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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르소설/로판

[리리뷰 192번째] 나무를 담벼락에 끌고 들어가지 말라

by 리름 2022. 7. 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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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르 : 로맨스판타지
작가 : 윤진아
연재 기간 : 2010. 7. 9 ~ 2019. 2. 13
화수 : 254화

 


책 소개글

복수의 이유는 결코 하나가 아닌 여럿이다.

그리고 그 방법 또한 굳이 한 가지일 필요는 없다

“내 증오의 시작은 열일곱 그날의 너고 내 증오의 끝은 아델이 죽은 그날의 너야. 난 그 자리에서 계속 맴돌고 있어.”

전장의 한복판에서 자신을 적국의 왕비라 칭하는 여인이 나타난다. 적국의 군사 기밀을 고해바친 그 여인의 청은 단 하나, 적국의 왕을 죽여 달라는 것. 누구도 그녀가 자신의 나라를 배반한 이유를 헤아리지 못하는 상황 속에서 왕관보다 차라리 단두대를 선택하겠다는 그녀의 각오는 여전히 미심쩍을 뿐이다. 하지만 그녀에게서 배어 나오는 속은 진심처럼, 그리고 그녀가 말한 군사 기밀은 거짓 없는 진실처럼 보인다.

무엇이, 그리고 어디까지가 진실이고 거짓인지 판단할 수 없는 상황 속에서 여인의 정체를 의심하던 총사령관까지 설득당하기 시작하는데…….

“내가 네게 한 다디단 말들은 그 자체로 내 증오의 깊이다.”

“너를 미친 듯 증오해.”


리뷰

두 강대국의 전쟁.

내일 있을 회전을 준비하고 있는 총사령관(남주인공)은 보초가 데려온 정체불명의 여자(여주인공)로 인해 심기가 불편했습니다.

여자는 자신을 현재 전쟁에서 친전 중인 적대국의 왕의 비라고 주장하고, 총사령관은 정체불명의 여자를 신뢰하지 않지만 건네 오는 정보가 너무나도 명확했습니다.

여자는 자신이 준 정보로 전쟁에서 승리하라 요구합니다.

총사령관은 자신의 위치를 생각하면 순순히 그녀를 믿을 수 없으며 적국 왕비의 배신이라는 믿을 수 없는 사건이 대략 복수를 위한 것임으로만 짐작할 뿐입니다.

이후 왕비의 배신으로 중앙 삼국의 정치가 얽혀 돌아가기 시작합니다.

[특징]

1. 로맨스의 탈을 쓴 군상극 : ​단순한 로맨스라고 태그를 붙이기에는 정치와 전쟁, 외교와 왕권에 대한 묘사가 복잡하고 뛰어납니다.

남자와 여자의 인간관계가 주가 아닌 외교적 사건 속에서 휘말리는 군상극이라고 하는 것이 더 어울린다고 생각합니다.(거기에 로맨스 한 스푼 추가)

여주인공의 운명이 참으로 기구합니다. 저는 설원입니다를 접하면서 피폐물이라는 단어를 처음 알았지만 제 기준으로서는 이 책의 여주인공이 설원보다 고생을 많이 합니다.

그럼에도 타고난 악바리 기질로 복수를 준비하니 밤을 새우며 읽으며 제발 좀 행복하라고 빌었었습니다.

2. 독특하고 세밀한 설정 : ​적지 않은 사람들이 눈마새, 피마새를 보다가 하차하는 이유 중 하나는 익숙하지 않은 용어의 사용일 것입니다.

이 책에서도 마찬가지로 직위나 계급을 부르는 단어가 생소합니다.

초반에 읽으면서 귀족회의 장면을 보다가 이러한 이유 때문에 몇 번을 다시 읽어야 했습니다.

작명에도 많은 신경을 썼음을 볼 수 있는데 여주인공의 이름은 '게외보르트의 왕녀였을 적 이름은 비달 프리드리히 무지크 외르타 틸 게외보르트 트레첸바​, 라르디슈 왕비로서의 이름은 라그랑주 파르무티에 외르타 라르공드 비에이라 라르디슈 올 발루아​ 입니다. (고마워요 나무 위키!)

과거 유럽 왕족 작명법처럼 매우 흥미롭습니다.

읽으면서 세밀한 설정에 감탄했던 부분 중 하나는 투항한 자칭(자신이 왕비라고 주장했다고 덜컥 믿지 않는다) 왕비를 위해 막사를 마련해주고 막사 안에 약간의 유희를 위해 카드게임 '롬'을 준비해 놓았습니다.

왕비는 심심했다며 호위로 붙여준 기사와 함께 카드게임을 합니다.

그러나 이 카드는 왕비를 시험해 보기 위한 한 가지 방법이었으며 후에 카드게임을 같이한 기사가 '롬'의 게임 방법을 아는 것이 귀족이라는 증거라는 생각을 하지도 않는 것 같아 보여 최소한 귀족처럼 보이기 위한 훈련을 받은 것 같지는 않다고 보고합니다.

또한 투항 시 입고 있었던 복장의 양식, 억양에 남아있는 모국어의 흔적들을 다방면으로 검증하는 장면이 기억에 남습니다.

3. 유려한 수사학과 호흡 긴 묘사 : ​대사가 고풍스럽습니다.

연극 대사를 보고 있는 것 같기도 합니다.

어떤 후기글에서는 묘사가 너무 길다며 글에 허세가 있다 평하였습니다.

그러나 저는 글이 길지만 중심이 잡혀있고 묘사가 뛰어나여 글이 길수록 읽고 상상하는 재미가 있으니 장점이라 말하고 싶습니다.


총평

​로맨스 태그를 달고 있긴 하지만 꽁냥꽁냥이 아닌 국가라는 거대한 집단에 소속되어 역사의 중심에 서있는 남녀의 이야기로써 로맨스에 거부감을 갖고 있던 사람들도 충분히 재미있게 볼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게다가 마법이 없다는 것은 개인적으로 가산점 요소.

로맨스판타지 장르가 이 책의 반 정도만 따라올 수 있다면 저는 정말 기쁘게 생소한 장르를 받아들일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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