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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르소설/판타지

[리리뷰 394번째] 퇴역병 찬미가

by 리름 2022. 8.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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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르 : 판타지
작가 : 어진용
화수 : 263화

 


책 소개글

더 이상 바라는 것도, 원하는 것도 없었다.

슬픔도 상실감도 언젠가 무뎌질 거라 생각했다.

하지만 모습을 드러낸 진실이 그를 붙잡아 세웠다.

슬픔은 분노로, 상실감은 복수심으로.

이름을 버린 거인이 다시 세상을 향해 몸을 튼다.


리뷰

<퇴역병 찬미가>를 봤는데 기대 이상이었습니다.

오랜만에 '좋은'소설을 봤습니다.

재미있게 읽다보니 후기가 상당히 깁니다.

가벼운 소설보단 진지함이 있는 소설을 좋아하시는 분한테 아주 좋을 것 같습니다.

오락성이 있는 소설은 아니다 보니 스릴이나 쾌감, 빠른 전개를 원하시는 분한테는 맞지 않을 것 같습니다.

내용은 아내를 잃은 퇴역병이 인생을 포기하려다 죽은 아내와 얽힌 사건을 알아채고 아내의 복수를 하는 내용입니다.

장점 요약

1. 254화의 짧지만 꽉 찬 분량

2. 적당히 무게감이 있는 진지한 이야기

3. 매력적인 등장인물

첫 번째

이 소설을 읽으면서 250화가량의 글이지만 250화 안에 불필요한 부분은 덜어내고 필요한 부분을 꽉꽉 눌러 담았다고 생각합니다.

조연들 간의 사사로운 대화조차 자세히 보면 배역들의 캐릭터성을 보여주고 이야기 진행의 힌트나 개연성 등을 위한 것이었습니다.

짧은 분량 속에 하나의 큰 사건을 가득 담아냈다고 생각합니다.

두 번째

이 소설은 요즘 양산형 소설들 과는 달리 약간 예스러운 진지한 전개를 보입니다.

몰아치고 극적인 전개가 아닌 무거운 걸음을 꿋꿋이 한걸음 씩 나아가는 스타일이라고 생각합니다.

그 덕분에 전개가 느리고 답답하다고 느끼시는 분들도 있다고 생각하지만 저는 글을 읽으면서 몰입하다 보니 전혀 지루하지 않고 등장인물들과 함께 여행하는 느낌이었습니다.

사실 요즘에 너무 가벼운 소설이 많았습니다.

그러다 보니 퇴역병 찬미가를 읽으면서 오랜만에 '좋은' 소설을 읽었다고 생각했습니다.

빠른 전개가 주는 쾌감에 뒷전개가 궁금하여 빠르게 읽어가는 소설이 아닌 천천히 곱씹으며 음미하고, 생각하고, 공감하는 소설이었습니다.

스토리보다 등장인물의 마음에 집중하게 되는 소설이었습니다.

세 번째

매력적인 등장인물도 빼놓을 수 없는 것 같습니다.

우선 저는 '히로인'을 중요시하는 편입니다.

히로인이 없으면 삭막하기도 하고 마음을 쉬게 해주는 요소로서 필요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이 글을 읽으면서 죽은 히로인이 이토록 매력있을 수 있음을 깨달았습니다.

외로운 주인공을 위한 새로운 히로인의 필요성이 생각나지 않은 정도로 매력적이었습니다.

'주인공'의 경우 세계관에서 상대할 자가 없는 강자입니다.

그런데 그런 강한 힘이 극의 몰입을 망친다는 생각이 들지 않았고 오히려 강한 힘이 책임과 두려움을 상기시키는 요소로 받아들여졌습니다.

그리고 '구치'는 독자와 가장 가까운 등장인물이었습니다.

저는 이 글을 읽으면서 주인공보다는 구치가 되어 안타까운 마음으로 주인공을 바라보며 이야기 속에서 함께 했습니다.

구치는 관찰자이자 주인공에 몰입한 존재였고 독자와 가장 가까운 존재였습니다.

