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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르소설/판타지

[리리뷰 539번째] 아카데미의 불륜캐릭터가 되었다

by 리름 2022. 8. 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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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르 : 판타지
작가 : 솬스코
화수 : 145화


책 소개글

주인공의 히로인과 바람이 난 캐릭터.

방어마법의 귀재이자, 세계관 최고의 미남.

'레오나르 아도니스'로 빙의했다.

그런데 특성이······?

◆ 인물 특성: [홍염살][도화살][호색가]······

제국 최고의 방어마법사 레오나르.

과연 불륜까지 막을 수 있을 것인가.


리뷰

다들 공포영화는 왜 보는 걸까요.

아주 원론적인 이유를 들자면 영화를 통해 공포를 느끼고 싶어하기 때문이 아닐까 합니다.

공포가 주는 카타르시스 뭐 그런 복잡한 거에서 한발짝 물러나서 생각해보면 딱 그거잖아요?

그런 의미에서 공포영화를 볼 땐 최대한 무서움을 느끼려고 노력하는 편입니다.

불도 다 끄고 새벽에 헤드폰 소리 크게 해서 끼고 일부러 상황 몰입해가면서 어차피 무서운걸 느끼려는게 목적이니까 마인드 컨트롤 정도는 할 수 있지 않을까요?

이것도 나름 그럼 관대한 마음을 가지고 읽으면 양질이라고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웹소의 본질은 재미고 킬링타임이라고 생각합니다.

킬링을 타임할려면 흥미가 있어야 하는게 이 소설은 다른건 둘째치고 그 흥미라는건 확실하게 이끌어낼 수 있는 역량이 있었습니다.

단지 좀 몇가지 나사가 빠져있을 뿐.

'아카데미의 불륜캐릭터가 되었다'

제목부터 좀 강렬합니다.

독자들의 눈길을 끌 수 있는 자극적인 제목 또한 요즘 웹소의 세일즈 포인트 중 하나기 때문에 일단 긍정적입니다.

근데 내용도 은근 제목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으니까 소재 또한 참신하다고 볼 수 있겠습니다.

주인공은 웹소설 작가입니다.

근데 [이터널 위저드 월드]라는 본인 첫작에서 메인 히로인이랑 절친이랑 바람나서 주인공이 절망하고 최종보스한테 패배해 세상이 망하는걸로 결말을 내버린 등신같은 작가입니다.

뭐 나름 참신한 시도였니 K-막장이 어쩌고 입털면서... 뭐 나중에 내용에서 지가 말하는게 본인 삶은 여자도 외면하고 돈과 성공에 올인해서 살았다는 뭐 그런 삶이라는데...

글을 저따위로 써놓고 본인이 성공할 거라고 예상한거 보면 양심이 을사오적급인듯 싶습니다.

여하튼 400화짜리 글을 후반에 개 깽판 쳐놓고 5700자 쪽지들이 뭉텅이로 날라오는거 개무시하면서 하품이나 쩍쩍하다가 낮잠이나 자려고 하던 와중에 자기 작품으로 빨려 들어가 버립니다.

그것도 주인공 여자랑 바람난다는 그 주인공 절친이 된 상황으로...

... 아 불륜캐릭터가 이런 뜻이었어?

근데 은근 설정에 철저한 모습을 보여줍니다.

개인적으로 소설에서의 플러스 요소라고 생각하는데 설정에 충실하려는 시도는 좋은 점이라고 생각합니다.

아카데미는 흔히 생각하는 교육기관이라는 입장 외에 연구기관이나 주인공의 직장이라는 측면이 강합니다.

뭐 기본적으로 강의 숙제 축제 중간고사 기말고사 그런게 나오긴 하지만 그냥 아카데미니까 이런거 안하면 이상하니까 있는거 같긴 합니다.

사실 초반 분위기는 악살싶 향기가 지울 수 없을정도로 너무 깊게 배어 있습니다.

