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리뷰 427번째] 던전 드루이드

​장르 : 현대판타지
작가 : 쿠우울
화수 : 270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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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글

신부님과 함께 고아원과 자신의 생존을 위해서 사람을 죽이며 살았던 태산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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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꿈을 향해 나아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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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처음에는 왠 틀딱 아재가 소설을 쓴 줄 알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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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경은 현대 한국이 분명한데 주인공의 이름부터가 '태산박'이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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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후 등장하는 인물들도 '견망귀'니 '봉수륵'이니 하면서 어감을 전혀 생각 안하고 이름의 한자 뜻만 신경쓴 게 분명한 점이 굉장히 어색하게 다가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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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다가 처음 등장하는 여성 인물은 어미마다 '-ㅇ'을 붙이는 등 현실에선 다방 레지도 안 쓸 것 같은 말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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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를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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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 공격대 오빵? 이름이 뭐에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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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십니까.엄준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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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머머, 거짓말!! 사람 이름이 어떻게 엄준식이에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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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마 엄씨에 이름 뜻은 준비할 준, 식사 식입니다. 할아버지께서 지어주신 이름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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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짓말처럼 멋진 이름이네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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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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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위는 좀 순화했고, 첫만남은 꼭 통성명을 하면서 상대의 본적과 이름 뜻을 직설적으로 캐묻는 게 당연시 되게 끔 소설 분위기가 형성돼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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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쯤 되면 주인공이 특이한 게 아니라 이 소설을 쓴 작가의 가치관이라 생각되는 게 자연스러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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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론부터 말하자면 이는 소설의 한 장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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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그래도 갑작스러운 '판타지 쇼크'로 서울이 폐허가 된 세계관이라서 약간의 위화감들은 개념치 않고 넘기기 일쑤였는데 느릿한 글 진행을 참고 읽으면서 조금씩 풀리는 퍼즐 조각들을 하나씩 조합해야지만 주인공이 살고 있는 세계를 전체적으로 관망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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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도 이를 깨달을 즈음 가면 별 것 아니게 여겨지지만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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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보다 가장 큰 문제점은 작가가 꽁꽁 숨겨놨던 대부분의 소설 장치들이 밝혀져도 큰 임팩트가 없었다는 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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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소설을 읽다 보면 중요치는 않지만 어딘가 익숙한 존재를 만나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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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디선가 읽은 듯한 묘사와 캐릭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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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붉은... 외눈?' 뭐지?라고 느꼈다면 당신은 '판타지 월드- 강철의 전사'를 읽은 적이 있을 가능성이 농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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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냐하면, 같은 작가이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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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이 작가의 소설들은 세계관을 공유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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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는 소설 마지막의 마지막, 에필로그에서야 깨달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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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틀딱 아재 작가의 인상이 강하게 남아있었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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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 사실을 알고서 읽으면 소설 곳곳에서 작가 특유의 감성이 남아있는 걸 느낄 수 있는데 주인공에게 여러 힘을 실어주지만 먼치킨보다는 좁밥 레벨로 느껴지는 점이나 이능과 초월적 힘만큼이나 기술과 신체의 단련을 중요하게 묘사하는 점이나 괴물과의 싸움은 항상 힘겨운 점 등 비슷한 점은 찾아보면 많지만 강철의 전사보다는 로우 판타지물의 색채가 조금 더 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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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으로 소설의 엔딩이 좀 불만이 있을 수 있지만 개인적으로는 괜찮게 매듭지었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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꼭 모든 이야기가 '결혼해서 애 낳고 알콩달콩 잘 살았습니다'를 보여줘야 끝나는 건 아니니까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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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화책도 아니고 소설이 꼭 그럴 필요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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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후 이야기가 어떻게 진행될지 충분히 예상 가게끔 보여줄 건 다 보여줬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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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차피 더 보여줘 봤자 이전에 보여준 것의 재탕일 뿐일 테고... 또, 이렇게 헤어져야지 다음에 다른 모습으로 만났을 때 더 반갑지 않겠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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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우울 작가의 모든 소설들은 동일한 세계관을 공유하는 만큼 재회에 대한 기대감도 커다랬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