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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르소설/판타지

[리리뷰 300번째] 카르마의 탑

by 리름 2022. 7. 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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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르 : 다크판타지

작가 : 후지타 케이야키

연재 기간 : 2018. 9. 10 ~ 2020. 1. 5

화수 : 628화


책 소개글

이 세상은 평등하지 않다.

글라스에 찰랑찰랑 가득 찬 포도주를 들이키는 사람이 있으면,

몇번이고 제자리 걸음된 흙탕물을 훌쩍거리는 사람도 있다.

따뜻한 모피에 몸을 싸는 사람도 있으면, 얄팍한 넝마를 감기는 사람도 있다.

이 세상은 행복하지 않다.

 

태어난 순간, 사람은 격차의 바다에 떨어진다.

부자 아들, 가난한 아이, 귀족인 아이, 농부인 아이, 노예의 아이.

노예로 태어난다면 최후, 기어오르는 것을 위는 좋아 하지 않는다.

이 세상은 잔혹하다.

누군가의 행복은 누군가의 불행.

일정량의 자원을 둘러싸고, 사람은 싸워, 빼앗아, 죽인다.

산다는 것은 시체 위에서 춤추는 것이다. 미쳐, 먹어라, 범해, 죽여라.

이 세상은, 지옥이다.

 

그러니까 사람은 빛을 요구한다.


리뷰(REVIEW)

알키디아 제국의 불가촉 천민, 노예였던 알은 귀족의 농간에 누나를 잃고 세상에 복수를 다짐합니다.

하지만 누나를 죽인 귀족은 알카디아 제국 내에서도 후작의 위치에 있는 권력자였기에 그는 타인의 신분으로 위장하고, 병사로 공을 세워 귀족이 되고, 복수를 이루고자 합니다.

* 소설가가 되자 같은 똥구덩이에 있기에 더욱 빛나는 진주 같은 작품

소설가가 되자는 우리나라에서 '배설가가 되자'로 유명할 정도로 쓰레기 작품이 넘쳐나는 플랫폼입니다.

더군다나 씹덕 감성, 라노벨 감성으로 비판받는 작품 또한 매우 많기에 실제로도 똥 같은 작품이 넘쳐나죠.

근데 그런 똥통 속에서 빛나던 두 작품이 있습니다.

개 쩌는 고증과 정교한 설정으로 여주물임에도 불구하고 어마어마한 완성도를 자랑한 '책벌레의 하극상'

그리고 제가 소개하려는 작품 '카르마의 탑'입니다.

 

1. 이 작품은 전쟁, 정치물이며 중세 배경의 난세시대에 주인공이 무장으로 성장하는 내용입니다.

이해하기 쉽게 말하면, '삼국지' 같은 작품이죠.

이 작품의 장점 또한 삼국지와 같습니다.

수없이 등장하는 매력적인 인물, 영웅들의 대서사시, 그 사이에 얽히고설키는 관계, 국가 간의 관계와 팽팽한 신경전, 언제 어떤 장수가 죽을지 모르는 앞을 알 수 없는 전개 등등.

그 모든 장점을 이 작품은 잘 살렸습니다.

* '필력'이라는 간단한 단어로 퉁치고 싶지 않지만, 이 작품의 '필력'은 정말 대단합니다.

2. 좋은 필력은 캐릭터'들'을 매력적으로 만들었습니다.

등장인물이 많다는 것은 작가가 그만큼 다양한 캐릭터를 매력적으로 만들 수 있어야 하고, 캐릭터들 사이의 관계를 잘 이해하고 있어야 합니다.

이 작가는 그걸 합니다.

주인공 윌리엄(알)뿐 만이 아니라, 작품에 등장하는 수없이 많은 무장들은 하나 같이 매력이 넘쳐요.

주인공과 정 반대의 타고난 용병, '볼프 강 스트라이크'

윌리엄이 최초로 친구를 먹은 거상의 자식, '칼 폰 테일러'

신에게 사랑받는 아이라며 자신의 운 또한 전쟁에 써먹는 천재적인 군사 '루돌프'

주인공 전 세대의 최강자들인 3대 거성들 등등.

각 국가별로 가지고 있는 매력적인 무장들과 서로 다른 캐릭터성들.

삼국지에서 수없이 많은 매력적인 인물이 등장하듯이, 이 작품 또한 매력적인 인물들이 정말 많고, 각자의 매력이 넘쳐나요.

3. 좋은 필력은 전투신을 긴박하게 만들었습니다.

전쟁물이 재밌으려면, 전투가 손에 잡힐 정도로 처절하고 긴박한 맛이 있어야 합니다.

이 작가는 그걸 합니다.

주인공은 타고난 천재도 아니고, 오직 뼈와 살을 깎는 노력만으로 성장하기에 타고난 재능충들에게 밀리는 경우도 많습니다.

게다가 주요 인물들이 워낙 잘 죽어나가는 소설 세계관 특성상 주인공도 예외가 아닐 거란 생각이 들 정도로 항상 긴박감이 넘쳐요.

