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리뷰 419번째] 전국

장르 : 대체역사
작가 : 조경래
화수 : 433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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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글

봄과 가을, 춘추(春秋)를 거쳐 전국(戰國)이 열렸고, 진이 천하를 목전에 두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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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이제부터 누구보다 뜨겁고, 누구보다 차가워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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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때보다 뜨겁고, 어느 때보다 차가운, 여름과 겨울, 하동(夏冬)의 시대가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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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소설 전국은 중국 역사 중 춘추전국시대의 '전국'을 배경으로 한 소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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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 역사에선 전쟁에 전쟁을 거듭해서 7개국 중 진나라가 최초의 중화통일을 이루는 시기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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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서 진나라의 왕 영정이 스스로를 황제라 칭하면서 진나라 최초의 황제 '진시황'이 되는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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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후 15년의 짧은 시기를 거쳐 자멸하고 항우와 유방의 시대가 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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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때 최초의 중화통일이 동아시아에서 중요한 의미를 가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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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 민족과 문화로 갈라진 동아시아 중국을 하나로 엮어서 통치체제를 확립하고 통일성을 부여했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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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서로 달랐던 도량형, 화폐, 법 등도 통일시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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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게 현대 양아치 중국의 근간이 되었다고도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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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걸 아니꼽게 생각하던 주인공이 중국 역사탐방을 갔다가 장기밀매로 살해당하고 먼 과거 전국시대로 회귀하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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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진나라의 중화통일을 막는 목표를 세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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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라서 초중반 주된 내용은 자신이 사주를 볼 줄 안다며 역사 지식 활용해 각 나라의 명장과 명사들을 끌어들여 진나라의 야욕을 막는 내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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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이 소설에서 두 가지가 아쉬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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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번째는 전국 시대가 너무 복잡해서 작가가 완벽히 못써냈단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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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시대는 7국이 하루가 멀다하고 전쟁에 전쟁을 거듭하던 시대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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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 나라의 장수 중 영웅 아닌 이가 없었고, 각 조정의 신하 중 천재 아닌 이가 없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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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낱 간신배조차도 관직을 팔아먹던 이는 나라를 팔아먹는 도둑한테 먹히던 시대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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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연히 중요한 사건 사고도 끊이지 않고 곳곳에서 동시다발적으로 생겼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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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작가는 주인공의 행보에 따라 사건의 비중들을 따져봐야만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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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는 최소한으로 언급해야 할 사건과 인물만으로도 너무 많아서, 비중을 쪼개다 보니 이도 저도 아니게 됐단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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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로 따지면 등장인물이 너무 많아서 대본을 조정하다 보니, 주연은 조연만큼의 존재감밖에 보여주지 못하고, 조연들은 지나가던 엑스트라만큼의 존재감밖에 보여주지 못한 셈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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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게는 소설 초반의 빌드업 과정이 시놉시스랑 다를 바 없게 느껴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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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번째 아쉬운 점은 대체역사의 흐름이 원래 역사보다 낫다고 느끼지 못한 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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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미면에서나 내용면에서나 본래 역사가 더 좋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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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소설은 역사에서 주인공이던 진나라의 중화통일 과정을 무산시키고 중국을 7개국으로 분열된 상태로 현상유지하는 게 목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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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 구조상 어느 나라도 주인공이 될 수 없단 뜻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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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잘 쓴다면 멀티 주인공 체제가 됐겠지만, 이번 소설은 각 나라와 인물들의 매력을 잘 못 살린 편이라 생각하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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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라리 진나라 관점으로 약간 각색한 중화통일 과정이 더 재밌지 않았을까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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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전국시대 이후 유방과 항우 등의 활약도 어딘가 극적인 재미가 떨어지면서 본래 역사의 인물만큼 매력을 느끼지 못하게 되니 정이 잘 안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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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경래 작가의 소설들은 대체로 믿고 보는 편이지만 이번 소설은 제목과 달리 '전국'시대의 매력을 잘 표현 못한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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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개국이 맞물려서 약육강식의 전쟁을 치뤄서 시대 이름조차 '전국(戰國)'이라 일컫던 시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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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시대가 각 나라의 매력을 100%씩 700%의 포텐을 지니고 있다면 이 소설에선 기껏해야 세네국 정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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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마저도 50~60% 정도 보여줬다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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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 다 합쳐서 300%도 힘들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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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시대는 기원전인 만큼 사료도 적고 참고할 기타 창작물도 적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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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국지는 삼국지연의라는 걸출한 역사 소설이 존재하고 초한시대도 초한지라는 여러 창작물이 존재하지만 전국시대는 이름난 대표 창작물이 없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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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만큼 자유롭지만, 반대로 소설이 나아갈 방향표가 없는 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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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라서 많은 독자들에게 생소할뿐더러, 각색하기도 쉽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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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0년대 들어와서야 킹덤이란 만화가 조금 명성을 얻었지만, 그조차도 진나라의 한 장군을 조명할 뿐 전국시대 전체를 다루지는 못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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빙 돌아왔지만, 작가님의 다른 작품에 비해 여러모로 재미를 느끼기 힘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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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시대는 인지도가 낮아서 인물과 배경 설명에 힘을 썼지만 부족한 자료 탓인지 인물들이 정적이고 특색 있지 못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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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껏해야 염파 하나가 호탕한 인물로서 잘 비쳤을 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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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차피 주인공에게 방해받을 걸 알기 때문인지 항우, 유방, 한신이 각 나라를 꾸리는 과정도 정감가지 않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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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제게 전국이란 소설은 인상 깊지 못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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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쁜 소설은 아니었고, 객관적으로는 좋은 평을 줄 수 있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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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건 집필 과정의 악조건을 감안한 평이란 것을 분명히 알아야 할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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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든지 상위 호환격의 소설이 등장하여 묻힐 수 있겠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