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르 : 로맨스판타지
작가 : 차소희
화수 : 144화
책 소개글
“나는 라템의 기사, 당신과 같은 하늘 아래에 설 수 없는 운명.”
책 속으로 들어와 빙의하게 된 몸은 하필이면 세계의 악으로 군림하는 이종족의 일원, 카리나 아포칼리타.
한데 원작에서는 여주인공의 첫사랑이었던 성기사 르네거의 목숨을 구해 주면서 소설의 내용이 꼬이기 시작했다.
르네거가 자신의 신앙을 의심하고, 결국 그 찬란한 백금발을 잃게 된 것이다.
그렇게 신성한 성기사는 타락하여 급기야는 카리나의 운명에 동조하게 되는데…….
“이제 우리는 서로의 욕망을 갖게 되었어.”
카리나는 그런 그의 뺨을 쓰다듬으며 말했다.
한 줄기 한 줄기 매혹적인 가시넝쿨이 저를 끌어당기고 있는 느낌이었다.
르네거는 그것을 차마 베어 낼 수 없었다.
“돌이킬 수 없겠지.”
신이시여, 부디 저를 용서하소서.
리뷰
오랜만의 로맨스판타지 후기입니다.
아니. 이거 로맨스 판타지라고 해도 되려나?
로맨스.
즉 낭만적인, 선망적인. 그런 남녀간의 달콤한 사랑도 있기는 하지만.
에로스, 아가페, 필리아, 스트로게...그런, 소크라테스 아저씨의 사랑이 더 많이 보인단 말이죠?
로맨스란 단어로는 저 많은 사랑들을 담을 수 없죠.
이 소설은 소크라테스 아저씨의 <향연>처럼 형이상학적이진 않았지만, 그만큼 명료하고 다양한 관계를 보여준 소설이었습니다.
이 소설은 절대로!! 복잡하고 어렵지 않지만 제 개인 감상은 소크라테스 아저씨를 빌려 올 만큼 많은 생각이 드는 소설이었습니다.
걱정마세요.
여러분들에는 옮기지 않겠습니다.
너무 길고 난해해질 것 같거든요.
일단, 간략한 내용을 설명드리면 메두사와 섞인 실험체가 우리의 주인공입니다.
설화처럼 굉장히 아름다운 머릿결과 보석같은 눈동자를 지니고 있지만 인간이 아닙니다.
세계를 멸망시키는 악의 조직 뱀의 마물.
악역 간부로 환생한 초인적인 괴물이죠.
그녀는 이 세상이 자신이 읽었던 소설과 동일하다는 것을 알고, 원작의 흐름대로 악의 조직이 망해버리길 기원합니다.
그러다 우연히 죽어가는 인간 남자 한 명을 살리면서 이야기가 급변하죠.
플롯은 성기사 남주를 살리면서 원작이 꼬이는 흔한 연애스토리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각 인물들이 내면에 갖고 있는 문제들을 다루는 진지함을 담고 있습니다.
예를 들면 우리 여주인공은 외형은 괴물이지만 내면은 인간이라서 생기는 정체성과 관련된 고민이 있죠.
그 누가 태어나면서부터 삶의 목적을 갖고 탄생하겠느냐만 주인공은 인간의 멸망이라는 주입된 목적을 갖고 태어났죠.
다른 사람들이 성장하면서 자아 정체성을 확립할 때, 주인공은 자신의 존재 이유를 부정하면서부터 시작합니다.
부정하고, 방황하고, 흔들리고, 의심하고, 의심하고, 또 의심하고.
사랑과 연관 지어서 이러한 고민들을 풀어가는 성장 & 사랑 이야기라 보시면 되겠습니다.
여주인공의 ~ 이하 생략은 144화란 비교적 짧은 장편이라서 압축되고 빠른 전개를 보여주기 때문에 거추장스러운 장면들이 적었습니다.
그래서 다른 건 다 좋았는데, 남녀간의 사랑은 그 진도가 너무 빨라서 보수적인 저에게는 당혹스러울 정도였습니다.
19금 소설은 아니지만, 에로 에로 합니다...
... 좋은 건가?
판타지 세계관도 흥미진진했고 스토리도 재밌었습니다.
여주인공의 행보가 계획적인 것 같으면서 즉흥적이라서 종잡을 수 없었지만 그녀의 심란한 마음을 생각하면 공감은 안 돼도 이해는 해줄 수 있었습니다.
성기사 남주(프로 암살러, 뒤치기 장인, 중요한 순간에 말이 많아짐, 중요할 때 무쓸모, 다 잡은 적을 항상 방생)는
맨날 다 죽어가는 여주를 미끼 삼아 적의 등 뒤에서 칼 꽂는 게 짜증났지만 역시나 이해는... 해줄 수 없었습니다.
어쨌든 간에 재밌게 읽었습니다.
여러분도 짧으니까 한 번쯤 읽어보세요.
아마 5시간이면 읽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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