이 작품을 처음 접했을 때, 정말 오랜만에 밤을 새우며 읽어갈 정도로 긴장감 넘치는 게 아직도 기억이 납니다.

4. 좋은 필력은 충분한 개연성과 넘치는 핍진성을 확보해놨습니다.

주인공의 성장을 위해 쉽게 얻는 기연.

주인공을 무작정 좋아하는 빡대가리 히로인.

주인공이 말 몇 마디만 하면 멋대로 충성하는 멍청한 부하.

주인공을 빛내주기 위해 쓰레기처럼 소모되는 엑스트라.

이 작품은 그딴 게 하나도 없습니다.

주인공의 적은 주인공만큼 매력적이고, 주인공만큼 똑똑하며, 주인공보다 강합니다.

멍청한 대사를 내뱉지도 않고, 쓰레기 같은 개연성으로 사건을 해결해버리지도 않습니다.

작가는 전국시대를 만들어내기 위해 각각의 나라와 그 나라만의 특이점을 설정하며 그에 걸맞은 핍진성을 만들어 익숙하지만, 새로운 중세 전국시대를 창조해냈습니다.

그렇기에 더욱더 쉽게 몰입할 수 있고, 깊게 빠져듭니다.

5. 그리고 좋은 필력은 개쩌는 서사를 완성해놨습니다.

군웅할거의 전국 난세시대에는 그에 걸맞은 서사가 필요합니다.

삼국지에서 유비가 밑바닥에서 시작해서 천하를 삼분하는 큰 인물이 되는 과정에서 그 서사 또한 매력 있었기에 삼국지는 더 재밌었습니다.

카르마의 탑 역시 주인공이 성장하는 그 서사 하나하나가 기가 막힙니다.

사건 하나가 또 다른 사건의 기폭제가 되고, 어떤 때는 주인공을 묶기도 하고, 어떤 때는 주인공을 돕기도 하고, 군웅할거의 시대다 보니 언제 서로 친구가 되고, 적이 될지도 모르는 데다가 전쟁의 시기에는 전쟁으로, 평화의 시기에는 정치전으로 독자가 숨 쉴 시간 없이 작품의 끝까지 따라가게끔 유지합니다.

그리고 결말 또한 독자가 생각한 것, 기대한 것 그 이상의 엔딩을 준비해놨기에 더더욱 좋았습니다.

모든 작품의 완성이 결말이듯이, 엔딩이 좋았기에 이 작품이 더 오래 기억에 남았습니다.

* 하지만 이 작품, 호불호가 갈립니다.

누구나 인정할만한 명작도 취향에 따라 읽기 힘든 것처럼 이 작품 또한 비슷한 문제가 있습니다.

1. 일단 전국시대물이다 보니깐, 등장인물이 많습니다. 사실상 군상극이에요.

군상극을 좋아하는 사람들은 좋아할 테지만, 싫어하시는 분들은 이게 큰 문제일 겁니다.

물론 군상극의 가장 큰 특징은 매력적인 인물이 매우 많고 그 모든 인물이 주인공만큼 매력적이기에 좋다는 거지만 인물이 많으면 읽기 불편해하시는 분들도 분명히 있겠지요.

2. 그리고 작품의 분위기가 무거워요...

이 작품은 주인공 알의 일대기이자, '복수기'입니다.

작품 시작 부분에서 주인공이 복수의 다짐을 하는 부분을 아시겠지만, 이 복수는 절대 가볍지 않습니다.

자기가 가장 사랑하는 사람, 자기를 도와준 사람을 스스로 잘라낼 정도로 독한 복수심입니다.

그렇기에 이 작품은 절대 가벼워질 수 없어요.

복수는 절대 가벼운 소재가 아니니깐요.

3. 그리고 멘탈이 깨질 부분도 있어요.

스포일러지만, 도중에 하차 마렵기보다는 잠시 책을 멈추고 쉬고 싶어 질 만큼 멘탈이 피폐해질 부분이 있습니다.

이건 미리 경고해두는 겁니다. 마음의 준비를 해두라고요.

솔직히 그 부분쯤 가면 하차 걱정은 없거든요.

무조건 뒤를 보게끔 되어 있어서.


총평

전국시대물답게 매력 넘치는 다수의 무장 캐릭터 등장, 약간의 군상극 특징을 가지고 있음, 분위기가 내내 진중하고 무거움.

도중도중 멘탈이 깨질 수 있지만 그래도 뒤가 궁금해 미칠 지경이라 계속 보게 되는 작품.

[추천대상]

이 작품은 킹갓엠퍼러급 개쩌는 필력으로 쓰인 개 쩌는 작품이기에 보는 걸 추천.

전쟁물, 군상극 좋아하는 분들에게 강력히 추천.

특히 삼국지나 만화 킹덤을 재밌게 본 분들은 무조건 취향에 맞다고 생각.

무겁지만 잘 쓰인 소설, 그것도 대 서사시를 다 읽고 얻는 쾌감을 느끼고 싶은 분들에게 추천.

[비추천 대상]

군상극을 싫어하는 사람.

가볍게 즐길걸 찾는 사람.

너무 많은 분량이 부담되는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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