아카데미 교수에 잘생겼고 귀족가문 가주고 부모님도 없고 동생도 있고 원래 육체가 반해서 어쩔 수 없는 여자도 있고...

[단점]

나사가 빠지다 못해 미쳐버린 작중 설정

[이터널 위자드 월드] 자체에 설정이 영 제멋대로입니다.

아니 곰곰이 따져보면 미쳐 돌아간 세계관이라고 해도 무방할 정도입니다.

약재를 조합해서 신약을 만들고 성분 분석이 어쩌고 이미 만든 약에서 재료를 역산한다던지 신약개발 세미나에서 뭐 듣지도 보지도 못한 성분 이름이 줄줄 나오며 자동차를 타고다닐 정도로 기술이 발전했다고 나옵니다.

근데 작중 나오는 말이 이런데

"사실 기본적으로 과학만 알면 누구나 할 수 있는 일이었지만, 이터널 위자드 월드에 과학은 존재하지 않았다" (작가가 직접한 말)

???

과학이 없다고? 과학이 뭔지 모르나요?

그럼 자동차는 뭘로 만들었죠? 신통력? 무슨 부적 모아서 만들었나요?

과연 5700자 쪽지 여럿 받을만한 고지능 저기능에 걸맞은 개소리인 걸로 보입니다.

근데 저 얘기가 뭐하다 나왔냐면 초코시럽 병에 시럽이 굳어서 안열리니까 기사단에서 힘쓰는 애들이 죄다 실패한걸 주인공이 살짝 열을 가해서 시럽을 녹여가지고 손쉽게 열고 나서 하는 말입니다.

.....

얘네도 고기굽는 냄새 좋다고 불에 지 손 집어넣을만한 등신들인가 설마

배경이라는 제국 설정 자체의 불합리성이 선을 넘었습니다.

뭔 대가리 깨진 미친 개소리인가 싶은 설정이 많고 작중 악역들은 제국은 썩었고 황제는 미쳤다고 외치면서 악마랑 계약한 흑마법사들입니다.

근데 악역들이 흑마법사가 된 원인 중 가장 큰 게 제국이 공격마법 계열만 사람취급하고 나머지는 대놓고 쓰레기 취급해서입니다.

그렇게 욕 처먹고 뒷담듣고 차별하는데 나같아도 흑마법사 하겠다 싶을정도

일개 아카데미 학생이 대륙 톱클래스인 방어 마법사인 주인공보고 방어마법만 잘하지 않냐고 비웃는 그런 풍조입니다.

제가 마법전사 마지 레인저 이후로 이렇게 악역측 응원한 적이 없었는데 오랜만이네요.

제국 황제란 놈은 예지력을 가지고 있는데 설명 안해주는 애매한 이유 하나로 예언 능력을 가진 능력자에 가족들까지 깡그리 죽여버리질 않나 예지력으로 전부 알고 있는 주제에 재미있을거 같으니까 아카데미 학생 300명 이상 학살당할 대참사에 모른척하고 지원병력도 무시합니다.

아니 뭐 이런 녀석이 다 있어?

대놓고 지가 흥미진진하니까 죄없는 학생들을 죽으라고... 하...

제국의 미래와 안정이 어쩌고 하는데 제국 아카데미 학생 300명이 떼몰살 당하고 마수가 도시를 점령할 판에 잘도 미래가 안정되겠네요?

뭐 대놓고 밑의 놈들도 미래보다는 현실이 중요합니다 이러는거 보니 애초에 여기 나오는게 호모 사피엔스가 아니었나 의심이 갑니다.

1. 무지성 주인공

주인공도 머리가 좋은 편이 아닙니다.

아니 솔직히 얘가 대가리가 좀 개빡대가리입니다.

작중 어떤 미친놈이 학생들 대상으로 살인게임을 기획하고 강당에다 몇날며칠 뭘 열심히 설치해서 막 죽이려고 하는데 주인공은 원작 작가니까 당연히 어느놈이 무슨 생각으로 어떻게 뭘로 하는지 다 알겠죠?

