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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르소설/현판

[리리뷰 589번째] D.I.O

by 리름 2022. 8. 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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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르 : 현대판타지, 게임판타지
작가 : 박건
권수 : 11권

 


책 소개글

<박건 게임 판타지 소설>백경(1,000,000,000,000,000,000).

그것은 천문학적인 경우의 수로 태어나는 '돌연변이적 천재'.

있을 수 없는 가능성에서만 일어나는 '확률의 기적'. 그러나 그 대상은….

제약이 사라진 세계.

점점 물질계에 관여하기 시작한 신과 초월자들.

혼돈스러운 와중 정체불명의 존재들은 게임이라는 시스템을 이용한 무력 집단을 만들기 시작하는데…


리뷰

이 리뷰는 스포일러를 함유하고 있습니다.

일말의 스포일러도 없이 온전히 이 작품을 즐기고 싶으신 분에게 이 리뷰는 추천하지 않습니다.

이 리뷰는 필자의 개인 의견이 다분히 포함된 리뷰입니다.

'이렇게 읽었구나' 하는 사람도 있는 선에서 보시는 게 재밌게 읽으신 분들의 멘탈에 좋을 것입니다.

***

작품이 어느정도 재미의 유무는 어디까지나 개인의 취향입니다.

이 작품은 시작부터 읽는데 거부감이 많았습니다.

작품의 주인공은 '백경'이라고 하여 말 그대로 숫자의 단위인 '경'을 의미하여

'백 경 분의 1의 확률'로 태어나는 천재입니다.

그리고 먼치킨물 주인공의 클리쉐 덩어리입니다.

읽다보면 다른 작품에서 본 듯한 설정이 많은 것 같습니다.

특히 필자는 게임판타지 중에서 '싸울아비 룬'이라는 괴작이 이 작품과 많이 닮았다는 생각을 7권까지 가지고 있었습니다.

천재인 주인공, 다중인격, 뛰어난 계산능력, 마법사, 현실에 영향을 끼치는 세계관, 게임 운영자 자리 찬탈, 인격을 가진 NPC 등등...

미리 밝히겠습니다.

필자는 이 책을 6권까지 별점 10점 만점에 2점짜리 양판소, 불쏘시개 정도로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오히려 7권에서 현실로 이야기가 진행되면서 작품이 좋아졌다는 생각을 해요.

이 작품의 단점부터 먼저 나열해보자면

1. 주인공의 매력요소가 크게 없었음

주인공이 천재라는 건 작중 npc, 특히 마리와 주변 인물들을 통해서 끊임없이 나옵니다.

게다가 전형적인 클리쉐 형식으로요.

'어떻게 이걸 한번에.... 이런 건 불가능해...' 같은 멘트 있잖아요? 당연히 주인공은 못 들었습니다.

도중도중 떡밥도 막 나옵니다.

공수증 등을 유발한 과거, 친하지 않은 부모.

이쯤되면 다중인격도 나오겠네 했는데 나와서 상당히 막.. 과거의 트라우마가 살아났어요.

싸울아비룬이라는 트라우마요.

이 문제점은 현실편(7권)으로 넘어가면서 해결됩니다만 그때까지 버티지 못하고 집어치운 독자도 많을거라 생각합니다.

주인공의 행동에 이해가 안 가는 점이 너무 많고 감정이입이 되지가 않아요.

레벨을 올리면 최대치가 늘어난다는데 뭐하러 내공 뽑아서 밖에다 놔둡니까?

수영 싫어해서 바다 돌아다니고 맵의 끝이 어딜까 궁금해서 수영하러 돌아다니는 건 알겠어요.

근데 주인공의 목표의식이 전무하다 보니깐 그냥 물 위에 떠다니는 나무조각 보는 느낌이에요.

작품의 방향성을 모르겠어요.

주인공이 뜬금없이 내공 알려주자마자 아이디어 파바박 떠올리면서 자기 멋대로 내공 발전시키고 쑥쑥 상승합니다.

주인공의 천재성도 알겠고 세 명 밖에 없는 마스터래요. 근데 주인공의 힘이 그렇게 강력한지 막 크게 와닿지가 않아요.

주인공이 천재다 천재다 하니깐 천재인 건 알겠는데 머리로는 인식하는데 가슴으로는 이해가 안 됩니다.

이건 7권부터 와닿았어요.

6권까지는 그냥 놈팡이였어요.

이건 전적으로 작가 잘못이라 생각합니다.

주인공이 먼치킨이더라도 사랑받는 주인공이 될 수 있는 방법은 많은데 작가는 그런 거 없이 그냥 캐릭터를 '일단' 만들어놨어요.

엔딩을 생각하지 않고 일단 달리고 보는 작품이란 생각이 강하게 들었습니다.

주인공을 그냥 '던져'놨어요 이야기 속에다가.

