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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르소설/라노벨

[리리뷰 15번째] 고블린 슬레이어

by 리름 2022. 7.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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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르 : 다크 판타지, 액션
작가 : 카규 쿠모
발매 기간 : 2017. 3. 10 ~ 발매중
권수 : 14권 + 외전 3권


책 소개글

“나는 세상을 구하지 않아. 고블린들을 죽일 뿐이다.”

그 변경의 길드에는 고블린 토벌만 해서 은 등급까지 올라간 희귀한 모험가가 있다…….

모험가가 되어 처음 짠 파티가 괴멸하고 위기에 빠진 여신관.

그때 그녀를 구해준 자가 바로 고블린 슬레이어라 불리는 남자였다.

그는 수단을 가리지 않고, 수고도 마다치 않으며 고블린만을 퇴치한다.

그런 그에게 여신관은 휘둘려 다니고, 접수원 아가씨는 감사하며, 소꿉친구인 소치기 소녀는 기다린다.

그런 가운데 그의 소문을 듣고서 숲 종족 소녀가 의뢰를 하러 나타났다─.

압도적 인기의 Web 작품이 드디어 서적화!

카규 쿠모 × 칸나츠키 노보루가 선물하는 다크 판타지, 개막!


리뷰

이 후기는 지극히 개인적인 관점에서 서술하므로 각자의 의견과 차이가 있을 수 있습니다.

이점 유의하시기 바랍니다.

 

이번에 리뷰할 소설은 고블린 슬레이어라는 소설입니다.

일본 라노벨 소설이며, 정발본 기준 일본에선 15권, 우리나라에선 14권까지 발매되었다고 합니다.

 

간단한 소개로는 검과 마법이 존재하는 어느 중세판타지 세계에서 고블린에게 소중한 것을 잃은 남자가 복수귀가 되어 고블린을 사냥한다는 내용입니다.

 

 

[장점]

1. 나름 현실적이고 일관된 주인공

소설의 주인공은 고블린에게 누나를 잃고 복수귀가 되어버린 남자입니다.

다른 판타지소설처럼 조그만 계기에도 각성해서 정의의 히어로가 된다거나 인성파탄의 악당 등 흔한 설정의 케릭터가 아닌데다 오로지 복수를 위해 매일 자신을 갈고닦고, 고블린을 사냥하러 다닙니다.

 

거기에 주인공이 마법이나 검기처럼 엄청난 이능력을 지닌 것도 아니고, 인간수준에서 그가 배워온 기술들과 노력, 그리고

미리 세워두고 들어가는 전략을 가지고 고블린을 상대하는데 이런 주인공의 모습은 나름 현실적인 수준에서 받아들일 수 있는 설정이고, 거기에 권수가 진행되도 먼치킨이 되지 않고 현식적인 수준에서 활약한다는 점도 나름 장점이라고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또한 보통의 판타지소설에서 고블린은 초반부분 경험치셔틀 수준의 하찮은 역할을 담당하는 마물인데 비해 이 소설에서 고블린은 처음부터 끝까지 주된 적으로 등장합니다.

 

다른 마물들도 가끔 언급되긴 하지만 주인공이 상대하는 적은 절대 다수가 고블린과 그 상위종들이며, 이런 약해빠진듯한 적을 상대로도 방심하지 않고 침착하게 상대해나갑니다.

 

 

2. 로맨스가 없는 전개

일반적인 라노벨과 달리 주인공에게 호감을 표하는 여성진들은 제법 있지만 러브라인으로 이어지는 전개가 없습니다.

 

우선 주인공이 인격적으로 장애가 있기도 하고, 장르 자체가 다크판타지이기 때문에 등장인물간 꽁냥꽁냥이나 주인공 하렘식의 전개가 등장하지 않습니다.

 

그런 전개를 좋아하는 사람에겐 단점일 수 있지만 별거없는 주인공에 여러 여자들이 꼬이는걸 싫어하는 사람들에겐 장점이라고 생각되는 점입니다.

