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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르소설/로판

[리리뷰 193번째] 에이미의 우울

by 리름 2022. 7. 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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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르 : 로맨스판타지
작가 : nigudal
연재 기간 : 2017. 7. 3 ~ 2020. 12. 8
화수 : 128화

 


책 소개글

객식구 취급 받기 만렙 찍은 아가씨가 공부에 찌든 소꿉친구와 편지 주고받으면서 푸념하는 이야기.

어머니가 험프리 공작과 재혼해서 그 집에 얹혀 산지 12년, 에이미는 본의 아니게 공작 따님 바이올라의 사교계 명성 방패막이가 되어 남부 더블린 성에 같이 내려가게 된다.

더블린 성에서의 생활은 나쁘지 않다.

하지만 좌천된 하녀가 모습을 감추고, 성 밑 마을 어귀에서는 괴물이 나오는 데다, 급기야 바이올라가 수상한 남자 키릴과 함께 갑자기 실종되는 사건까지 일어나는데.......

에이미는 과연 바라는 대로 험프리 공작 가문과 관계없는 평안한 생활을 찾을 수 있을까?


리뷰

알만한 사람은 다 안다는 소설이었지만, 화수도 적은 데다 별로 눈에 안 들어와 아예 시도조차 하지 않았던 작품.

그러다 정말 볼 게 없어서 추천글을 훑어보다가, 로맨스 소설 중에 극단적으로 평이 좋아서 이번에 맘먹고 읽어보았습니다.

읽고 나서 느낀 것은 누가 이 소설을 로맨스라고 분류했는지에 대한 의문과 이 명작을 여태껏 읽지 않았던 나 자신에 대한 분노였습니다.

내가 이 소설을 읽지도 않았으면서 미리 단정하고 포기했던 것처럼 무작정 덮어놓고 싫어하는 사람들이 있을까 봐 이 리뷰를 씁니다.

이 소설을 읽는데 진입장벽이 되는 요소로는 화수가 적다는 점, 여주라는 점, 로맨스 소설로 분류된다는 점이 있습니다.

여기서 앞에 두 가지는 괜찮은데 로맨스 소설에 반감을 가지는 사람들은 안심하고 그냥 읽는 것을 추천합니다.

아무리 읽어봐도 여주가 누군가랑 꽁냥꽁냥대는 내용이 없습니다.

일반적인 로맨스 소설처럼 왕자라든지 공작, 후작의 아들 같은 엄친아와 엮이고 썸 타고 물고 빨고 하는 내용 따윈 찾아볼 수 없습니다.

오히려 그 반대라고 봐도 될 듯하니, 로맨스의 그 달달한 분위기, 또는 역하렘에 심히 알레르기가 있는 사람들도 걱정 없이 즐길 수 있는 소설이라고 생각합니다.

그 외에 그냥 여자 주인공이라서 무조건 싫다는 사람들의 경우에는 제가 할 말이 없지만... 나는 여자가 아니라서 여자 주인공의 심리에 공감할 수 없다던지, 여자의 입장에서 쓴 소설을 남자인 내가 공감할 수 있을 리가 없다든지 하는 이유로 싫어하는 사람들에게는 그나마 희망적인 소식이 있습니다.

그것은 이 소설의 여주가 일반적인 로맨스 소설의 여주와는 전혀 딴판인 캐릭터를 가졌다는 것입니다.

남자 앞에서 내숭 떠는 것도 없고, 검술 실력도 상당하며 성격도 시원시원한 게 상남자라고 봐도 될 정도여서 남자들이 읽어도 그다지 불편함이 느껴지지 않습니다.

다른 로맨스 소설에서도 걸 크러쉬적인 도도한 여주들은 있어왔지만, 이 소설의 여주는 그런 여캐들과 비교해도 전혀 다르다고 단정할 수 있습니다.

게다가 그런 상남자적 가치관이 소설 끝까지 변하지 않는다는 것에서 큰 찬사를 주고 싶었습니다.

일반적인 로맨스 소설에 나오는 자존심 세고 도도한 여주들은 처음엔 남자 히로인들에게 튕기면서도 끝에 가서는 결국 다른 소설과 똑같이 꽁냥꽁냥 대는데 여기선 그런 게 없습니다.

그러니 여주물과 로맨스 소설에 알레르기가 있는 사람들도 안심하고 도전해도 좋다고 생각합니다.

이렇게 말해도 여전히 여주인공이 싫다고 느낀다면 소설 내 또 다른 주연인 소꿉친구에게 감정 이입하는 것을 권하겠습니다.

소설 진행방식이 독특하게도 여주가 소꿉친구인 남자와 편지를 주고받는 형식으로 진행되기에 스토리 끝까지 그 소꿉친구가 등장합니다.

그러므로 그냥 발상의 전환으로 여주가 아닌 소꿉친구를 주인공으로 생각하고 읽는 것도 알레르기를 치료하는 하나의 방법이라 생각합니다.

여기서 또 프로 불편러라면, 혹시 '여주가 소꿉친구랑 꽁냥꽁냥 하는 거 아냐?'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그딴 거 없다고 단정할 수 있습니다.

물론 소설의 뒷이야기에서 어찌 될지는 모르지만 소설 끝날 때까지 소꿉친구와는 만나지도 못하는 데다가, 편지 주고받는 걸 읽어보면 정말 오래 사귄 친구라는 느낌이 강하게 듭니다.

마지막으로 문제 되는 것은 상대적으로 적어 보이는 화수입니다.

'화수가 적더라도 재밌으면 그만 아니냐?' 하는 사람들이 대부분일 테지만, 저같이 '오래오래 즐기고 싶은데 내용이 적으면 이제 좀 재밌나 싶을 때 끝나버리잖아'라는 유치한 생각을 가진 사람도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제가 봤을 때 에이미의 우울은 절대 적은 분량이 아닙니다.

오히려 불필요한 연장 없이 깔끔하게 완결 냈다는 점에서 작가를 칭찬하고 싶을 뿐이었습니다.

분명 스토리를 더 써나갈 소재가 있는데도 불구하고 하나의 사건이 종결되면서 깔끔하게 막을 내린 느낌이라 섭섭하면서도 한편으로 시원하다는 느낌이 들게 만드는 작품입니다.

그리고 일반적으로 인기 있는 작품들이 100화, 200화 이상의 분량을 확보하게 된 이면에는 분명 시스템이라던지 대화문, 효과음 등의 온갖 뽕이 들어가 있을 것이므로, 그런 게 없는 이 작품으로서는 이 정도도 많은 분량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중간중간 분량을 늘리고자 쓸데없는 이야기를 집어넣는 뽕들을 제거하고 보면, 좀 과장해서 일반 웹소설의 150~200화 정도의 분량이 이 작품과 비슷한 분량이라 할 수 있습니다.

그러므로 여태껏 여러 이유로 에이미의 우울을 패스하고 있었던 사람들은 부디 이번을 계기로 한번 시도해보는 것을 추천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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