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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르소설/현판

[리리뷰 147번째] 망겜의 성기사

by 리름 2022. 7. 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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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르 : 현대판타지, 게임빙의, 아포칼립스
작가 : 검미성
연재 기간 : 2018. 11. 1 ~ 2019. 7. 17
화수 : 206화

 


책 소개글

이 년 전, 세상은 온라인 게임이 되었다.

별로 좋은 게임이 되지는 않았다. 강화며 랜덤 박스 따위 도박 요소가 즐비한, 전형적인 사행성 RPG가 되었다.

돈과 시간을 축내는 만큼 강해지며 강해지면 갑질하기 좋은 그런 게임.


리뷰

흔히들 망겜이라 표현은 '게임 운영이 병신같음', '직업 간 벨런스 붕괴' 등 게임의 어떤 요소에 문제가 있을 때 사용하는 말이죠.

그리고 이 소설은 세상이 갑자기 망겜이 된, 다시 말해 망해가는 RPG 게임처럼 마음에 안 드는 투성이가 된 세상을 살아가는 한 고결한 성기사의 삶을 다룬 이야기입니다.

어느 날 지하의 신 플루토라는 신이 등장하면서 석유를 비롯한 지하자원의 수급을 차단합니다.

화석연료의 공급이 줄어들면서 인류는 빠르게 쇠퇴하기 시작했고 그와 동시에 등장한 지하 몬스터들과 무한 던전, 그리고 던전 온라인이라는 사행성 망겜의 능력이 그대로 현실에 이전된 '플레이어'의 등장은 현실에 많은 변화를 야기했죠.

주인공 황건욱은 전직 소방관이었지만 세상이 똥망겜으로 변하면서 자신이 키우던 성기사가 된 인물입니다.

망해가는 세상이기에 플레이어의 사회적 지위는 높아졌지만, 황건욱이라는 사람의 가치관으로는 현실의 변화가 달갑지가 않았습니다.

방구석에서 키보드나 두들기던 백수들이 능력을 얻었다고 남을 업신여기며 거들먹거리는 모습도, 과거에 열심히 살아왔을 일반인들이 NPC라며 멸칭으로 불리는 것도, 신의 입맛에 따라 변해버린 망해가는 세상과 거기에 플레이어로서 적응한 자신을 포함해서요.

비록 지금보다 대우는 못 받을지언정 망겜의 성기사보단 소방관이었던 자신이 더 자랑스러웠습니다.

이러한 동기로 세상을 다시 원래대로 바꾸려는 내용이 망겜의 성기사 줄거리입니다.

망겜의 성기사란 소설이 고평가 받는 이유는 그 스토리와 세계관이 무척 빼어나서가 아닙니다.

착한 주인공의 답답할 수 있는 행보를 독자들에게 거부감 없이 잘 녹여낸 점과 준수한 필력으로 묘사한 다양한 인간군상들이 주인공과 대비되면서 조연 역할에 충실했기 때문이죠.

즉, 주인공이 매력적으로 빛나 보이게 만들었단 뜻입니다.

독보적인 신체 능력과 고결한 마음씨는 주인공을 고대 신화에 등장할 법한 영웅의 모습을 투사하기에 충분했으며 게임 같은 현실에 괴리감을 느끼며 고뇌하는 모습은 인간미를 더해줬죠.

거기에 항상 호구 같지만은 않으며, 가끔씩 내비치는 현실적인 판단인 호감까지 느끼게 만듭니다.

그래서 위와는 정반대의 모습을 보여주는 조연들은, 그냥 소시민일 뿐이지만 추악해 보이기까지 하죠.

물론 진짜 쌍욕 나오는 인물들도 존재하지만, 이 모든 것은 주인공의 영웅적 행보를 부각하기 위한 장치입니다.

검미성 작가님의 소설들은 개성도 강하고 후반 분위기도 무거워서 다가가기 힘든 면이 존재했었는데, 망겜의 성기사는 비교적 더 대중적이고 완성도가 올랐습니다.

물론 여전히 거북한 부분은 존재했지만, 그보다는 작가님의 장점이 더 많이 드러났죠.

대체역사소설을 쓰던 가락 때문인지 고연무란 인물 설정에 고구려를 끌어와서 여러 가지 색채를 더해줬고, 북유럽 신화를 비롯한 다양한 신화들을 이번 소설에서도 즐겨 쓰셨으며 어둡고 음침한 것을 좋아하는 취향은 여러 조연들에게서 나누어 나타났고, '짜증 났지만 이 정도면 괜찮다' 정도로 표출됐습니다.

광란의 트롤랑에 이어서 작가의 가능성을 재확인 한 작품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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