이 외에도 많은 등장인물이 있습니다.

그 등장인물 하나하나 매력적이고 한 사람으로서 다가올 만큼 재미있었습니다.

소위 말하는 트로피적 등장인물이 거의 없다고 생각합니다.

단점 요약

1. 극적인 스릴이나 호쾌함이 미흡하다.

2. 주인공의 힘, 세계관에 대한 개연성 및 설명 부족

3. 시리즈 물을 위해 남겨 놓은 떡밥 및 등장인물

첫 번째

진지한 이야기로 방향을 잡다보니 요즘 나오는 소설처럼 호쾌함과 스릴 등을 추구하신다면 큰 단점으로 다가올 것 같습니다.

특히 전투신의 경우 주인공의 오버파워 때문인지 다른 전투신이 좋은 작품에 비하면 건조한 느낌이 있습니다.

하지만 이 건조한 전투신 마저 저는 주인공의 심리에 걸맞은 그리고 글의 분위기에 걸맞은 방식이라고 생각하지만 이런 점을 단점으로 받아들이는 분들도 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두 번째

이 글에서 주인공은 무척이나 강합니다.

물론 저는 이 글을 읽으면서 주인공의 강한 힘이 전혀 껄끄럽거나 글을 망친다는 생각은 하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주인공의 힘의 출처에 대한 개연성 설명은 조금 아쉬웠습니다.

소설이 짧고 주인공의 퇴역 이후를 다루다 보니 그럴 수 있겠지만 강한 힘의 개연성에 대한 설명이 조금 아쉬웠습니다.

설명이 있긴 하지만 우연에 기댄 개연성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이 소설은 주인공의 퇴역 이후를 다뤄서인지 스토리 내에서의 개연성은 아주 타당하며 잘 풀어냈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스토리의 근간을 이루는 요소 등에 대한 의문점 해소 능력은 만족스럽지 못했습니다.

대표적으로 주인공의 힘, 주인공 아내가 하필 이번 세계에서 마도사를 만나 생명을 이어간 이유, 미스터 리와 오두막 그리고 계라는 세계관에 대한 설명이 부족한 것 같습니다.

이러한 의문점 들을 작가는 우연과 오차에 의한 특이점에 빗대어 설명하지만 제가 느끼기엔 중요한 특이점인 만큼 우연과 오차보단 보다 탄탄한 이유가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세 번째

작가가 소설 극후반부 댓글에서 이 소설이 3가지 이야기를 가진 시리즈물 중 하나임을 언급했습니다.

그렇다 보니 완결을 났지만 남겨둔 떡밥이 좀 있습니다.

대표적으로 샬롯, 거병, 마도사가 생각나네요.

그러나 아쉬움이 조금 남습니다.

특히 거병과 마도사의 경우 극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낮아서 별 지장은 없지만 샬롯과 샬롯 주변 등장인물들은 비중도 있고 매력이 컸었는데 시리즈 물을 위해 극 후반부에는 방치되어 아쉬움이 남습니다.

물론 이 또한 작가의 의도라고 생각합니다.

앞에서 말한 부족한 계에 대한 세계관 설명이나 샬롯 등과 같은 떡밥들이 시리즈 물의 발판이 될 거라는 점에서 기대도 있지만 아쉬움 남는 것도 어쩔 수 없는 것 같습니다.

끝으로 진지한 이야기와 꼼꼼한 전개, 그리고 주인공뿐만 아니라 주변 등장인물 들을 중요시 생각하는 분들께 추천드립니다.

그러나 빠른 전개와 호쾌한 재미, 그리고 글을 읽으면서 고심하기보다는 즐기고 싶으신 분들, 주인공의 사이다를 즐기시는 분들께는 비추천합니다.

저도 재미있는 글을 좋아합니다만 종종 읽는 이런 진지한 글이 주는 감동이 큰 것 같습니다.

물론 진지한 글만 읽다보면 정신적으로 지치니 재미 위주의 글들도 번갈아 가며 읽는 편입니다.

오랜만에 재미있고 좋은 글을 읽다보니 글이 길어졌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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