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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르소설/판타지

[리리뷰 77번째] 소설 속 엑스트라

by 리름 2022. 7.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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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르 : 학원, 책 빙의, 헌터, 판타지
작가 : 지갑송
연재 기간 : 2018. 4. 1 ~ 2020. 8. 20
화수 : 478화

 


책 소개글

소설은 하나의 세계과 수십억의 등장인물이 존재한다.

하지만 히로인이나 조력자 같은 '비중 있는 조역'이라면 몰라도 그 외의 모두에게 이름이 있을 리는 없다.

“춘동아 너는 몇 위야?”

나는 나를 모른다. 이름이 왜 춘동인지도 모르겠다.

이 세상은 내가 쓴 소설.

그러나 나는 내가 단 한 번도 쓰지 않은 인물이 되어 있다.

요원사관학교에 입학했다는 것 말고는 평범하기 그지없는,

소설 속 그 누구와도 접점이 없는,

소설의 지면 그 어디에도 이름이 적히지 않을 그런 인물.

그러니까, 나는 소설 속 엑스트라가 되었다.

……아니. 소설 속 먼지가 되었다.​


리뷰

리뷰에 앞서 스포일러가 있다는 점 주의해주시면 되겠습니다.

제 생각만 적어놓은 것이기 때문에 객관성이 떨어질 수도 있습니다. (뇌피셜 다수 포함)

소엑. 진짜 재밌게 봤습니다.

매끄럽게 읽히고 전개도 흥미롭고, 상당히 기대하면서, 거의 다 읽어감을 아쉬워하면서 거의 3~4일 만에 다 읽었습니다.

김하진이 성장해나가는 것도, 주변 인물들이 오해를 거듭하며 김하진을 추켜 세우는 것도 재밌었습니다.

이 부분에 대해선 호불호가 많이 갈릴 것 같지만 우선 저는 재밌었습니다.

그럼 본격적으로 리뷰를 시작해 이 소설이 사람들을 그렇게 끌어모으는 요인을 짚어보자면,

1. 회귀물은 아닌데 회귀물의 장점만을 어느 정도 수용했습니다.

회귀물. 지금은 클리셰의 일종이 돼버린 차고 흘러넘치는 장르입니다.

보통 회귀물에서 장점을 몇 가지 뽑아보자면 회귀로 인해 얻게 되는 특수한 스킬, 능력 등으로 주인공이 강해지는 것을 통해 쾌감을 느낀다거나, 혹은 회귀했으므로 '미래'를 알고 있으니 그로 인한 지적 어드벤티지로 주인공이 이득을 취하는 것에 감탄하는 게 그에 속합니다.

다만 회귀물은 전개가 형식화되기 쉬우며, 너무나도 주인공이 쉽게 일을 풀어가기에 긴장감이 사라지는 효과가 존재합니다.

오로지 사이다만을 쳐 먹이기 때문에, 오히려 질릴 수도 있다는 크나큰 단점이 존재하는 것입니다.

소엑은 김하진이 회귀자는 아니지만, 작품의 작가로서 전개를 알고 있기 때문에 회귀와 똑같은 장점을 어느 정도 계승하고 있습니다.

작가만의 특권인 설정 변경 어쩌고도 회귀자가 가지는 특수한 능력에 해당되는 것 중 하나입니다.

다만 공동 저자로 인한 설정 변경, 그에 대한 인간관계의 뒤틀림 등의 일종의 제약조건이 있기에 미묘하지만 긴장감 역시 존재합니다.

많은 사람들이 아카데미 편을 넘어가면서 소엑의 재미가 조금 떨어졌다고들 하는데, 그 부분이 아마 저 제약이 줄어들어서 그렇지 않은가 싶습니다.

김하진이 강해짐으로써, 그리고 가장 큰 설정 변경이었던 채나윤의 오빠 사건이 정리됨으로써 긴장감을 유발할만한 일이 드물어집니다.

그리고 그로 인해 보통의 회귀물의 중 후반부 같은 전개를 답습하기에 힘이 빠진다고 느낄 수도 있는 것입니다.

하지만 어쨌든 장점은 장점이고, 단점을 메울 요소도 생각했다는 점에선 점수를 주고 싶었습니다.

2. 무시받다가 성장하는 주인공.

이건 어찌 보면 참 흔한 클리셰인데 대표적으로 힘을 숨긴 찐따라던가, 그런 종류의 이야기에 해당합니다.

초반엔 무시받는데, 얘가 점차 성장해서 남들과 동등한 선에 설 때 느껴지는 쾌감은 단순하게 만들어낼 수 있음에도 꽤나 작품의 재미를 올리는데 일조합니다.

3. 등장인물

저는 이게 가장 크다고 생각합니다.

대장, 진사혁, 채나윤, 유연하, 레이철 등의 히로인에 가까운 주역부터 시작해서, 에일린, 진세연. 등등 단역들의 인물성 역시 흔히 찾아보기는 힘든 것들입니다.

라노벨틱한 성격을 지닌 애들이 많긴 하다만, 라노벨의 몇 안 되는 장점 중이 무엇이겠습니까.

캐릭터들이 매력적이다는 것입니다.

애초에 라노벨이 캐릭터성으로 먹여 살리는 거니까 그것만큼은 장점이라 할 수 있겠습니다.

