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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르소설/판타지

[리리뷰 551번째] 대충 망한 판타지의 기사

by 리름 2022. 8. 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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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르 : 판타지
작가 : 수박복숭아
화수 : 202화

 


책 소개글

독기로 오염된 대지, 식인종과 괴물들이 활보하는 세상.

안전지대에서만 사회를 유지할 수 있는 대충 망해버린 판타지 세계.

그 세계에서 꿈과 희망을 찾아 모험하는 기사 아르센의 이야기.

[판타지][약간 아포칼립스][환생][상태창 없음]


리뷰

내용을 설명하면 제목 그대로입니다.

왠진 모르겠는데 판타지에 떨어졌고, 거기서 기사가 된 이야기.

근데 그 판타지 세계가 흔한 중세의 탈을 쓴 근대(하는 소리나 옷이나 빼박 20세기) 판타지들이랑은 다르게 포스트 아포칼립스에 가까운 망해버린 세상, 오히려 중세에 더 가까운 세상입니다.

이 세계가 대충 어떤 상태냐면, 세상 모든 땅이 독기로 오염이 됐는데 몇몇 지점과 구역에서는 농사를 지을 수 있습니다.

농산물의 양이 제한되기 때문에 인구도 극히 적고, 생산물 자체의 양이 적으니까 전체적인 부의 양도 부족합니다.

부의 수준이 부족하니까 문명 발달도 제한되고, 그나마 고대 문명의 산물을 몇몇 특권층만 누릴 수 있습니다.

그런데 이 상황이 역설적으로 기존 판타지들보다 현실, 정확히는 현실의 초기 중세에 가까운 이유는, 현실에서 장원과 영지가 강성한 시기 또한 저런 '재건기'의 성격을 가지기 때문입니다.

중앙이 개판이 되고, 가도 관리가 없으니 서로 연락도 다 끊기고, 생산도 각자 농장에서 해서 자급자족으로 먹고사는 그런 시절.

그때가 기사들이 사슬갑옷 끼고 나가서 활약할 시대고, 대형 권력자가 없이 소형 영주들이 난립하기 좋은 환경입니다.

그리고 이 소설은 그런 꼬질꼬질한 시대와 그 속의 주인공을 정말 잘 써내고 있습니다.

한정된 경작지가 장원이 되고 실력자가 영주가 됩니다.

주인공이 추레하지만 찌질하지 않고, 세계관에 설정이 많지만 나름 다 개연성을 부여합니다.

주 스토리라인도 성장물과 모험물을 적당히 섞어놓은 구도라서 흥미롭게 읽을 수 있고 전투신도 입봉작치고는 아주 잘 쓴 편입니다.

연애, 내적 성장, 먼치킨, 치트같이 상업소설에 필요한 요건 대부분을 준수하게 갖췄고, 작품 완결도 깔끔하게 냈습니다.

끝으로 갈수록 보통은 늘어지는데, 이 작품은 그래도 볼 맛이 쭉 나서 좋았고, 끝에 궁금했던 부분들 외전도 내주었는데 개인적으로 작년 말-올해 지금까지 통틀어서 판타지는 얘가 제일 좋았던 것 같습니다.

명작은 아니지만 수작은 충분히 되고, 읽는 맛이 준수한 작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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