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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르소설/현판

[리리뷰 774번째] 내 아이돌은 인생 2회차

by 리름 2022. 11. 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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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르 : 현대판타지
작가 : 비벗
화수 : 300화


소개

중소기획사의 로드매니저 3년차 이시현.

신인 걸그룹 로즈스톰을 맡아 설렁설렁 알량한 월급을 루팡하던 그에게

멤버 중 하나가 어느날 문득 말한다.

"시현 오빠…… 나, 2회차야."

최고의 자리를 향한 청년 매니저와 아이돌 2회차 소녀의 도전기.

미래를 알고 있음에도 순탄치만은 않은

연예계의 뒷사정과 복잡한 팬들의 마음.

그렇지만 내 주인공을 세상의 주인공으로 만들기 위한

이시현의 도전은 멈추지 않는다!


리뷰

사실 완결된 지 오래된 글임에도 지금에야 보게 된 이유는 작가의 이름이 다름 아닌 '비벗'이었기 때문입니다.

예전 이 작가의 글 중 하나를 보며 느꼈던 점이 '뻔한 클리셰에 약간의 소재 변형만 준, 연예계물 흉내만 낸 호흡 느린 내면 성장물'이었을 건데 너무나 뻔하고 흔한데 느리기까지 해서 흥미를 잃었던 기억이 나네요.

 

그래서 이 작가의 글은 그냥 덮어놓고 거르다가 이젠 연예물은 진짜 볼 게 없어져서 결국 찾아보게 된 글.

결론부터 말하자면 생각보다 좋았습니다.

적어도 이 장르에선 평작 이상 리스트에 넣어줄 만합니다.

 

담당 걸그룹 멤버 중 하나가 매니저인 주인공에게 회밍아웃을 하며 이야기가 시작됩니다.

자신이 2회차이며, 같은 그룹의 멤버들이 사고로 죽지 않게 도와달라고 하는 히로인과 일련의 과정을 통해 결국 그 사실을 믿게 된 주인공.

 

다만 주인공은 애초에 그 그룹에 대한 애착이나 히로인에 대한 애정도 없고 배우 팀으로 돌아갈 기회만 생긴다면 언제든 넘어갈 생각을 하고 있는 상태.

이어지는 히로인의 폭탄선언 '1회차의 당신과 나는 연인이었다.'

 

마음이 1g도 없었던 주인공.

반신반의하지만 결국 그녀들의 비극적인 엔딩을 막기 위해 움직이게 되고 자신과 히로인 또한 1회차의 끝이 좋지 않았다는 얘기에 마음을 다잡습니다.

 

여기서 장벽이 되는 초반 요소들

 

1. 수동적 & 착한 아이 증후군이 의심되는 히로인

 

회귀를 한 주체이면서 수동적이다? 회귀까지 해놓고 독하지 않다?

빠른 하차의 제1원인 일 텐데 실제로 시리즈 댓글에서도 초반 파트 하차가 제일 많았습니다.

다만 여타 웹 소설에서의 '수동적'과는 완전히 다른 캐릭터이고 착한 아이 증후군도 아닙니다.

전개를 따라가면 자연스레 이해할 수 있고 꽤나 섬세하게 조형된 캐릭터라고 생각합니다.

적어도 하차할 정도로 고구마를 뿌리지도 않고 작가가 해당 부분을 잘 써냈습니다.

아무리 웹소가 사이다판이 되었다해도 고작 이 정도에 지뢰라는 말을 뱉는다면 사이다 패스란 말을 들어도 어쩔 수 없다고 생각하네요.

 

2. 대비되는 주인공의 이기적인 면모

 

미래를 아는 만큼 다른 사람의 성과를 훔쳐 와 히로인 그룹의 성과로 만들기를 원하는, 충분히 이해가 되면서도 주인공으로선 이기적인 모습을 보여줍니다. (이 부분 관련해서 판타지적인 요소가 등장하는데 배드 엔딩을 바꾸기 위한 과정 중 하나)

극 초반 부만 성공하고 그 뒤로는 엔딩을 바꾸는 조건과 연관되어 해소가 됩니다.

그러면서도 언뜻언뜻 그 모습과 맞지 않는 내면의 모습이 드러나는데 그 부분은 후반부의 떡밥.

이것 또한 전개가 되면서 그 이유를 알 수 있습니다.

 

3. 주인공의 아재 드립

 

시리즈 댓글에 적힌 욕의 절반 이상이 이건데 애초에 그런 캐릭터로 설정이 되어있습니다. (중반부쯤인가 주인공 성장과정 파트에서 설명)

독자를 웃기려고 넣은 게 아니라 분위기 해소+떡밥으로 쓰였다고 보는 게 맞고 적어도 틀소설에서 찐텐으로 뱉는 아재개그와는 받아들여지는 느낌이 완전히 다릅니다.

물론 버티기 힘들 수 있죠.

거슬려서 못 참는 것도 개인 취향이니까요.

 

4. 잘 팔리는 장르 클리셰를 벗어난 이야기 전개와 거기에서 풍기는 약간의 우울함

 

이상 상기 부분이 단점이고 장점을 쓰자면 소설 후반부 상당 부분을 스포 해야 하는데 이 글의 후기는 기본적으로 추천의 성격을 띠고 있기에 스포를 최대한 자제하려 합니다.

전작인 꿈꾸는 작사가에서도 문장력 자체는 좋다고 생각했습니다.

다만 그 작품과 대비해

 

1) 대충 클리셰 아닌 척 소재 이름만 바꿔 쓴 게 아니라 '진짜' 다른 알맹이

2) 늘어지는 후반부의 압축 (다만 최후반부는 너무 줄여 쓴 경향이.. 인기가 없어서 그랬던 걸까)

 

단점으로 꼽혔던 부분들이 피드백 되어있었습니다.

조연들의 캐릭터는 그럭저럭이나 주인공 커플의 조형에 많은 정성을 들인 티가 났고 사소한 설정 오류는 있지만 흐름상 크게 신경 쓰일 정도는 아닙니다.

 

후에 드러나는 판타지적인 요소에 띠용? 하게 될지도 모르지만 물 흐르듯 읽힌 걸 보면 어렵거나 과하지 않게 적절히 사용됐다고 봐도 될 것 같습니다.

 

 

 

걱정되는 건 이 작품이 히트를 친 것도 아니고 시리즈에선 별점 테러를 당했다는 점.

그동안 걸러왔던 이 작가의 최근 작품을 읽어볼 생각인데 몰개성 쪽으로 피드백을 받고 그저 그런 흔한 클리셰 공장장이 되어버린 건 아닐지 걱정됩니다.

 

클리셰 대충 섞어서 찍어낸 알맹이 없는 '가짜'들이 평점 8~9점씩 받는 이 판에서 적어도 개인 취향 호불호만을 이유로 행한 별점 테러는 도가 지나쳤다고 생각합니다. ​

 

취향에 맞지 않는 불호로 하차하는 건 당연한 자유지만 '이런 놈도 글 써서 밥 벌어 처먹는다는 사실이 충격'이라는 둥 시리즈 댓 읽어보면 가관입니다.

같은 아이디 몇 놈이 원색적인 비난을 반복하는데​ 내용 이해도 못 한 거 보면 제대로 읽지도 않았으면서 작가를 비난하는 행위로 스트레스 해소하려는 티가 물씬 나네요.

 

 

개인적으로 이 장르에서 보기 드문 평작 이상.

취향 면에서 호불호 갈릴 수는 있으나 별점 테러 당할 정도로 못 쓴 글은 절대 아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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