근데 그걸 또 못 막는 이유가 있답니다.

황제는 예지력을 가진 사람을 죽인다 - 내가 미리 막으면 예지력을 가지고 있는가 의심받는다 - 할 말이 없다 - 그러면 놔뒀다가 직접 멈추자! 하는 의식의 흐름인데

예지력을 가진 사람끼리는 서로의 미래를 볼 수 없다는 설정이 애초에 있습니다.

주인공은 미래를 못 보니까 황제가 주인공의 미래를 읽으면 당연히 주인공은 예언능력이 없으니까 미래가 보이겠고 그러면 주인공은 자동으로 예지력이 없다는게 밝혀질 것이고... 하...

실제로 나름 사건을 해결한 황제가 주인공을 읽어봤는데 미래가 보이니까 음? 저놈은 예언자도 아니었네 내가 착각했나 하는 장면이 나옵니다.

진짜 설정에 일관성 하나는 있구나 싶습니다.

이렇게 머리가 개빡대가리니까 막장 급발진 NTR스토리 써놓고 글로 성공할거라고 착각하지...

2. 스토리

작품 외적인 배경은 잘 모르겠지만 분량이 짧은 편입니다.

맥거핀도 많고 스토리상 예상가는 내용 같은게 없는 채로 그냥 흑마법사랑 싸워서 끝내고 완결이 납니다.

그래서 저 위에서 사이코패스 짓거리한 황제는 결국 별거 안하고 퇴장합니다.

어느순간 묘사가 끊긴 캐릭터가 많아... 가 아니고 죄다 갑자기 툭 하고 끊긴 거처럼 끝나버립니다.

근데 엔딩은 멀티엔딩...

아마 원작 여주인공이 예지력을 막 각성하고 황제가 그거 캐치하고 죽이려고 하고 주인공들끼리 힘도 합치고 싸우고 캐릭터적으로 뽕차는 장면도 좀 넣어주고 어쩌고 하고 싶었던게 아닐까... 하고 예상을 하긴 한데 그냥 끝나버렸습니다.

[장점]

1.​ 캐릭터

개인적으로 위에서 한참 떠들었던 몇 가지 커다란 구멍이 있지만 이 소설은 이상하게 머리 비우고 보면 괜찮습니다.

등장하는 주요 캐릭터의 캐릭터성이 이야기 자체를 지루하지 않게 만드는 거라고 생각하며 볼만함이라는 평가가 나오게 만든 제일 큰 요인이라고 생각합니다.

본작 주인공은 머리가 빡대가리인 등신이긴 하지만 나름 이 미쳐 돌아간 세계관 자체에 책임감을 가지고 반성하고 비극을 막으려는 노력이 잘 묘사되면서 결국 세계관 설정에 스스로 이겨내는 과정이 괜찮았고 원작 주인공에게서는 세계관 설정에 휘둘리기는 하지만 주인공의 절친과 무심하고 둔감한 연애물 남주인공으로써의 면모가 보이고 원작 히로인은 무심한 남자친구에게 고통받으면서 집안의 기대에도 부응해야 하고 너무 잘난 남자 사람 친구에게 자기도 모르게 끌려버리는 여심이 의외로 묘사가 잘 돼있었습니다.

믿을 수 없겠지만 현실에도 이런 애가 있긴 한데 남사친과의 심리적 거리가 좀 너무 가까워서 오해 많이 사는 타입.

본작 히로인은 틱틱거리는게 짜증나긴 하는데 그림으로 그린거처럼 묘사 잘 돼있는 교과서같은 츤데레 타입.

가끔 몸매묘사가 나와서 글래머한 츤데레라는 괴이한 조합이 나와버리지만 그만큼 머릿속에서 캐릭터가 그려지긴 쉬울거 같습니다.

심지어 위에서 엄청 씹었던 황제도 미친 사이코패스인게 대충만 봐도 알 수 있잖아요.

