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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르소설/로판

[리리뷰 443번째] 깨진 유리 구두의 조각

by 리름 2022. 8.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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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르 : 로맨스판타지
작가 : 열매
화수 : 271화

 


책 소개글

아름답고 상냥한 의붓동생 로에나.

이를 질투한 새언니 시스에. 모든 동화가 그렇듯 행복한 결말은 언제나 주인공의 몫이었다.

그리고 그 주인공은 시스에가 아니었다.

로에나의 모든 것을 빼앗으려 했지만 도리어 모든 것을 잃은 시스에.

“로에나, 넌 정말로 아무것도 몰랐니?”

“난 니가 싫어.”

막다른 곳에 몰린 시스에는 일부러 그녀의 눈앞에서 떨어졌다.

그런데…….

“처음 뵙겠습니다. 로에나라고 해요.”

지금 꿈을 꾸고 있는 것인가?

다시금 고통을 맛보라는 신의 장난인 것일까?

지독한 현실이 다시 되풀이 되었다.

너무나 절망스럽게도 말이다.


리뷰

이 소설은 "<신데렐라>를 새언니를 주인공으로 재창작한 소설"로, "시간 회귀를 한 새언니가 모든 것을 차지하는 내용"입니다.

또, "악녀가 주인공인 로판"이기도 하고요.

아마 <신데렐라>의 내용은 모두 알고 있을 테니 세부적인 설명은 생략하겠습니다.

다만, 이 소설에서 새언니는 주인공 한 명이며, 신데렐라 역할인 동생이 황태자와 결혼하자 새언니는 목을 매달아 자살합니다.

그리고 처음 백작가로 들어왔던 순간으로 시간회귀를 하며 소설이 시작됩니다.

이 소설의 주인공인 새언니는 동생인 신데렐라역의 영애에게 깊은 패배의식을 갖고 있습니다.

자신은 아무리 독하게 공부하고 억척스럽게 매달려도 얻을 수 없던 인맥, 기품, 교양을 쉽게 갖고 있던 동생이며, 계부가 죽은 후 진창에 빠뜨렸지만 진창 안에서 정신적인 성숙을 이뤄내며 진정 고귀한 레이디로 거듭나버렸거든요.

주인공에게 동생은 '절대로 넘을 수 없는 금단의 벽'으로 인식되며, 그런 동생을 이기고 망가뜨리는 데 자신의 모든 것을 겁니다.

회귀 한 주인공은 억척스럽게 고집을 부리며 자신의 몫을 주장했던 과거와 다르게, 아리땁고 여린 귀족 영애의 가면을 쓰고 가식으로 세상을 대합니다.

순수한 아름다움을 지난 동생과는 다른 자신만의 매력을 갈고닦으며, 미래의 기억을 이용해 우월한 위치에 있는 사람들과 교분을 나눕니다.

계부가 살아있을 때는 귀족 영애의 가면 뒤에서 서서히 자신의 영역을 넓히며 동생의 사람들을 줄이고, 계부가 죽은 후에는 주변 상황과 사람들을 이용해 가문을 장악하려 합니다.

이에 거슬리는 것은 제거하며, 동생을 진창에 빠뜨리면서도 그녀에게 다른 이야기를 속삭이며 그녀가 정신적으로 성장하는 것을 방지합니다.

결국 주인공이 가문을 장악했을 때쯤, 동생은 가진 외모와 타고난 귀품, 귀족 영애로서 익힌 교양을 제하면 아무것도 없는 철부지 아가씨로 남습니다.

그리고 자신의 몫을 주장하지도 못하고 모든 것을 주인공에게 내주며 씁쓸하게 퇴장합니다.

이 소설은 주인공이 악역이라는 게 꽤 특징적이었습니다.

애초에 작가가 악녀 주인공을 상정하고 쓴 소설이라, 소설 내에서 주인공은 많은 악행을 저지르면서도 반성하지 않습니다.

다만 그러면서도 '모든 면에서 자신을 이겼던 동생에 대한 깊은 패배의식과 트라우마'가 내면 깊숙이 자리하고 있어, 주인공의 행동이 이에 영향을 많이 받습니다.

전생에 짝사랑했던 기사가 고백을 하지만 복수를 위해 이를 거절하며, 사랑하는 이와의 미래를 앞에 두고도 동생의 가문을 먹어 치우기 위해 그를 밀어냅니다. (물론 주인공 버프를 받아서, 밀어난 남주가 스스로 주인공에게 내려와 주인공 중심의 해피앤딩을 맞이합니다.)

또한 이 소설은 필체가 꽤 화려한 편입니다.

보기에 따라서 과하다고 느낄 정도로 수식어를 많이 사용하는 편이며, 장면 장면을 강렬하게 묘사하기 위해 작가가 노력한 게 느껴집니다.

필력이 좋다고 하기는 조금 부족한 면이 많지만, 그래도 노력한 게 보이니 나름 괜찮더라고요.

확실히 다른 로판에 비해 묘사가 화려하고 등장인물의 심리를 날카롭게 표현하려 한 게 보이거든요.

다만 이 소설 역시 개연성이 좋은 편은 아니며, 설정이 탄탄하지도 않습니다.

로판을 좋아하는 분 중, 너무 선하게 묘사되는 주인공에게 싫증이 난 분은 나름 흥미롭게 읽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권선징악이라거나 개과천선 같은 것은 전혀 안 나오니, 그런 것을 기대하시는 분은 읽지 않는 것을 권장합니다.

악역 주인공의 성공기라, 온갖 일을 다 하면서 승승장구하거든요.

후반에서는 개연성에 구멍이 느껴질 정도로 주인공에게 이것저것 퍼주며 주인공 중심의 해피앤딩으로 끝나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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