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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르소설/현판

[리리뷰 420번째] 로또 1등도 출근합니다

by 리름 2022. 8.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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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르 : 현대판타지
작가 : 서인하
화수 : 325화

 


책 소개글

13억.

아무리 생각을 해봐도 큰 돈인 건 확실하지만, 그렇다고 인생을 한 방에 역전시킬 수 있을 정도로 대단한 금액은 아닌 거 같다.

그래서 결심했다.

그냥 살던대로 살자고...


리뷰

로또 1등.

우리의 삶에 분명히 존재하지만 동떨어진 것.

절대 손에 안잡힐거라 확신하는 신기루 같은 점에서 현대 사회에서 가장 판타지스러운 장치라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1 / 8,145,060의 확률로 당첨된다고 해도 우리의 삶에 변화하는 게 있을까요?

당첨금 19억.

제세공과금을 제하니 남은 13억.

큰돈은 맞지만, 인생 역전하기엔 작다 느껴지는 액수.

로또 1등에 당첨됐지만 살던대로, 오늘도 출근을 하는 패션 유통 업계 영업직의 삶을 그린 소설.

'로또 1등도 출근합니다'입니다.

이 소설은 현대판타지 장르이지만 판타지 요소가 적습니다.

위에서 언급한 로또 1등 당첨이 이 소설에서 두 번째로 판타지스러운 장치라 할 수 있겠죠.

첫 번째는 우리 틀딱 작가 아재가 그린 주인공의 연애씬 입니다.

아주 판타지가 따로 없었습니다.

어쨌든 로또 1등은 내 마음의 보험이라 생각하고 오늘도 출근을 하는 공은태 팀장의 직장 생활기를 그린 현대 소설입니다.

당연히 이 소설을 꾸며줄 희귀, 상태창, 환생 그딴 거 없습니다.

하지만 그 어느 전쟁 영화보다도 치열한 '회사 정치질'을 보여줍니다.

작가님의 경험을 녹여낸 듯한 서술과 그 스토리텔링이 준수한 필력과 합쳐지니 놀라운 결과물을 만들어 냈습니다.

비록 세련됨이 좀 부족하지만, 이건 이것대로 괜찮은 느낌이었습니다.

독자분들 중에 30대, 40대이신 직장인이 계신다면 주인공에게 많이 공감할 수 있을겁니다.

그리고 이건 좀 벗어난 내용이지만 소설 표지를 다운로드하는 과정에서 리디북스 댓글들을 읽어보니 드라마화 또는 미생과의 비교가 보이더군요.

일단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이 소설은 드라마화가 힘듭니다.

미생의 경우 인턴 기간이라는 확실한 시작과 끝이 존재했고, 그 안에 장그래가 조금씩 인정을 받는 기승전결을 모두 담아냈지만 이 소설은 회사 정치질을 겪으며 프로젝트를 하나씩 달성하고, 승진에 승진을 거듭하는 과정 자체가 재밌는 겁니다.

그리고 이 간격이 아주 짧죠.

드라마란 매체 하고는 이야기 구조가 어울리지 않습니다.

이 작가의 아재감성 등은 드라마 작가들이 손 볼 수 있다지만, 이 이야기 구조에 손을 대면 우리가 알던 '로또 1등도 출근합니다'랑 많이 달라질 겁니다.

마찬가지로 이 소설의 복잡한 회사 정치과정은 웹툰으로 살려내기가 무척 힘듭니다.

캐릭터의 표정을 조금이라도 어색하게 표현하면 독자들에게 욕먹기 십상인 작품이죠.

대사 또한 굉장히 많고요.

반대로 소설을 웹툰화 함으로써 살려낼 수 있는 장점은 아주 적습니다.

이 소설의 리뷰와는 좀 동떨어진 내용이지만, 어렴풋이나마 소설을 파악하는데 힌트가 되리라 생각돼서 넣었습니다.

요약하면 로또 1등도 출근합니다는 영업직 회사원의 고충을 현실적으로 그려낸 소설입니다.

그 복잡한 사내 정치 속에서도 분명하게 앞으로 나아가는 과정이 좀 비현실적으로도 느껴지지만, 그렇다고 주인공의 행보에 답답한 정체 요소를 넣었다면 호불호가 심하게 갈렸겠죠.

소설 특성상 주인공에게 깊이 몰입된 상태일 테니까요.

그래서 너무나 현실적이지만, 분명하게 비현실적인 현대 판타지가 탄생한 겁니다.

마지막으로 놀라웠던 건 주인공의 인물됨입니다.

이 소설은 주인공의 독백 위주로 흘러갑니다.

거기서 느껴지는 주인공의 은근한 꼰대 기질까지 쓸데없이 잘 살리지 않았어도 좋았을 텐데,자신이 꼰대면서 직장 상사들의 꼰대 기질을 비꼬는 모습을 작가님이 의도하신 거라면 정말 감탄스러운 캐릭터 메이킹이 아닐 수가 없었습니다.

의도했든 아니든 내면에 모순성을 지닌 독특한, 그리고 그냥 일상에서 접하기 쉬운 꼰대 캐릭터가 탄생했습니다.

제 개인적으로 많은 아재들이 스스로 인정하지 않을 뿐 누구나 꼰대 기질을 갖고 있으므로, 주인공과 비슷한 나이대의 독자들은 쉬이 공감이 갔을 겁니다.

물론 윗 내용은 비꼬는 게 아니라 칭찬입니다.

소설 정치 내용을 생각해도 이와 같은 성격이 맞다고 보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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