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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르소설/현판

[리리뷰 295번째] 월야환담 채월야

by 리름 2022. 7. 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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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르 : 현대판타지
작가 : 홍정훈
권수 : 7권


책 소개글

평소 폭주족과 어울려 다니는 양아치였던 한세건은 어느날 밤 폭주족과 함께 쏘다니다 조금 늦게 집에 귀가한다.

그러나 집 안으로 들어가자마자 느껴지는 비릿한 피의 냄새.

마루바닥이 피로 흥건한 것을 보고 세건은 무언가 잘못되었다는 것을 직감한다.

그 원인은 다름아닌 이야기에서나 등장하는 줄 알았던 흡혈귀.

흡혈귀는 우연히 세건의 애완견을 구울로 만들어버렸고, 그것에 의해 세건의 부모와 형까지 죽음을 맞이하게 된 것이다.

세건은 자신이 할 수 있는 모든 힘을 다해 흡혈귀에게 저항하나, 중과부적으로 죽음의 위기에 처한다.

그러나 흡혈귀를 추적해 온 실베스테르에 의해 흡혈귀는 살해당하고, 세건은 모든 것을 잃어버리게 된다.

살아가기 위한 이유와 복수의 대상마저도.

결국 세건은 증오의 대상을 흡혈귀 전체로 돌리게 되며, 오컬트 샵 아르쥬나를 찾아내어 만난 실베스테르에게 자신을 헌터로 만들어 달라고 요구한다.

그것은 마약을 자신에게 주사하며, 결국에는 흡혈귀가 될 지도 모른다는 공포와 죽음 사이에서 줄타기를 하는… 인간다운 삶을 스스로 포기하는 길이었다.

하지만 무심한 세례자인 실베스테르는 소년의 앞날에는 아무런 관심이 없었기에― 결국 세건을 받아들인다.

「미친 달의 세계에 온 것을 환영한다.」


리뷰

주인공 '한세건'은 그저 바이크를 사랑하던 평범한 고등학생이었습니다.

바이크로 밤의 도로를 질주하고 좀 늦게 집에 돌아온 그가 발견한 건 이미 죽은 가족의 시체였죠.

갑자기 나타난 실베스테르에게 생명을 구원받았지만, 그는 자신의 가족을 죽인 놈들에게 복수를 원합니다.

그렇게 그는 일반인들은 모르는 뒷 세계 '월야의 세계'에 입문합니다.

이 이야기는 흡혈귀에게 가족이 죽은 한세건의 처절한 복수극입니다.

***

판타지 소설에는 여러 유명한 '보증수표' 작가 분이 있습니다.

아무리 못 해도 '수작'은 되는 그런 보증수표 작가죠.

필자에게 그런 작가라 그러면 이영도 작가님, 전민희 작가님, 김철곤 작가님, 그리고 이 책을 쓰신 홍정훈 작가님 같은 분들이 있죠.

지금은 과거의 독기 가득한 필력이 조금 줄어들었지만 이 책은 그 독기가 절정에 이른, 홍정훈 작가님 커리어 최고의 작품 중 하나입니다.

한국 어반 판타지의 조상님이라고도 볼 수 있는 이 소설은 지금 다시 봐도 다시 뽕에 취하게 합니다.

오늘 추천드릴 작품은 '월야환담 채월야'입니다.

***

이 작품의 매력 1번은 '액션'입니다.

소설은 글입니다.

말과 다르고, 영상과도 다릅니다.

소설의 장점이자 단점은 바로 사람이 읽을 때 상상하며 읽는 거라 필자는 생각합니다.

어떤 책은 읽다 보면 그 공포가 직접 전달돼서 책을 무심코 놓고 근처를 한 번 살펴보게 하는 뛰어난 필력을 가졌는가 하면 어떤 책은 작 중 공포스러운 상황이더라도 독자가 공포를 전혀 못 느끼는 상황이 오죠.

이 작품의 액션 묘사는 그를 뛰어넘는 묘사를 필자의 부족한 경험상 아직까지 겪어보지 못했습니다.

어느 순간부터 필자가 어떤 책의 액션 신을 묘사할 때 '이건 월야환담 급의 묘사력이다'라고 표현할 정도로 이 작품은 뛰어난 묘사가 매력인 작품입니다.

작가가 취미로 격투기를 하는 분이시다 보니 이런 점에서 정말 엄청난 강점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 작품의 첫 번째 매력을 뽑아보면 항상 빠지지 않는 것, 액션이 이 작품의 장점 1번입니다.

이 작품의 두 번째 장점은 '어두운 세계관'입니다.

