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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르소설/현판

[리리뷰 417번째] 다시 쓰는 필모그래피

by 리름 2022. 8.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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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르 : 현대판타지
작가 : 윤준모
화수 : 226화


책 소개글

『다시 쓰는 필모그래피』

오랜 노력 끝에 스타덤에 오른 만년 조연 배우, 안시현 이제 승승장구하는 일만 남았으나, 예기치 못한 병마가 그를 덮치는데…… 연기를 잃고 절망하던 그에게 주어진 두 번째 기회!

“국민배우가 되려면 그 정도는 해야 하지 않겠어?”

세상을 전율시킬 필모그래피의 기록이 시작된다!


리뷰

오랜 기간의 무명생활을 견디고 결국 남우주연상을 당당히 움켜쥔 안시현.

자신이 췌장암 말기라서 곧 죽는다는 걸 깨닫습니다.

미련을 남긴 채 숨을 거둔 그에게 드라마랑 영화 보기가 취미인 신님께서 과거로 회귀시켜주는데...

필모그래피는 배우의 연기 이력.

즉 출연 작품을 뜻하는 단어입니다.

'다시 쓰는 필모그래피'란 제목대로 과거로 회귀한 안시현이 승승장구하는 내용이죠.

다만, 성공할 작품만 골라서 하는 회귀치트물이 아니라 20대부터 자신의 농익은 연기력을 토대로 배우로서 인정받는 삶을 살아가는 이야기입니다.

소설 초반은 주인공의 연기력에 대한 고찰이 주를 이루더니 이야기의 레퍼토리가 고정되면서 조금씩 진부해집니다.

중요한 장면일 때 메소드 연기를 사용한다는 똑같은 구조의 반복.

그리고 매번 시청률이나 관객 수 등 외적인 것을 크게 신경 안쓰는 척하면서 운이 따라주기를 바라는 모순된 모습들.

거기에 당연하다는 듯이 따라오는 운을 보면 한 생각이 떠오릅니다.

"운이 좋군."​ ​

'이야기에 굴곡이 없다.'

이 책에서 주인공의 삶에는 걸림돌이 없습니다.

조연이 있기에 주연이 더 빛날 수 있는 것처럼 고난이 있기에 주인공의 삶이 더 빛날 수 있는 건데 말이죠.

조그만 돌부리조차 보이지 않는 길을 다시 걷는 의미가 있을까요?

주인공의 회귀에 대한 의미가 너무 퇴색되더군요.

그게 참 안타까웠습니다.

소설에서 흘러가는 영화나 드라마 역사의 흐름은 현실에서 차용한 듯하며, 실제 모티브가 있는 것으로 보이는 작품들 또한 종종 보입니다.

각 영화랑 드라마의 줄거리는 작가님이 새로 쓰셨지만요.

여기서도 아쉬운 점은 각 영화나 드라마 등의 감독, 작가들이 모두 다른 인물인데도 극의 대사나 독백이 천편일률하단 점이었습니다.

모두 '한 명'의 작가가 쓴 것처럼 말이죠.

글에 생기를 부여하고 각 에피소드마다 가장 뚜렷한 차이점을 보여줄 수 있는 부분인데도 '각 작가만의 특징'을 살리지 못했다는 게 가장 아쉬웠습니다.

이 소설을 읽다보니 문득 영화 OST가 듣고 싶어지고, 좋은 영화가 보고 싶어지더군요.

소설에서 만족하지 못했던 미진함을 채우고 싶었던 겁니다.

그 생각이 들고나서 다시 핸드폰을 보니까, 글이라는 매체가 너무나 보잘것없어 보이는 겁니다.

제 오랜 경험으로 소설만의 매력이 존재한다는 걸 분명하게 아는데도요.

이 소설이 실제 영화나 드라마 등의 대체물 역할도 제대로 못했단 뜻이겠죠.

그때의 순간적인 답답함과 채워지지 않은 공허함은 소설을 하차할까 고민하게도 만들었습니다.

결국 이번 소설은 끝까지 매달렸지만, 작가님의 다른 작품을 손댈 날이 올진 모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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