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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르소설/판타지

[리리뷰 296번째] 메모라이즈(MEMORIZE)

by 리름 2022. 7. 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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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르 : 한국식 이세계, 회귀, 성인
작가 : 로유진
화수 : 1195화

 


책 소개글

현대와는 다른 세상 홀 플레인.

김수현은 군 전역을 신고하고 집으로 귀가하던 도중 홀 플레인의 세상에 강제로 소환당한다.

많은 우여곡절을 거치고 끝끝내 정상에 오르는데 성공하지만, 홀 플레인에서 활동한 10년의 세월은 이미 너무나도 슬픈 과거로 얼룩진 상태였다.

김수현은 슬픈 과거를 바꾸기 위해, 제로 코드의 힘을 10년의 시간을 되돌리는데 사용하기로 결정한다.

“그런 대단한 힘을 간직한 물건을 단순히 시간을 되돌리는데 사용하겠다는 건 어불성설입니다.

마지막으로 묻겠습니다.

사용자 김수현은, 다시 한 번 그 10년의 고통스러운 시간을 반복하겠다는 겁니까?”

말을 마친 세라프는 이제는 아예 애원하는 눈동자로 나를 보고 있었다.

문득, 안에서부터 까닭 없는 웃음이 터져 나왔다.

말 그대로 아무 이유 없는 웃음이었다.

나는 한동안 소리 없이 웃었다.


리뷰

주인공 '김수현'은 대한민국의 평범한 남성이었습니다.

전역하고 돌아오는 지하철에서 깜빡 잠이 드는데 눈을 뜨니 그곳은 '홀 플레인'이라는 이세계였죠.

10년간을 처절하게 살아남아 정상의 자리에 오르게 된 그는 결국 홀 플레인의 끝인 '제로 코드'를 얻는데 성공합니다.

정작 그의 옆에 그가 사랑하는 사람은 아무도 남아있지 않았습니다.

그는 제로 코드를 이용해 이제 10년 전의 세상으로 돌아가 다시 한번 홀 플레인을 시작하려 합니다.

이번에는 사랑하는 사람을 지키기 위해서죠.

판타지 소설 '메모라이즈'는 이렇게 시작합니다.

***

주의사항

- 이 작품은 19세 이용가와 전 연령, 비주얼 노벨 등 여러 가지가 있습니다. 필자는 19세 연재본을 읽었습니다.

- 이 리뷰에는 스포일러를 최대한 배제하였습니다.

- 이 리뷰는 필자의 개인적인 평가입니다.

***

필자는 이 작품을 엄청 기대하고 봤습니다. '대작'일 것이라고 생각하고 봤습니다.

꺼무위키 1번 란을 보면 한국식 이세계물의 지평을 연 선구작 조회수 9천만 최초 돌파, 추천 백만 돌파, 선작 6만을 넘긴 조아라 전성기를 이끈 퓨전 판타지

라고 적혀있습니다.

설레지 않나요?

다 읽고 나서 든 생각은 '선점효과'가 컸다고 생각합니다.

이 작품은 '적대적인 이세계', '잔인한 생존게임', '게임 시스템'이 섞인 한국식 이세계물의 선구자격인 작품입니다.

이 장르를 처음 접하시는 분들에게는 대작이라는 추억으로 남겠지만 시간이 지나서 어느 정도 이런 세계관에 익숙해진 뒤에 읽으신다면 이 작품은 기대에 못 미칠 수도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는 이 작품을 수작으로 여기고 여러분들에게 추천해주고 싶습니다.

이 작품의 장점 첫 번째는 '먼 치킨 주인공'입니다.

필자는 먼치킨물을 싫어하지는 않지만 압도적인 강함은 작품의 긴장감을 낮추고 몰입도를 떨어지게 하는 원인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렇다면 먼치킨 주인공이 매력 있으려면 무슨 요소가 필요할까요?

제 기준은 크게 세 가지입니다.

'먼치킨임에도 불구하고'

- 주인공이 매력적이거나

- 주인공이 약점이 있는 존재이거나

- 주인공이 힘을 쓰지 않거나

즉, 제약이 적절히 주어지면 먼치킨이라도 크게 문제는 되지 않습니다.

이 작품은 그런 편입니다.

시작부터 이미 세계관 상위권의 강자로 시작하는 데다가 1회차의 기억을 그대로 가진 주인공이지만, 주인공에게는 확실한 페널티가 존재했습니다.

주인공이 2회차를 시작한 이유가 지켜야 할 존재가 있기 때문에 저 지키고 싶은 사람들을 지키지 못하면 주인공의 패배라고 보면 됩니다.

