 책 읽으면서, 여성 캐릭터 시점으로 진행될 떄 느낀게 뭐냐면 '답답함' 이 느껴지는 대목이 조금 있었습니다.

 

특히 갈등 장면은 오리지널 로판 못지 않은 답답함이 느껴져서 좀 힘들었습니다.

 

고구마에 내성이 없는 분들은 여기서 좀 답답해 할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작가 분이 여성인가? 싶기도 할 정도로 로판식 문체가 가끔 튀어나오는데, 특히 주인공의 감정묘사 부분이 로판 특유의 그것과 닮았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

 

근데 위의 단점 세 개로 이 작품을 안 보기에는 좀 아쉽다고 생각합니다.

 

어디서도 보지 못한 '이 작품 만의 특별함'이 많은 작품인데, 그래서 이젠 그걸 이야기해보려고 합니다.

 

***

 

이 작품의 장점 첫번째는 '영웅 & 마왕 & 악당'의 3인 시점입니다.

 

한국 웹소계에서 2인 주인공도 힘들다고 판단하는데, 메인 주인공이 셋입니다.

 

작품은 대부분 저 세 명의 시점이 서로 다르게 바뀌면서 진행됩니다.

 

근데 이 작품의 핵심은 저 시점 차이에서 오는 '착각물'이라는 것 입니다.

 

영웅과 마왕의 시점에서 간지나게 그려지는 악당이지만, 악당의 시점에서 보면 우습게까지 느껴지며, 이 모든 상황은 오직 독자만이 알 수 있고, 작품의 등장인물들은 알 수 없습니다.

 

그리고 이렇게 서로 다른 시점이다보니 각각의 주인공이 해당 상황에서 무슨 생각을 했는지 좀 더 알 수 있었고, 마치 한 작품을 보고 세 작품을 읽은듯한 느낌이 들었습니다.

 

영웅은 '무협지', 마왕은 '판타지', 악당은 '개그물'을 담당하는 느낌.

 

간단히 설명하자면 이렇습니다.

 

영웅 시점에서 악당이 살기를 내뿜습니다.

영웅은 긴장하고, 마왕 시점에서 악당이 영웅에게 살기를 내뿜는 걸 보고. 마왕도 긴장합니다.

 

악당 시점에서 살기를 낸 이유는 마왕이 요리를 망쳐서입니다.

하지만 마왕과 영웅은 거기서 착각을 해버립니다.

 

그래서 보다보면 괴리감이 좀 심해지기도 합니다.

 

내가 아는 '악당'과 등장인물들이 아는 '악당'은 좀 다르다는 점에 서 말입니다.

 

하지만 그런 착각물에서 오는 재미가 제법 쏠쏠하기도 합니다.

작품의 두번째 장점은 '신선한 시도가 많다' 입니다.

 

다른 어디서도 볼 수 없는 이 작품 만의 장점이 있습니다.

 

착각물이란 소재 자체도 매우 특이한데 작품 내에서 이 작가가 신선한 시도를 한 건 또 있었습니다.

 

바로 '타이포그래피' 입니다.

 

타이포 그래피는 보통 이런거입니다.

활자의 재배치.

 

근데 이 영마악에 등장하는 타이포그래피를 보면 아래와 같습니다.

으음... 쌈박하지 않습니까?

 

왼쪽은 시각을, 오른쪽은 청각을 통해서 한 장면을 또 나눴습니다.

 

이런 타이포그래피는 이후에도 계속 등장합니다.

 

정말 신선했고. 처음엔 좀 어지럽다는 생각도 들었는데, 지나다보니깐 영마악에서만 볼 수 있는 매력이라고 생각합니다.

 

이거 외에 더 감탄했던 건 엔딩이였습니다.

 

'엔딩이 10개입니다.'

 

여러분은 엔딩을 읽고 마음에 드는 엔딩 하나를 잡아서 바로 에필로그로 넘어가시면 됩니다. (물론 궁금해서 전부다 읽어보겠지만)

 

와 세상에... 보고 충격을 먹었습니다.

 

정말 지나치게 신선한 시도라서 말이 안 왔습니다...

 

 

이 작품의 장점 세번째는 '짜임새 있는 스토리' 입니다.

 

사실 용두사미가 아닌 것만으로도 감사해야지 하면서 읽었는데, 후반부에 떡밥도 다 수거해줘서 너무 고마웠습니다.

 

지나가면서 개그처럼 툭툭 흘렸던 떡밥들이 후반부에 다시 돌아오는 부분들을 보면서 작가가 처음부터 엔딩을 생각하고 썼다는 느낌이 강하게 들었습니다.

 

엔딩을 생각한 작가와 엔딩을 생각하지 않고 일단 시작한 작가는 스토리 진행에서 큰 차이가 나다보니깐 아무래도 이런 점은 정말 마음에 들었습니다.

 

별 거 아닌 주제에 계속해서 반복되는, 집중해서 보면 독자들이 알아볼 법한 떡밥을 배치한 것도 좋았습니다.

 

후반부가 급전개라고 느낄 수도 있지만, 적절히 던져둔 떡밥과 '혹시...? 설마...?' 하게끔 미리 독자가 의심한 부분들을 잘 이용해서 납득이 가게끔 진행했기에 문제가 있다 느끼진 않았고, 결국 완결까지 무난하게 재밌게 봤습니다.

 

***

 

스포일러를 적지 않으려고 노력했기에 작품의 몇몇 추가로 등장하는 후반부의 매력을 얘기하지 못 하는건 아쉽지만, 짧은 분량임에도 많은 매력을 보여준 작품이라고 생각합니다.

 

작은 상자에 맛있는 과자를 최대한 열심히 담은 종합선물세트 느낌이며, 안 보신 분이 있다면 한번 쯤은 볼만한 작품이라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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