무엇보다도 저는 김수호라는 캐릭터의 활용에 대해 조금 놀랐습니다.

보통 이런 장르에선 본래 주인공을 맡고 있던 인물을 악역으로 밀어 넣거나, 찌질이로 전락, 혹은 정의밖에 모르는, 너무나도 올곧아 암 걸리는 답답이로 만드는 케이스가 비일비재한데, 일본에서도 자주 쓰이는 클리셰 있지 않습니까. 용사(웃음) 같은 거.

특히 김수호 같이 정의롭고, 올곧은 성격을 지닌 인물이 본래의 주인공일수록 이 클리셰는 사용될 가능성이 높아집니다.

정의롭지 못하거나, 지극히 인간적인 새로운 인물이 그 주인공 자리를 빼앗을 때, 이들은 추하게 변하고 맙니다.

예를 들어 죽여 마땅한 악역을 죽였다고 발광하며 지랄하는 등의 이야기가 이에 속합니다.

다만 김수호는 그러지 않고, 오히려 김하진에게 상당히 우호적이며 김하진을 챙기고, 인정하는 면모까지 보입니다.

김하진 역시 자신의 작품의 주인공인 김수호를 상당히 밀어주는 모습까지 보입니다.

이는 밑에서 서술한 대리 쾌감 항목에서 자세히 다루도록 하겠습니다.

4. 주변 인물로 인한 평가, 그로 인한 쾌감.

오버로드. 주인공은 별생각도 없이 한 게 주변에서 오오! 역시 군주님이야! 하며 과잉해석하고 오해해서 주인공을 치켜세웁니다.

그로 인해 얻어지는 독자들의 쾌감. 소엑은 이 부분에 대해 상당히 충실합니다.

처음에는 김하진이 가진 재능에 대해 주변에서 평가함으로써 조금씩 재미를 끌어내려하였습니다.

윤승아의 관심, 대장의 흥미, 그리고 처음으로 김하진의 실력을 인정하기 시작한 유연하.

처음에는 유연하만이 그를 인정해주었지만, 점점 시간이 갈수록 레이첼, 윤승아, 채나윤, 그리고 김수호까지 많은 인물이 그가 지닌 본 실력에 조명을 하거나, 혹은 오해까지 하며 그를 치켜세우곤 합니다.

특히 대중적으로 좋은 평가를 지닌 김수호가, 올곧은 (전) 주인공이 그를 인정함으로써 얻어지는 쾌감은 상당했습니다.

이 4번이 비원의 탑으로 넘어가며 단점으로 늘어났지만, 이러한 점 때문에 소엑이 인기 있었던 이유라고도 저는 생각했습니다.

비원의 탑에 들어가기 시작하며 우리는 김하진과 마랑, 엑스트라 7, 검은 연꽃이 전부 동일인물이라고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작중 인물들은 그걸 모르고, 3명 모두를 극찬하곤 합니다.

그럼 효과도 배가되지 않겠습니까. 전 이 부분 때문에 비원의 탑도 어느 정도 재밌게 보았습니다.

여기까지가 장점이었고, 다음은 단점에 대해서 보도록 하겠습니다.

뭐 문제가 여러 가지 있겠다만 가장 크게 느낀 걸 꼽아보자면

첫 번째로 가장 큰 문제는 역시 기-승-전-기-승-전 무한 반복을 합니다.

예전부터 계속 문제였지만 명백히 소설 후반부에도 불구하고 아직까지도 대부분의 에피소드나 사건이 마무리를 아예 안 하거나 그냥 맥 빠지게 찍 싸듯이 흐지부지해버립니다.

두 번째로는 소설이 사건 여러 개가 병렬적으로 일어나는 걸 보여주다 보니 시점 변환도 한 화 내에서도 여러번씩 바뀌기도 할 정도인데 첫 번째 이유 + 재미없음이 더해지니 그냥 난잡하고 짜증 나기만 해 버립니다.

세 번째로는 작가가 설정을 세밀하게 많이 짜는 편인 거 같은데 스토리가 진행되면서 주인공이 템빨러이기도 하다 보니 설정이 독자들 파악이 힘들 정도로 엄청나게 방대해져 버립니다.

더 문제는 이게 무슨 스킬 트리같이 구조가 잘 짜여 있는 것도 아니며, 매 에피마다 그냥 임기응변식으로 템빨이나 설정이 계속 추가되다 보니 갈수록 난잡해지는 데다 별 위기 없이 주인공이 운빨로 좋은 템이나 설정 추가하면서 그냥 끝을 냅니다.

까놓고 말하면 템빨 편의주의가 심해서 점점 흥미가 떨어지는 듯합니다.

초반 재미를 줬던 착각계도 갈수록 개연성 때문에 한계를 보였고, 결정적으로 오르덴 잡는데 설정상으로는 최종 보스 바로 직전 후반 보스급인데 잡는데 긴장감이나 재미는 채나연 오빠 잡을 때보다 못하고, 그냥 작가가 소설을 놓은 게 아닌가 라는 생각이 들 정도입니다.

마지막으로 이 소설은 흥행을 한 소설도 맞고, 재미도 있었는 소설은 맞습니다.

하지만. 재탕하고 싶은 소설은 아닌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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