즉, 저 지켜야 할 존재들은 주인공의 '약점'이 되는 거죠.

게다가 주인공 파티는 주인공에게 의존도가 큰 편이었고, 1회차에서 모르던 뒷 내용들도 많았습니다.

주인공은 '화정'이라는 말도 안 되는 사기급 힘을 가지고 시작하지만, 부족한 체력은 화정을 감당하지 못했습니다.

적절한 페널티가 있었습니다.

주인공은 절대 압도적이지 않습니다.

주인공보다 쌘 존재들 또한 많았고, 주인공은 완벽하지 않았습니다.

약점도 많죠.

그렇기에 긴장감이 존재하게끔 잘 설정되어 있습니다.

먼치킨물이지만, 먼치킨물이 아니게 느껴지게끔 잘 포장된 거죠.

이 작품의 장점 두 번째는 '장르의 특성'입니다.

장르 문학의 특성상 장르 그 자체가 주는 재미를 무시할 수 없습니다.

게임 판타지면 주인공의 성장과 아이템 파밍 등의 재미가 있을 것이고, 무협지라면 무협지 특유의 분위기를 좋아하기에 이미 거기서 추가점을 얻을 테죠.

이 작품은 그런 장르의 특성이 주는 혜택을 제대로 챙긴 작품입니다.

서론에서 언급했듯이 이 작품은 '한국형 이세계물'입니다.

주인공에게 적대적인 세계관, 넘쳐나는 모략과 암투, 잔인한 생존게임.

코즈믹 호러 수준인 적들도 있었습니다.

이런 장르가 주는 쾌감은 대표적인 예시들이 있습니다.

주인공마저 생존을 보장받지 못하는 너무나 위험한 상황, 그렇기에 독자들이 얻는 압도적인 긴장감.

그리고 그런 암울한 상황마저 타파해버리면서 얻는 쾌감.

거기에다 암울한 세계관에서 주는 어두운 쾌감 또한 작품의 장점이 될 수 있는 것이 '한국형 이세계물'의 장점입니다.

여기에 그치지 않고 2부에 들어서면 영지물적인 요소 또한 가미됩니다.

거기에 만약 19금 버전으로 보게 된다면 성인 요소가 추가되겠죠.

이 작품은 한 마디로 맛있는 것들을 다 섞어 놨습니다.

맛있는 계란말이, 맛있는 김치찌개, 맛있는 김.

따로 놔둬도 다 괜찮은데 얘네들을 다 한 상에 올려놨습니다.

맛이 없을 수가 없죠.

***

장점은 저 두 개라고 생각합니다.

그 외에도 준수한 필력, 적절한 스토리 전개, 매력적인 주변 인물들 다 좋습니다.

근데 이 작품은 앞서 말했듯이 '대작' 라인은 못 간다 생각합니다.

여기서부터는 그 이유인 호불호 요소를 얘기하고 싶습니다.

이 작품의 호불호 요소 첫 번째는 '외전'입니다.

의아해 할 수 있습니다.

'외전' 이잖아요.

작품의 본 스토리에 영향을 끼치지 않는 게 외전이니깐요.

근데 이 작품의 외전은 다릅니다.

메모라이즈의 외전은 외전이 아니라 '후일담'입니다.

작품 진행 도중 밝히지 못한 사이드 스토리도 있지만 외전의 대부분은 애프터 스토리를 다루고 있습니다.

이어지는 스토리인 거죠.

이건 작가가 못다 한 이야기를 쓰는 거입니다.

근데 이 '후일담'이 작품의 세계를 너무 뒤집었습니다.

이 작품의 본 편은 준수한 수준입니다.

아니, 확실하게 재밌습니다.

근데 '후일담'은 본편을 부정하고 있습니다.

캐릭터들의 성격이 변화하고, 작품의 세계관마저 변한다 싶으며, 작품의 장점마저 내다 버렸습니다.

필자는 정말 보지 말라고 얘기해주고 싶습니다.

제가 리뷰를 쓸 때 보통 오전 중으로 다 읽고, 여운을 충분히 즐기고, 오후에 리뷰를 쓰는데

이 작품은 하루 텀을 뒀어요. 외전 하나 때문에 작품의 평가가 부정적으로 돌아섰거든요.

외전은 보지 않는 걸 추천합니다.

본편은 연재 기준 987화로 완결이에요. 이 작품은 987화 완결 작이라고 필자는 여기고 있습니다.

이 작품의 호불호 요소 두 번째는 '후반부'입니다.

후반부에서 결말로 이어지는 이 길은 '독자'에게 주는 약속된 보상입니다.