7권부터 방향성이 잡히기 시작하니 그제야 주인공에게 몰입했습니다.

2. 넓다 못해 난잡한 세계관

고유명사는 적당히 써야지 작품에 몰입하기 좋지, 지나치게 많이 남발하면 오히려 독이 됩니다.

이 작품이 그랬어요. 물론 이 작품, 저 작품 다른 작품에 자주 등장하는 것들이 많긴 했죠.

대표적으로 북명신공이라던가 매화검법이라든가 무협 쪽은 어디서 많이 봤어요.

근데 생체형이라든가 영자기관이라든가 노블레스라든가 이 작품에서만 등장하는 개념이 나오면 그것에 대해 어느정도 설명이 필요한데 이 작품은 그 설명이 불친절합니다.

이게 왜 불친절하다 표현했냐면, 일반적으로 이런 고유 개념이 등장하면 보통은 단계가 있습니다.

A, B, C 순으로 A가 기본 지식, B가 거기서 뻗어나간 발전 지식, C가 세계관에 적응하였을 때 이해할 수 있는 고급지식 순이면 이 작품은 B를 걸렀어요.

그래서 C를 열심히 신나서 설명해도 이해가 안 가고 와닿지가 않습니다.

B의 과정을 스킵해버렸으니 C를 이해도 못 하는거죠.

'그냥 이런 게 있구나'로 넘어가는 겁니다.

이게 왜 문제냐면 작중에서 주인공이 큰 성장을 거치고 필살기로 불릴만한 신기술을 써요.

이 기술이 왜 대단하지 이해하려면 그 세계관의 지식이 어느정도 있어야 하는데 없으니깐 '아 그냥 쏀거구나' 하고 넘어가는 겁니다.

이런 오류의 대표작이 '투명드래곤' 이지 않습니까? 투명드래곤은 굉장히 세다. 그래서 그가 울부짖으면 다 죽어나갔다.

이 작품이 그 정도로 절망적인 필력은 아니지만 무심코 비유를 찾다보니 투명드래곤이 나올 정도로 불친절한 세계관이었습니다.

이게 조연만 그러면 모르겠는데 이 문제가 주인공한테 나오니 문제입니다.

무리수가 나오고 세븐 주얼 학파가 나오고 위클레인의 반지가 나오는데 이게 왜 나오는지 이해가 안 가요.

이게 왜 대단하고 이걸로 왜 그 세다던 용을 때려 잡았는지 이해가 안 가요.

근데 텍스트는 '잡았다'라고 하니깐 '아 그냥 잡았구나. 엄청 쎈 거구나' 하고 넘어가게 됩니다.

거기다가 노블레스, 마도황녀 얘네들은 왜 나왔는지 모르겠어요. 7권쯤에 가서야 겨우 이해가 가는데 6권까지 등장시키는 장면을 너무 막 등장시켰어요.

비유를 하자면 누군가 뒤에서 머리를 갑자기 붙잡고 90도로 확 틀어버리는 식으로 장면 전환을 합니다.

주인공이 로그아웃 했어요.

그럼 현실세계 겠네요.

땡 아닙니다! 노블레스의 뒷 이야기입니다!

주인공이 로그아웃 했어요.

그럼 현실세계 겠네요.

맞습니다! 다만 오은혜를 포함한 뒷 세계 이야기입니다!

장면 전환이 난잡해요.

존재감은 드러나는데 사이사이에 난해하게 등장하다 보니깐 정말 단편적인 정보만 줘요.

근데 이 단편적인 정보가 양이 과다하다 보니깐 헤매게 돼요.

이 작품은 여기서 또 실패합니다.

3. 엔딩

작품이 좋고 나쁘고를 결정하는데 있어서 반 이상은 엔딩이라고 생각합니다.

엔딩이 여운이 남거나 임팩트가 강하다면 그 작품은 과정이 순탄치 못 했어도 멋진 작품으로 기억됩니다.

무난한 엔딩으로만 끝나도 제법 괜찮았던 작품으로 기억에 남죠.

근데 이 작품은 최악의 엔딩입니다.

최악의 엔딩의 대표적 예시로는 크게 두 가지가 있습니다.

1. 데우스 엑스 마키나

2. 우리들의 싸움은 이제부터 시작

이 작품은 이 두 개를 다 가지고 있어요.

주인공이 쎼봤자 지구 안에서 쎄고 우주로 나가면 약하다는 건 알았어요.

근데 거기다가 대고 성계신, 창조신을 끌어들여서 갑자기 엔딩이 납니다.

그리고 주인공은 우주로 나가네요.

이게 뭔가 싶어요.

하다못해 성계신 개입하고 창조신 나오는 부분을 좀 길게 늘였으면 납득이라도 하지 10권까지 달린 걸 11권 안에서 너무 급하게 터뜨려요.

복선이라도 넣던가요.

