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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르소설/현판

[리리뷰 360번째] 전직 아이돌의 배우생활

by 리름 2022. 8.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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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르 : 현대판타지
작가 : 김두루미


책 소개글

아이돌 출신 배우 정연진, 드디어 발연기의 오명을 벗고 연기상을 받았는데!

어쩌다 보니 아이돌로 성공했고 또, 어쩌다 보니 배우가 되었다.

지독하게도 열심히 살았다.

이렇게 죽나 싶었는데, 죽는 것도 만만치 않다.

18살로 돌아온 지금.

또 아이돌이 되어야 할 필요는 없잖아?

2회차 인생은 연기 천재는 어떨까?

인생은 멀리서 보면 희극, 가까이서 보면 비극이라던데.

아니다, 다시 사는 정연진의 인생은 희극이다.


리뷰

이 소설은 배우물치고는 너무 허술합니다.

배우물같은 연예계물은 제일 중요한 게 리얼함이라고 생각하는데 이건 그 리얼함이 굉장히 부족합니다.

그걸 설명해보자면.

첫 번째로 와 연기 잘하네 라고 적는데 왜 잘하는지에 대한 묘사도 굉장히 부족하고 납득이 가는 개연성 있는 전개도 없습니다.

그냥 회귀했는데 연기 천재가 됐다고 하는 것뿐 그걸 글로 묘사도 못하니 보는 사람 입장에서 이 놈이 연기를 정말 잘하는지 왜 잘 하는지 하나도 감정이입이 안 됩니다.

배우 다시 살다처럼 연기의 종류 구분하고 각 연기에 대해서 설명하면서 발전하는 내용이라도 적던가 그런 것도 없으니 너무 허술하게 느낄 수밖에 없지.

두 번째로 드라마나 영화판에 대한 지식이 많이 부족합니다.

대본의 씬이 나눠져 있는 지문도 허술하고, 그 외 등장인물들의 모습도 굉장히 대충대충 그려놨습니다.

실제 영화판이 이러겠지, 드라마판이 이러겠지 하는 느낌이 거의 안 들었습니다.

그냥 다른 배우물 보고 대충 이런 순서로 진행되는군 하고 그 순서만 기억하고 따라 쓴 느낌이랄까.

즉 배경에서부터 현장감이 굉장히 부족하고 당연히 등장인물들의 생동감도 죽을 수밖에 없습니다.

그리고 이 소설에서 극중극 내용 좋다는 후기가 많았지만 다만 극중극 내용이 대체로 진지한 내용입니다.

막드제나 PD생활, 랜덤작업실 같은 로코나 말초신경을 자극하는 획기적인 내용을 기대한다면 별로일 수 있습니다.

그럼 이 작품이 완전히 마음에 안 든 거로 끝이냐 하면, 그건 아닙니다.

개인적으로 마음에 들었던 건, 이거 의외로 내용이 힐링물이었습니다.

이게 주인공이 어렸을 때 어머니 돌아가시고 아버지랑 떨어져서 할머니 손에 자라고 나중에야 아버지랑 같이 살게 되는데, 서로 너무 어색해합니다.

그러다 주인공이 길거리 캐스팅으로 아이돌 연습생 제의를 받는데, 아버지랑 떨어지고 싶어서 아이돌 하고 싶은 것도 아닌데 그걸 수락합니다.

근데 연습생 생활 시작하고 얼마 안 돼서 아버지가 사고로 돌아가시고, 그제야 주인공이 엄청 후회하고, 이걸 기점으로 주인공이 마음이 고장나버립니다.

아무것도 바라는 게 없고, 그냥 아버지 두고 시작한 연예인 생활 무조건 성공하겠다고 매달립니다.

실력 부족한데 비주얼 멤버로 데뷔했을 때도 쉬는 시간 없이 연습만 계속하며 노래랑 춤을 갈고 닦고, 아이돌 인기로 연기 대뷔했을 때도 이 악물고 계속 연습해서 그나마 사람다운 연기력을 갖추게 됩니다.

근데 얘가 마음이 고장 나서 뭐를 해도 감정을 잘 안 느끼고, 대본을 암만 봐도 캐릭터에 공감은 고사하고 심리 파악 자체를 잘 못합니다.

그러다 겨우 연말에 상 받게 됐는데 사고로 죽고, 과거로 돌아오게 된 거.

과거 돌아와서 처음에는 어안 벙벙하다 아버지가 아직 살아있는 거 알고는 아버지 부둥켜안고 엉엉 울고, 그다음부터 얘가 감정을 정상적으로 느끼기 시작합니다.

노래나 춤을 출 때도 자기감정에 맞춰서 몸이 탁탁 움직이고, 대본을 봐도 캐릭터 감정이 마음에 쏙쏙 지나가며 공감할 수 있게 됩니다.

1회 차에는 어색한 사이였던 아버지랑도 점점 가까워지고, 주변 사람들도 돌아보며 이리저리 관계를 개선하고 이것저것 시도하는 게 많이 나옵니다.

개인적으로 힐링물도 좋아해서 이런 요소를 흥미롭게 봤는데, 상당히 작위적인 느낌이 드는 거 말고는 괜찮았습니다.

다만 여기에 드라마까지 진지물로 가버리니, 뭔가 단짠이 부족한 느낌이긴 합니다.

일상파트는 좀 어설픈 힐링이고, 극중극은 진지한 분위기로 진행되니 김 모락모락 나는 두부만 계속 퍼먹는 기분이랄까?

맛이 없는 건 아닌데 좀 질려...

그리고 중간에 보면 주인공이 아버지한테 연애해도 된다고 말하는 거로 봐서 작가가 타이밍 봐서 주인공 아버지 재혼시키려고 하는 것 같은데, 그것도 좀 그런 게 안 그래도 주인공이 아버지랑 부둥부둥하며 '사, 사랑해요' 하는 것도 상당히 오글거리는데, 거기에 새어머니까지 합세시키면 너무 오글거릴 것 같습니다.

물론 캐릭터 설정 잘하고 필력 좋게 잘 풀면 또 모르겠지만, 별로 거기까지는 기대가 안 됩니다.


총평

배우물로서는 부족함이 많은 소설.

극중극 말고도 힐링물 요소가 굉장히 강하니, 힐링물 좋아하면 한 번 찍먹 정돈 괜찮을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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