 

 

[단점]

1. 설득력 없는 파워밸런스

이 소설 전반을 관통하는 가장 큰 단점. 소설에 등장하는 주적은 제목에서 나오듯 고블린입니다.

 

소설에 나오는 고블린은 체격은 작고 지능도 떨어지는데, 하지만 그 특유의 교활함과 번식으로 일반적인 대중들에게 상당한 위협으로 작용하는 존재입니다.

 

여기서 문제가 되는건 고블린의 위험성과 능력이 제멋대로라는 점입니다.

 

분명히 소설상 고블린은 10살 남짓한 어린아이 수준의 체격과 지능을 가진 하급 마물입니다.

 

지능이 낮기 때문에 인간수준의 전략은 불가능하고, 다루는 무기도 조악하고 약탈한 인간의 무기는 체격차 때문에 제대로 활용도 못합니다.

 

이렇듯 너무 하찮은 수준이기 때문에 습격이 발생했다고 하더라도 국가나 영지 차원의 토벌도 이뤄지지 않고 모험가 의뢰도 매우 낮은 수준에서 책정될 정도인데, 이런 스펙의 고블린들에게 마을주민들은 물론이고 퇴치하러 간 모험가들도 상당수 희생당합니다.

마을 주민들이라면 농촌일로 어느정도 단련이 된 사람들일텐데 그런 사람들이 한둘도 아니고 최소 수십명 거주하는 마을을 침공해서 여자와 식량을 약탈당하고, 퇴치하러 간 모험가들은 아무리 고블린 소굴이라는 이점이 있음에도 제대로 상대하지 못하고 쓸려 나갑니다.

 

10살 아이 수준의 신체능력이라면 일반적인 성인이 혼자서도 여럿을 상대할 수 있을 정도로 차이가 많이 나는데 여기 나오는 고블린은 설정이 제대로 안된건지 아니면 일반성인이 약한건지 일반적으로 당하기만 합니다.

 

거기에 등장하는 고블린의 수도 지나칠 정도로 많은데, 작중 1권만 하더라도 고블린 슬레이어 혼자서 처리하는 고블린의 수가 최소 수십~백단위입니다.

 

그가 활동하는 모험가 길드에는 거의 매일 고블린 의뢰가 몇건씩 들어오고 그걸 고블린 슬레이어가 매번 남김없이 처리합니다.

 

이정도라면 한건당 열마리 정도라고 하더라도 일년이면 수천마리는 족히 사냥하는 수준인데, 일개 개인모험가가 혼자서 이정도를 사냥하는데도 고블린은 줄어들 생각을 안하는데... 아무리 번식능력이 좋다고는 하지만 암컷개체가 없는 고블린은 종족번식을 위해 인간여자를 납치해 번식을 합니다.

 

임신후 출산까지 인간보단 짧은 시간이 걸린다고는 해도 금방 낳는 것도 아니고, 한번에 한마리씩 낳기 때문에 다른 동물들처럼 개체수가 빠르게 늘어나지도 못합니다.

 

또한 고블린들이 여자의 상태를 봐가면서 교미를 하지도 않기 때문에 잡아온 여자 한명이 낳는 고블린의 수는 적은 편입니다.

 

따라서 고블린의 수는 바퀴벌레나 쥐처럼 엄청난 속도로 불어날 수 없는 구조입니다.

 

그런데도 고블린은 정말 심심하면 나올 정도로 박멸이 되지 않고, 심지어 수백 단위의 무리를 이루어 마을을 습격하기도 합니다.

 

 

2. 설득력 없는 고블린에 대한 인식

1에서 이어지는 문제점. 앞서 1에서 고블린의 지나친 강함을 말했습니다. 말도 안되긴 하지만 어쨌든 고블린은 개체 하나하나는 약하지만 번식력이 좋아 수도 빠르게 늘어나고 양이 늘어나면 위험한 존재라고 가정을 하겠습니다.

 

그럼 최소한 고블린에 대한 인식은 개체 하나의 객관적 수치보다는 더 위험하다는 인식이 있어야 합니다.