성계신이 거슬린다는 언급이라도 하던가요.

주인공 너무 만능주의 아닌가요? 깨달음이란 것이 폭발한다! 하늘에서 깨달음이 빗발친다! 하면서 갑자기 엄청나게 깨닫고는 다 때려잡아요.

리전? 그로테스크? 뭔 상관입니까.

주인공이 깨달았는데.

10권에서 지구가 급변한거랑 11권에서 주인공이 급변한 묘사를 보면 둘 다 짧은 시간 내에 엄청난 변화였지만 독자가 납득하는 수준에서 차이가 너무 커요.

지구가 급변한 것은 어느정도 개연성이란 게 있는데 11권 주인공 급변은 그런 게 없어요.

작가가 급하게 엔딩을 내려했다는 게 너무 보여서 여기까지 읽은 독자의 뒤통수를 후려친 행위라고 생각해요.

이렇게 길게 비판하는 건 이 작품이 제대로 된 장점이란 걸 가지고 있어서 더 그래요.

아예 처음부터 꾸준히 불쏘시개였으면 말도 안 해요.

이 작품은 1~6권까지 D.I.O의 게임 세게관, 7 ~ 10권까지 현실세계, 그리고 11권의 우주로 삼부작으로 나눠 본다면

1~6권까지는 일단 세계관을 쭈욱 늘어놓고 떡밥도 최대한 많이 뿌려요.

그러다가 6권 마지막에 주인공이 오은혜를 구하면서 자신의 다중인격인 '멀린'과 화해하고 하나가 되면서 얘기가 급변해요.

7~10권은 스토리가 좋았어요.

현실세계는 지나치게 리얼리티가 넘쳤냐고 '있을 법 한데?' 싶어서 너무 몰입이 잘 되는 파트였고 아더의 타락은 누구나 분노할 만한 상황을 고의성 다분하게 배치했죠.

어머니라니! 일본 극우라니! 한국 독자들이라면 누구나 같이 분노하겠죠.

그 후에 격변하는 세계와 주인공의 뛰어난 추진력은 '아 애가 천재였구나 '하면서 납득할만한 수준이었고 에디터 블레이드를 이용해 세계 변혁은 주인공이 최강은 아니더라도 '주인공' 이란 걸 납득할 수 있었어요.

캐릭터들도 매력적이고 세계관도 다 끝나고 보면 괜찮아요.

세계 밖의 인외의 존재들이 '초월자'를 만들기 위해 지구 기준 오버테크놀로지인 D.I.O의 세계관에 매향지경 오크라니! 노력하는 범재라니! 뭔가 숨기는 악역이라니! 귀여운 미호라니!

독자들이 환장할만한 소재들을 잘 준비해놨어요.

문제는 소재를 못 살려서 그렇죠.

크루제는 도대체 왜 백경이죠? 후반부에는 아예 대놓고 주인공이 '나는 왜 크루제를 무시하는거지?' 그러고 있고 레이그란츠는 뭐죠 도대체? 엄청나게 쎈 놈이라고 레이드하더니 갑자기 뜬금포로 사라지고 이로 인해 오은혜는 갑자기 강해집니다.

그러다가 에필로그에서 다시 얘기가 나와요. 도대체 뭐하는 애인가요?

조연들은 갑자기 11권 후반부에 죄다 사라지고 있고...

특히 동수는 진짜.. 할말하않...

노력하는 범재는 매력적인 캐릭터인데 너무 막.. 막 굴렸어요.

후반부의 개연성은 정말 눈 뜨고 보지 못할정도로 처참했습니다.

게다가 후반부에 갑자기 제니카라든가 레이그란츠라든가 다시 튀어나와서 주인공 파티에게 말을... 거는데...

이 친구들 뭔지 모르겠어요.

세계관이 연결되는 작품이 있는건가요?

성묵은 나름 비중있게 등장하더니 11권 무스펠 하임 이후에는 언급이 없네요.

하아... 모르겠어요.

장점이 분명히 존재하는 작품이에요.

괜찮아요.

근데 누군가에게 추천하고 싶진 않아요.

이 작가는 독자를 가지고 희망고문하는 작가예요.

1~6권은 뭔가 있을 것처럼 보여주는데 이 과정이 좀 답답해요.

7~10권은 믿었던 독자에게 보상해주듯이 뭔가 전개라는 것을 보여줬어요.

근데 11권에서 독자들의 기대를 다 때려치우고 멋대로 끝내버려요.

캐릭터들 죽이는 것은 너무 쉽게 죽여버리고 너무 쉽게 살려요.

도대체 주인공들은 뭐하러 개고생을 했죠? 성계신님과 창조신님께서 다 해결해주실 껀데.

이 작품을 11권까지 다 읽은 제가 진 거 같아요.

나쁘지 않은 작품이지만 추천하고 싶진 않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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