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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르소설/현판

[리리뷰 372번째] 음악천재를 위하여

by 리름 2022. 8.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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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르 : 현대판타지
작가 : 고광
화수 : 270화

 


책 소개글

평생을 이기적으로 달려온 나에게 마지막 순간 남는 것은 아무것도 없었다.

그런 내가 다른 이를 위해서 움직인 그날 내 인생의 악장이 새롭게 쓰이게 되었다.

“현아, 바이올린을 켤 줄 아느냐?”

할아버지는 기대에 찬 눈빛으로 나를 쳐다보았다.

재벌의 후계자들만 모인다는 자리에 초대된 나의 손에 있는 건 하나의 바이올린.

필연인지 우연인지 모르는 이 순간 나는 활을 들어 올렸다.

활과 현이 맞닿는 그 순간 겨울이 찾아왔다 비발디 사계 겨울 3악장.

그의 연주에 사람들이 환호하고, 전율한다.

세계를 움직이는 어린 마에스트로의 이야기


리뷰

주 내용은 대기업 밑에서 일을 하던 그래도 능력은 있던 검사가, 병에 걸려서 죽으니까 과거로 회귀.

그런데 알고보니 본인은 음악천재였다는 소설.

소설에서 가장 아쉬운 건 사족이나 없어도 되었던 설정이 너무 많습니다.

주인공이 일하던 대기업은 소설 내의 제일그룹이란 회사인데, 전생때 이 그룹을 위해 일하다 자신이 병에 걸리니까 바로 내쳐지는데, 이게 한이 맺힌 것처럼 묘사됩니다.

그리고 환생하고 할아버지 집에 갔는데 알고보니 할아버지는 제일그룹 맞먹는 재벌에, 옆집 할아버지가 제일그룹 회장이었습니다. (독자는 몰랐지만 주인공은 알고 있었음)

회귀하면서 기존 검사출신의 머리가 더욱 업그레이드 되었는지 머리가 엄청 잘 돌아간다는 묘사도 있고, 하여튼 주인공을 띄워주기 위한 게 많긴 한데, 대부분이 무쓸모입니다.

1. 검사 출신이다.

안 씁니다.

오히려 방해되는데 소설의 히로인이 제일그룹 장손녀인데, 전생에 자신이 열심히 일하다 자신이 힘들어지자마자 바로 내쳐버린 회사 딸내미랑 그냥 친하게 지냅니다.

뭐 거리낄 거도 없이.

제일회장하고도 사이좋게 잘 지내고.

그럴거면 제일그룹하고 사이가 안 좋았던 전생이 뭐가 되는지...

그런데 회귀 후에 '이 음식 처음 볼텐데 이렇게 먹는거 어떻게 알았니?' (검사일때 먹어본적 있음)

'여기 처음 와볼텐데 어떻게 길을 이렇게 잘 아니?' (검사일때 와본적 있음)

'영어, 일본어, 중국어 왜 이렇게 잘 아니?' (검사일때 배웠음)

2. 경영

분명 이 소설은 음악물입니다.

제목부터가 음악이고, 근데 주인공의 능력을 너무 띄우고 싶으니까 주인공의 경영 능력을 엄청나게 그려놨습니다.

소설 후반기에 가면 주인공이 할아버지가 세워준 유령회사 가지고 혼자서 재벌급으로 키워버린다던가.

전 세계 각 대륙의 기업인들에게 필요한 걸 거래할 때 '이건 검사시절 때 보고서로 읽었다'이러면서 준다던가.

경영때문에 소설이 난잡해지는 게, 하루는 음악하고 하루는 경영하고 하루는 음악하다가, 나중엔 그냥 경영하러 뉴욕 갔더니 뉴욕 필 하모닉에서 러브콜, 런던가면 런던 필 하모닉에서 러브콜 이런 식으로 진행돼버립니다.

3. 연애

주인공이 히로인보다 2살인가 많습니다.

그래서 소설 끝에 갑자기 몇년 타임워프 하기 전까진 주인공이 20 ~ 21세에 히로인은 미성년자입니다.