이 작품은 읽고 난 뒤에 담배를 입에 물고, 하드 메탈을 크게 틀은 상태로, 도로의 속도제한을 무시하고 달려야 할 거 같은 느낌입니다.

흡혈귀를 상대하기 위해 그들의 피를 뽑아서 제조한 마약을 투여한 채로 싸우는 사람들.

압도적인 능력으로 인간들을 그저 먹잇감으로 밖에 보지 않는 오만한 흡혈귀들.

작 중 세계관은 지독합니다.

등장인물들은 거기에 걸맞은 지독한 인물들 밖에 없죠.

흡혈귀를 죽이는 헌터는 복수를 위해 헌터가 된 사람과 돈을 벌기 위해 헌터가 된 사람들입니다.

복수를 위해 헌터가 된 사람들은 자신의 안위는 신경도 안 쓰고 오로지 복수만을 꿈꾸고 있고, 돈을 벌기 위해 헌터가 된 사람들은 흡혈귀보다 더 인간 같지 않은 짓도 서슴지 않고 있죠.

그래서 작품 내에 등장하는 사람들은 끊임없이 냉소와 비아냥으로 가득 차 있습니다.

그들이 내뱉는 위트 있는 발언들은 하나같이 블랙코미디죠.

작가는 이 어두운 세계관을 끝까지 놓지 않고 독자들을 계속 세계관으로 끌어들입니다.

결국 이 작품을 다 보고 나면 저절로 nirvana나 marilyn manson의 노래를 찾게 됩니다.

이 작품의 세계관에 좀 더 녹아있고 싶거든요.

이 작품의 세계관에 어울리는 노래들은 위의 저런 가수들 밖에 기억이 나지 않습니다.

이 작품의 세 번째 장점은 '한세건'입니다.

한세건은 처음부터 끝까지 참으로 일관적인 인물입니다.

흡혈귀를 증오하고, 흡혈귀를 믿지 않고, 흡혈귀 만을 생각하죠.

한세건은 가족이 죽고 난 뒤에 끊임없는 PTSD에 시달리고 흡혈귀를 죽여야 한다는 사명감마저 가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자신의 가족을 죽인 흡혈귀는 이미 죽은 지 오래고 어느 순간부터 먹고살기 위해 흡혈귀들을 사냥하는 스스로에게 자기혐오마저 느끼죠.

흡혈귀 중에서 착한 흡혈귀가 있다는 것도 본인은 알고 있습니다.

사람보다 더 사람다운, 그런 흡혈귀요.

하지만 그런 흡혈귀는 한세건이 가장 싫어하는 흡혈귀죠.

흡혈귀가 거래를 시도하나요? 한세건은 그 이야기를 듣고 총을 쏠 거입니다.

흡혈귀가 항복합니까? 한세건은 웃으면서 그 흡혈귀의 얼굴을 걷어차겠죠.

한세건에게 있어서 좋은 흡혈귀는 오직 죽은 흡혈귀뿐이니깐요.

실수로 흡혈귀에게 물려 본인이 흡혈귀가 되는 순간 바로 자기 머리에 총을 쏠 인물이 한세건입니다.

그러면서 참으로 복잡한 인물입니다.

흡혈귀라면 한 치의 망설임도 없이 죽일 테지만 민간인은 가능한 죽이지 않습니다.

자신은 총기가 금지된 국가에서 총질을 하고 마약도 하고 있지만 쓰레기 무단 투기는 하지 않고 분리수거는 꼬박꼬박 합니다.

아이러니하죠?

이런 외골수인 주인공이, 누구보다 노력하는 주인공이, 누구보다 일관적인, 누구보다 모순적인 주인공이 주변 상황은 1도 신경 쓰지 않고, 자신마저 불태우면서 가는 그 길이 궁금하지 않을 리가 없죠.

***

이 작품의 가장 큰 매력은 '한세건'에 있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제 필력으론 한세건의 매력을 어떻게 더 어필해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결벽에 가까운, 외골수 주인공은 항상 독자를 유혹합니다.

고블린 슬레이어의 주인공이 그런 장점을 극대화시킨 작품의 예시죠.

이 작품은 요즘 보기에 조금 올드할 수도 있습니다.

초반은 좀 어색할 수도 있죠.

하지만 초반부를 조금만 지나도 이 작품의 매력은 금방 쏟아집니다.

어느 순간부터 그런 것들은 다 잊고 작품에 빠져들겠죠.

이 작품은 초반부만 지나면 요즘 봐도 '촌스럽다'라는 생각이 1도 들지 않는 작품이거든요.

한국 어반 판타지의 시초, 파멸을 향해 달려가는 주인공의 매력이 폭발하는 딥 다크한 작품.

'월야환담 채월야를' 저는 여러분들에게 추천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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