기본적으로 소설의 포커스가 망해버릴 세상을 구하는거 이외에도 주인공을 중심으로 한 인간관계에도 포커스를 주는 편이기 때문에 이런 캐릭터 묘사는 보는 독자를 몰입시킬 수 있게 만드는거라고 생각합니다.

2.​ 표현력

문자 보내놓고 왜 답장이 없지, 왜 연락을 안 받지, 설마 나 무시하나 등등 감정묘사가 충실한 편입니다.

히로인 싫어하는 친구들도 모든 연애물이 싫어하진 않지 않을까요?

그리고 나름 작중에서 개연성을 충분히 설명하기 때문에 주인공의 연애관계나 작중/원작 히로인들의 감정묘사같은게 어중간한 로판보다 설득력있고 독자가 이해할 수 있는 수준이라고 생각합니다.

기본적으로 위에서 말했다시피 소설의 포커스 자체가 주인공의 인간관계-삼각/사각관계-에도 맞춰져 있는 구조라서 본래라면 히로인의 히 자만 나와도 히전죽을 외치는 친구들도 괜찮았던 걸로 압니다.

히전죽의 근본적인 원인은 쓸데없는 내용이 늘어지는게 싫은건데 이건 이거 자체가 스토리 전개잖아요.

중간중간 야설 수준의 몰입감이 나오는 부분이 있습니다.

뭐 떡치는 장면이 나오는건 아니고 열정적인 키스장면이라던지 뜬금 등장하는 야릇한 분위기 같은걸 묘사 잘하는 편입니다.

 

필력은 둘째치고 작가가 사람이 어느 시점에서 몰입하는지 알고 있다고 봐야지요.

3.​ 설정

작중 설정이 등신, 염병, 빡대가리라고 한참 까놓고 이게 뭔 소리인가 싶지만 전체적으로 모든 등신같은 설정은 극중극인 이터널 위자드 월드의 설정이지 아카데미의 불륜캐릭터가 되었다의 설정이 아닙니다.

의외로 개막장 세계관에 떨어져서 살아남겠다고 이것저것 다 하는 머리 나쁜 캐릭터의 분투기라고 하면 전체적으로 앞뒤가 맞는 이야기가 자체가 된다는 뜻입니다.

4.​ 주인공이 최강이야

머리는 나쁘지만 여기서는 머리가 좋아서 마법을 잘하는것도 아니고 주인공은 포인트 같은거 모아서 상태창도 쓰고 상점도 쓰는 치트캐릭이니까 좀 멍청해도 인정입니다.

속터지는 구멍에 주인공이 약해서 빌빌대는 꼬락서니는 안 보이니까 통쾌한 맛은 있습니다.

젊은 나이에 대마법사 후보에다가 방어마법은 차별받는 계열임에도 주인공 수준은 제국 전체적으로 인정받는 수준이고 주인공이 경국지색급의 외모를 가지고 있다보니 외모 묘사가 꽤나 나오는 편인데 그 설정 자체도 아주 유용하게 써먹기도 합니다.

마지막에는 막장본능 못 버리고 엔딩을 뭣같이 낼라고 했는데... 멀티엔딩이더군요.

그나마 가죽 한 장으로 모가지가 떨어지진 않았다 그런 식이지

결론은 개인적으로 자토이치가 생각났습니다.

검객으로써 시각이 없다는건 치명적인 거잖아요.

근데 멀쩡한 사람만큼 칼을 잘 쓰며 게다가 어중간한 애들은 이겨먹을 정도입니다.

아니 스토리랑 설정을 이렇게나 크게 말아먹고는 소설이 어떻게 멀쩡해 보이는 걸까요?

미스터리...

처음에 말했던 거처럼 관대한 마음을 가지고 깊게 생각하지 않는다면 나름 괜찮은 글이라고 생각합니다.

머리를 비워 앉은자리에서 끊지 않고 읽었습니다.

양작은 아니더라도 킬링타임은 충분히 가능하다고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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