아무리 소설 내에서라도 성인하고 미성년자하고 사귀면 안되는건가 싶은지 무리수가 많습니다. (정작 얘네는 초~중학교 때부터 알던 사이임)

- 커플링 있음

- 방송이나 사람들 소개할 때마다, 남자친구 있음, 여자친구 있음 그러고, 항상 껴안고 키스하고 다님

- 서로 같이 잔 적 있음(미성년자라 섹스는 안함)

이러면 그냥 사귀는 정도가 아니라 엄청 깊은 사이라고 묘사해야 되지.

히로인 졸업하고 언제 결혼하지? 가 고민이어야 되는데, 정작 얘네는 소설 극 후반 가서 너네 사귀냐? 하면 우리 사귀는 거 맞나? 이러고 있습니다.

마지막가서 그렇게 말할거면 그냥 연애파트 싹다 들어내든가 뭐하는 짓인지...

4. 음악

음악물에서 왜 음악? 이럴까 싶은데 대부분 이런 음악물은 클래식물입니다.

주인공도 클래식음악을 하고 있고, 그런데 길을 걷다 길거리 버스킹하는 애를 도와주게 되는데 그 옆에 있는 사람이 알고보니 쥴리어드 음대 총장.

또 지나가다가 버스킹 한번 했더니 들은사람이 런던 필 하모닉 단장.

비행기 타면서 클래식 듣다가 옆자리 사람이랑 이야기 나눴더니 영국 왕립 음악 학교 총장 겸 왕세자.

뭐 이런식입니다.

거기다가 영화음악 찍었더니 제임스 카메론을 필두로 할리우드 감독들이 전부다 '주인공이 음악 줄때까지 영화 개봉 안 함' 이러고 있고, 오아시스 같은 그룹이 데뷔일 때 곡 한 곡 주니까 얘들이 엄청 뜨고 나서 계속 주인공 찾아다니면서 곡좀 주세요 곡좀 주세요 이러고 있고, 주인공을 띄워주면서 카타르시스를 얻는 게 이런 장르소설의 특징이긴 한데 좀 심하게 병신같은 구조로 이걸 진행합니다.

5. 마지막으로 이야기 진행 방식

소설 중후반부터 나오기 시작하는 건데, A라는 사건이 끝나면 갑자기 A사건 10년 뒤로 가서 'A 사건이요? 그때 주인공이 엄청났죠' 하는 나레이션이 나옵니다.

영화 타짜 맨 초반부에 '고니요? 그는 제가 아는 최고의 타짜였어요'하는 식으로 그게 네번? 다섯번? 계속 반복됩니다.

사건 A 끝나면 a 10년 뒤 주인공이 엄청났다, 현재시점으로 복귀, B 사건 끝난 후 B 사건 10년 뒤 주인공 엄청났다, 현재 시점으로 복귀.

초반 중반까진 안그러다가 왜 갑자기 후반부에 이렇게 묘사를 해놓았는지 모르겠습니다.

소설 읽다가 갑자기 10년 점프하길래 이거 분명히 분량이 한참남은데다가 끝날 이야기가 아닌데? 하고 읽어보니까 다시 현재 복귀하고 현재 복귀하고 이러고 있습니다.

 


총평

성실하고 똑똑하고 예의바르고 잘생기고 따듯한 완성형 주인공.

필력이 좋아서 초중반까지는 재미있게 읽을 수 있음.

클래식을 연주할때는 음악과 선율에 대한 묘사가 거의 없고, 직후 사람들의 평가와 반응만을 조명해줘서 예술적 묘사에 두드러기를 가진 사람도 무난하게 읽을 수 있음.

음악쪽만을 원하는 사람에게는 단점일 수도 있지만 재벌3세로서 개업 내부를 바로잡고 미래지식을 이용해 투자하는 부분은 주인공의 대단함을 더해주는 장치이며 알콩달콩 로맨스와 함께 쉬어가는 부분이기도 함.

그러나 후반부로 갈수록 예술적 묘사가 조금씩 많아지고, 주인공 활약-찬양의 원패턴에 조금 지치게 되는 구간이 생김.

마무리는 딱히 임팩트가 없었고 보여줄 거 다 보여줬으니 이제 끝내자는 느낌.

노골적으로 말하면 후반부에 힘 떨어졌으니 끝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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