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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르소설/현판

[리리뷰 92번째] 튜토리얼이 너무 어렵다

by 리름 2022. 7.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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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르 : 성좌, 탑등반, 한국식 이세계, 판타지
작가 : gandara
연재 기간 : 2016. 10. 5 ~ 2018. 11. 13
화수 : 432화

 


책 소개글

삶이 무료하던 어느 날,

내 눈앞에 나타난 초대 메세지.

[튜토리얼 세계에 입장하시겠습니까?]

그리고 뒤이어 나타난 난이도 선택 창.

[이지] [노말] [하드] [헬]

나는 주저없이 헬 난이도를 선택했다.

그리고 후회했다.

아무리 헬 난이도라지만, 이건 너무 심하잖아.​


리뷰

주인공 '이호재'는 전직 프로게이머입니다.

한 때 정상의 자리에 올라갔던 그는, 은퇴 후 무료한 삶에 권태감까지 느끼고 있던 상황이었습니다.

그런 그에게 '튜토리얼 세계 초대 메시지'가 등장하는데 그는 타고난 승부욕과 도전 욕구에 이끌려 헬 난이도를 선택합니다.

이 이야기는, 어려워도 지나치게 어려운 튜토리얼 세계를 공략하는 독한 주인공의 이야기입니다.

***

이 작품의 한줄평:

432화 분량 완결 성좌물이며, 주인공의 심리묘사와 소소한 유머, 섬세한 세계관이 매력적인 작품입니다.

***

리뷰를 시작하기 전에 할 말이 있었습니다.

요 근래 우리나라 작품 중에 이 정도로 설명충 작품이 있었나 싶습니다.

1인칭 주인공 시점의 매력이 오랜만에 빛나는 작품을 만났습니다.

이전부터 추천도 많이 받은 작품인데, 기대에 빛나는 작품이었다 생각하고, 매우 취향인 작품이었습니다.

그러니깐, 이 리뷰는 저도 모르게 사심이 들어갈지도 모릅니다.

동의하지 못하거나, 다른 시점이 있다면 꼭! 리뷰에 써주세요.

***

이 작품의 매력 첫 번째는 '주인공'입니다.

이 작품을 이해하고, 몰입하려면 주인공을 알아야 한다 생각합니다.

이 작품의 90% 이상이 주인공 시점에서 진행되는 이야기고, 작품 대부분이 주인공의 행동과 심리묘사이니깐요.

주인공은 은퇴한 프로게이머입니다.

본인 스스로도 천재라고 언급하긴 하지만, 그의 진짜 재능은 '승리에 대한 갈망'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작품을 보는 내내 그의 호승심은 즐거웠습니다.

오랜만에 굉장히 매력적인 전투광 캐릭터란 생각도 들었고, 또 상당히 유쾌합니다.

주인공의 이상은 일반인에겐 지나치게 높아서, 타인과의 대화에서 드러나는 괴리감이 나오는 장면은 보는 맛이 있었고, 한편으로 가끔씩 그가 보여주는 인간적인 모습에는 공감하기도 했습니다.

싸이코패스 주인공 놈들만 보다가, 진지하게 고뇌하고, 또 한편으론 유쾌한 막가파 주인공이었습니다.

깽판 치는 장면들은 주인공과 함께 고생하던 독자들을 위해 쉬어가는 장소로 역할을 충실히 수행했습니다.

그리고 이런 주인공의 매력을 느끼게 하기 위해, 작가가 주인공에 많은 애정을 쏟았다는 것도 느껴졌습니다.

작가는 자신의 세계관에 애정과 자부심을 분명히 가지고 있는 사람일 거입니다.

이렇게 세세하게 주인공의 심리묘사에 공들이고, 주인공이 처해있는 환경 묘사에 노력한 건 오랜만이었습니다.

이 작가는 이름을 기억해야 하는 사람 중 하나입니다.

이 작품의 매력 두 번째는 '두 개의 다른 시점'입니다.

작품은 처음에 두 가지의 시점으로 나뉩니다.

'이미 60층에 오른 주인공'의 시점과 '1층부터 기어오르던 과거의 시점'으로 나뉩니다.

주인공이 겪고 있는 헬 난이도가 얼마나 힘든지 알고 있기에, 오를 걸 알면서도 보는 즐거움이 있었습니다.

또, 60층에 오른 주인공의 시점에서 진행되는 이야기는 교묘해지는데 작가가 교활합니다.

교묘하게 독자의 시선을 가려서 '과거의 시점'에서는 알 수 없는 이야기는 알 수 없게 만들어놓습니다.

도중도중 별 거 아닌 듯한 대화에는 복선도 숨겨져 있었습니다.

이 작품은 길며 분량 상으로 긴 것보다, 전개가 느리다는 느낌을 받기 쉬운 작품입니다.

세세한 심리 묘사는 누군가에게는 단점이 될 요소고, 튜토리얼 층수는 오르려면 아직까지 한 참 먼 거 같습니다.