 

고블린의 습격은 어쩌다 가끔 발생하는 것도 아니고 고블린 슬레이어가 활동하는 변경의 도시에서도 매일같이 퇴치의뢰가 접수될 정도로 잦으니 도시 밖 마을에는 물론 직접 상대하는 모험가들이 많은 도시에도 그정도의 인식은 있어야 하는게 정상입니다.

 

또한 그렇게 수시로 마을이 습격당하고 여자와 식량이 약탈당한다면 최소한 조직적인 토벌시도 정도는 해야 합니다.

 

아무리 습격 한번에 손실되는 자원 (살해된 사람, 납치된 여자, 빼앗긴 식략, 파괴된 재물 등등) 이 적어도 그게 매일매일 일어난다면 절대 무시할 수 없는 수치일테니 영주급의 지배자가 충분히 경계를 해야하는 수준의 문제일텐데, 이 소설에선 그런 시도는 한번도 없고, 매번 고블린에 대한 문제가 발생함에도 불구하고 고블린을 상대하는건 언제나 일선 백성들과 수준낮은 모험가들뿐입니다.

 

소설에선 이렇게 군대를 동원하지 않는 이유를 마물과의 전쟁때문이라고 설명합니다.

 

고블린 따위와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의 마물들이 위협하기 때문에 군대를 동원하는 건 우선순위에서 밀린다고.

(이것도 말이 안되긴 하지만) 어쨌건 군대를 동원하기 어렵다면 당장 맞서는 백성들과 모험가들이 고블린을 상대해야 하는데,

이들의 인식과 상태도 납득할 수 없는 수준입니다.

 

아무리 약한 최약체 마물이라고 하지만, 마을주민들은 이들에게 피해를 입습니다.

 

그러면 최소한 마을단위라도 방책을 두르고 보초를 서는 등 자구책이라도 마련해야 하는데 그런 행위가 제대로 나오지 않습니다.

 

주인공이 신세지는 소꿉친구네 목장만 하더라도 고블린에게 노려지기 쉬운 타겟인데 (식량이 될 가충 다수, 넓은 개활지 등) 그 흔한 방책 하나 없습니다.

모험가 길드도 이해가 안가기는 마찬가지인데, 고블린 퇴치를 나섰다가 살해당하는 초보 모험가들이 상당수라고 나오는데, 이정도 수준의 의뢰가 하급 의뢰라고 책정합니다.

 

모험가는 모험가 길드의 자원이자 더 넓게는 국가와 세계의 자원입니다.

 

그리고 모험가를 시작하는 초보 모험가들은 대게 10~20대의 젊은층으로 한창 노동력을 발휘해야 하는 사회 핵심 동력입니다.

 

그런데 이런 인력이 하급 마물인 고블린에게 맥없이 사망한다면, 이건 절대 가볍게 여겨선 안되는 문제인데, 최소한 의뢰등급을 높히거나, 퇴치경험이 있는 배태랑 모험가가 동행을 하거나, 그도 아니라면 길드 차원에서 정보를 제공하는 등 교육을 해야하는게 마땅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소설에선 그런 노력이 단 한번도 등장하지 않습니다. (하는거라고는 길드 의뢰담당 직원의 한두마디 수준의 조언 정도가 전부)

 

이런 설정 때문에 매번 초보 모험가 상당수가 사망하거나 구출되더라도 폐인이 되는데, 이렇게 인력이 무의미하게 소모되면서 그 사회가 버틸 수 있을까? 현대사회에서도 작은 도시에 젊은이들이 별것도 아닌 일에 열명씩 매일 죽어나가면 지금 당장은 몰라도 서서히 사회 전반에 악영향을 줍니다.

 

인간은 동물처럼 수정-출산-성장의 기간이 짧지 않고 매우 긴 편이기 때문입니다.