'용두사미'라는 말이 괜히 존재하는 게 아니듯이, 끝이 좋아야 추억이 좋게 남습니다.

이 작품의 후반부는 실망스러웠습니다.

물론 충분히 일어날 수 있는 일이라는 생각은 들었습니다.

근데, 이건 작가의 테이블 세팅이 잘못되었다는 생각밖에 안 들었습니다.

소설을 읽다 보면 어느 순간부터 말도 안 되는 존재들이 눈에 띕니다.

이 존재들을 배제하고 쓰는 방법도 충분히 있을 거예요.

근데 작가는 결국 이 존재들을 끌어안고 끝까지 갑니다.

그렇다 보니 후반부는 만족스럽지 못했습니다.

후반부는 너무 쉬웠습니다.

긴장감이란 게 존재하지 않았습니다.

이 작품은 장르적 특성이 주는 매력을 잘 활용한 작품이'었'습니다.

그 특성 중 하나는 '압도적인 적이 주는 최고의 긴장감'인데 후반부에 쉬운 결말을 위해 이 장점을 포기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필자는 이 점이 너무 아쉬웠고 이 작품의 분위기를 그대로 끌고 갔더라면 후반부도 주인공에게 힘들었어야 했습니다.

주인공이 더 구르고, 더 힘들어하고, 더 고민했어야 했습니다.

그럼에도 이겨내는 주인공의 매력 때문에 저는 후반부까지 왔다 생각합니다.

근데 후반부는 배신감마저 느껴졌습니다.

결말이 나쁜 건 아닌데 과정이 별로였습니다.

이건 호불호 요소입니다.

이 작품의 호불호 요소 세 번째는 '하렘물, 19금 씬'입니다.

이 작품은 19금 신을 너무 잘 써서 문제였습니다.

너무 자주 나오고, 너무 뜬금없이 나오고, 핍진성이 부족했습니다.

하렘물이다 보니 여러 히로인들이 나옵니다.

개성이 겹치지 않게 구분이 필요했죠.

이건 19금 씬에도 똑같습니다.

근데 이 부분에서 개연성, 핍진성 둘 다 말아먹었습니다.

아 물론 각 캐릭터의 성벽을 제가 어떻게 알겠습니까.

근데 몇몇 캐릭터는 작품에서 시도 때도 없이 나와서 오히려 캐릭터성으로 구축할 정도면서 다른 캐릭터들은 그런 언급을 너무 쉽게 가볍게 넘겼습니다.

 

그리고 19금 씬이 매력이 없습니다.

중반부를 넘어가서부턴 19금 신을 스킵하고 싶었습니다.

근데 스킵하면 안 됩니다.

19금 씬 도중에도 스토리를 진행시키는 대사들이 나왔거든요.

어느 순간부터 이게 스트레스였습니다.

이 작품은 처음에는 19금 연령가로 쓰였고 그 뒤에 전연령판이 나왔습니다.

19금 연령가가 원작인 거죠.

그래서 굳이 원작으로 읽어 봤습니다.

다 읽고 필자가 느낀 건, 전연령판을 추천해주고 싶습니다.

이 작품이 굳이 19금 연령가로 쓰여야 할 이유를 저는 잘 모르겠습니다.

어두운 세계관을 더 생생히 전달하기 위해 잔인한 묘사를 넣고 싶었던 건 알겠습니다.

근데 이게 도가 넘는 부분이 있었고 굳이 왜 등장했어야 하나 싶은 부분이 있었습니다.

이 작품은 19금 연령가가 아니더라도 재밌게 읽을 수 있는 소설이라 생각합니다.

오히려 19금 요소를 넣은 건 작가의 욕심이라고 밖에 보이지 않았습니다.

'꼭' '필수적으로' 19금 씬이 들어가야 했을 '이유'가 없습니다.

***

이 작품은 무난하게 괜찮은 소설입니다.

필자가 단점이 될 수 있는 호불호 요소를 세 개나 써놨고 거기에 힘을 많이 주었지만 1, 3번 항목은 배제할 수 있고, 선택의 요소입니다.

실질적으로 호불호 요소는 하나인 거죠.

오죽하면 제가 외전까지 포함하면 이 작품은 10점 만점에 3점짜리라 생각할까요.

외전이 -5 점이었거든요.

근데 외전은 어디까지나 외전이고 선택의 요소입니다.

안 봐도 되고, 안 보는 걸 추천합니다.

후일담이 궁금할 수 있지만, 그냥 보지 말고 아름다운 추억으로 남기는 걸 추천합니다.

본편만 놓고 보았을 때, 이 작품은 재밌게 읽을 수 있는 소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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