1층부터 올랐으면 지루해졌을 페이스를, 60층에 이미 오른 시점과 섞으면서 지루함을 줄여줬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정확히는, 떨어지는 집중력과 몰입도를 60층에서 풀어내는 떡밥으로 계속 유지시켰다고 생각합니다.

작가가 잘 설정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 작품의 매력 세 번째는 '잘 짜인 세계관'입니다.

이 작품은 주인공의 심리묘사가 세밀한 게 강점 중 하나입니다.

1층부터 기어오르던 주인공의 시점은 독자들과 같습니다.

아무것도 모르지만, 일단 부딪히는 수밖에 없고, 그 도중도중 정보를 수집해서, 그를 토대로 판단하는 과정입니다.

이 과정들을 통해 독자들은 자연스럽게 작가가 짜 놓은 설정과 세계관에 대해 이해하게 됩니다.

성좌로서 주인공을 지켜보는 수없이 많은 신들은 단편적인 문장밖에 없지만 그들을 분석해가는 주인공은 재밌었습니다.

성좌가 단순 들러리로 끝나는 게 아니라, 성좌들의 성향을 분석해서 이용해 먹는 주인공은 상당히 즐거웠고, 성좌들과 어떻게 될지 그 방향성을 예측하는 것도 재밌었습니다.

튜토리얼에 등장하는 각각의 세계들이 되게 많은데, 여기서 작가가 신나서 설정들을 미쳐 날뛰며 표현할 때 느껴졌습니다.

이 작가는 자신이 창조한 세계를 사랑한다는 것을.

도중도중에는 '과하다'라는 생각도 들 정도였습니다.

하지만 저는 이게 매력이라 생각합니다.

요 근래 본 작품들 중에 이 정도로 작가가 묘사에 공들인 작품도, 작품에 애정을 쏟은 작품도 못 본거 같습니다.

작가가 자기 작품에 이 정도로 애정을 쏟은, 애착을 가지고 있는 작품이라면 충분히 매력적이라 생각합니다.

***

하지만 이 작품은 단점이 될 수 있는, 호불호가 없는 무결점 작품은 아닙니다.

일단 전개가 느립니다.

작품이 그리 긴 분량이 아닌데도, 길게 느껴졌습니다.

주인공은 튜토리얼의 층수라는 명확한 진행 기준이 있기에, 그 층수로 진행도를 판단하겠지만 이 진행도가 상당히 느린데 작가가 묘사에 크게 공들인 탓이지요.

작가는 떨어지는 몰입도와 집중도를 다시 끌어오기 위해, 60층에 이미 오른 주인공의 시점도 썼지만 역으로 전개가 더 느려지게끔 느끼게 하는 단점도 존재했습니다.

그리고, 시밤 쾅!

시밤쾅을 얻는 과정은 공들였고, 이에 대한 설명도 좀 과하다 싶을 정도로 작가가 세밀하게 써놨지만 저는 여기서 살짝 호불호가 갈렸습니다.

주인공의 성장을 멈추는 요소가 되었다는 생각이 들면서, 동시에 지나치게 편한 도구를 작가가 쥐어줬다 생각했습니다.

이 부분은 페이스 조절을 좀 더 했으면 어땠을까 생각하는데 어디까지나 개인 취향입니다.

많은 분들이 호불호가 갈린 후반부는 저는 괜찮았어요.

주인공이 거기까지 도달하는 데 걸린 과정은 모두 개연성과 핍진성이 충분했다 생각합니다.

이런 엔딩을 싫어하는 분들이 많지만, 저는 괜찮다 생각했습니다.

물론 아쉬움이 남긴 하지만, 그게 여운이 되기도 하니깐요.

그리고 엔딩까지 회수 못한 떡밥들이나 설명이 부족한 설정들은 외전에서 다 처리하니깐

만약 작품을 다 보고도 부족했다 생각하신 분들은 외전을 보시면 될 거 같습니다.

***

이 작품은 오랜만에 읽는 데 오래 걸린 작품입니다.

필자는 글을 생각보다 빨리 읽는 편이라, 보통 이 정도 분량이면 하루 이틀이면 다 읽는데, 이 작품은 3일 정도 걸렸습니다.

작품이 길지 않으면서, 길다고 느끼게 되었고, 실제로 읽는 데에 오래 걸린 것은 작가가 공들인 묘사 때문이라 생각합니다.

읽다가 도중에 멈추고 생각하게 되고, 가끔씩은 몰입도가 떨어지기도 했지만 그런 것들을 상쇄할 수 있을 만큼 매력적이었습니다.

주인공은 현실적이고, 일반인이 이 세계에, 헬 난이도에 떨어졌을 때의 인간 다웠습니다.

도중도중 나오는 패러디들은 알아보는 사람들에겐 소소한 재미도 있었습니다.

조연들 또한 매력적이었지만, 이 작품은 주인공 메인의 이야기니깐 장점에는 굳이 끼워 넣지 않았습니다.

이 작품은 주인공이 이끌어가는 이야기니깐요.

오랜만에 즐겁게 본 수작, '튜토리얼이 너무 어렵다'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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