 

인간 한명이 사회구성원인 성인이 되기 위해선 최소 십년이 넘는 시간이 필요한 고급 자원인데 (고블린과 비교한다면 고블린 한마리가 출생~성인이 되는 기간은 불과 일년도 안된다. 이에 반해 고블린을 상대할 수준이 되려면 인간은 10년이 넘는 시간이 필요하다.) 이런 자원이 매일같이 맥없이 죽어나가는데 아무런 대처를 안하는건 억지로라도 받아들이기 어려운 설정입니다.

 

그리고 이런 위험성을 지닌 고블린을 방치하는 국가가 상대하는 마물은 대체 어느정도인지, 그정도 마물을 국가가 감당할 수 있는지 의문이 들게합니다.

 

인구규모가 현대국가보다 월등히 작은 중세사회에서 하루에도 수십명이 고블린에게 살해, 납치당하는데 이걸 방치할 정도의 위협이라니... 이정도면 정규군대는 물론 영웅 수준의 모험가들로 상대가 가능한지 의문이 들 정도입니다.

 

 

+ 작가도 문제를 아는지 뒤에 가서 '사실 이렇게 고블린이 쌔진 이유는 이 세계가 사실 신들이 가지고 노는 게임판인데, 고블린 슬레이어가 예상과 달리 너무 쌔서 고블린의 씨가 말라버릴 지경이니 고블린을 버프한다' 라고 설명합니다. 그런데 이것도 말이 안되는게, 게임판이면 게임에서 지켜야 할 룰이 있는데, 그 룰은 전능한 신들이 만든 것이니 게임 자체와 룰에도 하자가 없어야 하는게 정상입니다.

 

그런데 그런 게임에서 신들도 예상하지 못한 존재 - 주인공 - 가 등장했다고 게임의 룰을 뜯어고친다니, 이게 신이라는 게임 운영자이자 플레이어로써 할 짓인가? 게임을 만든 제작자가 유저들이 예상과 달리 잘하니까 컨텐츠 소모 막겠다고 느닷없이 잡몹 능력을 뻥튀기한 것과 다를 바 없습니다.

 

일개 게임에서도 이러면 운영진에 대한 욕들이 쏟아지는데, 이런걸 신이라는 작자들이 하고있으니 얼마나 작가가 세계관과 설정을 엉망으로 만들었는지 알 수 있는 부분입니다.

 

 

3. 획일적인 전개

권수가 진행될수록 나오는 내용과 전개가 획일적입니다.

 

가장 먼저 사건이 되는 소재를 별거아닌 것처럼 가볍게 소개를 하고, 거기에 주인공 일행들이 참여를 합니다.

 

그 과정에서 주인공은 평소와 다른 무언가를 하나씩 준비하고 (EX. 카나리아, 후추폭탄 등) 위기가 발생하자 주인공이 챙겨온 것들이 시의적절하게 활용되면서 사건을 무사히 해결해 갑니다.

 

이런 전개가 처음부터 끝까지 계속해서 반복되는데, 초반엔 그렇다 치더라도 후반에도 반복되서 흥미를 잃게합니다.


총평

고블린에게 소중한 것들을 잃고 복수귀가 되어버린 남자를 다룬 흔치 않은 다크판타지. 일반적이지 않은 소재이기 때문에 설정을 잘 했다면 제법 괜찮은 소설이 되었을 테지만, 심도있는 고찰이 없고 작가의 편의대로 이야기를 전개한 탓에 자가당착에 빠져버린 소설.

 

초등학생 수준의 고블린들이 성인모험가들을 상대로 무쌍을 찍는 마물 시점의 이고깽 판타지소설. 꼬여버린 설정을 수습하겠다고 뒤에 이런저런 설명을 덧붙였지만 오히려 그것도 말이 안되는 설명이 되어버린 망작.

 

다크판타지를 좋아한다면 3권까지는 권해줄 수 있지만 그 이상으로는 읽을 이유가 없어지는 소설.

 

흔치 않은 설정과 분위기에 처음엔 감탄을 했지만 조금만 고민을 해본다면 1권부터 문제점을 찾아낼 수 있는 얄팍한 설정과 획일적인 전개로 인해 흥미를 잃게 되어버리는 졸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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