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장르소설/판타지

[리리뷰 546번째] 영웅 따위 개나 줘

by 리름 2022. 8. 24.
반응형
장르 : 판타지
작가 : 로유진


책 소개글

일반인으로 살아왔다.

그런데 어느 날 갑자기.

"당신은…."

영웅이란다.

…아닌데.

"그렇군요. 그대야말로 우리가 기다려왔던…."

아니라고.

"놀랍군. 설마 이걸 노렸던 건가? 역시…."

돌겠네, 미치겠네.

"빛을 찬양하라!"

환장하겠네, 진짜!


리뷰

미리 경고합니다.

저 이 작품 진짜 많이 깔 겁니다.

'이 정도면 보통 웹소에선 그냥 넘어가지 않나?' 하는 것도 깔 겁니다.

그만큼 실망감이 너무나도 컸습니다.

그러니 이 작품을 좋아하고, 이 작가를 사랑하는 분들께 여기서 바로 뒤로 가기 누르는 것을 정중히 추천드립니다.

저도 그 마음 아는데 내가 좋아하는 작품 까이면 기분 안 좋은 거.

그러니 괜히 이 글 읽고 상처받거나 혹은 화 나가지고 듀얼 신청하지 말고 지금 탈출하시길.

저도 당신들 취향 존중하니 제 취향도 존중해주길 바랍니다.

0. 본론에 앞서

로유진 작가의 전작들.

메모라이즈와 탐식의 재림을 재밌게 봤습니다.

물론 거슬리는 게 없진 않지만 그래도 이 정도면 어디냐는 게 제 평이었습니다.

로유진 작가는 장점과 단점이 명확하다고 생각하는데 장점은 재밌고 특색 있는 임무와 던전을 잘 짠다는 것이고, 몰입이 되는 상황 설정, 구체적인 묘사로 표현해 생동감 넘치는 전투 씬 등이 있습니다.

반면 단점은 라노벨식 캐릭터 성격과 말투, 유치한 개그, 주인공의 오락가락하는 정신 연령 등이 있습니다.

이 작품의 총체적인 평을 해보자면 "작가의 장점은 사라지고 단점만이 부각된 작품"이라고 하겠습니다.​

읽는내내 '제발 이게 끝이 아니길...', '아 제발 그만 좀...'. '제발 뒤에 뭔가 있기를' 비는 마음으로 읽어나갔습니다.

로유진 필명 세 글자 아니었으면 이런 시도도 안 했겠지.

실제로 댓글 란에 나와 같은 평을 한 댓글이 1, 2위를 다투고 있습니다.

그럼 이제 왜 이런 총평을 했는지 알아보면

1. 답 없는 주인공 물고 빨기

대부분의 웹 소설은 주인공이 활약하고 주변인들의 인정을 받는 장면을 꼭 넣습니다.

그것에서 독자들은 대리만족을 합니다.

독자는 주인공의 여정과 모험, 역경을 함께 해왔으며, 주인공이 해낸 성취의 과정을 알고 있으니 그 노력이 보상받는 것에 만족을 느낍니다.

이 작품은 시작하자마자 15화 내내 조연들이 주인공을 물고 빨아줍니다.

하지만 그 물빨의 근거에 주인공의 성취는 없습니다.

이유는 단 하나, '유명한 형의 동생, 위대한 가문 출신' 뿐.

여기서 작가의 의도를 어림짐작해보았습니다.

아마도 '주인공의 배경은 심상치 않고, 그런 주인공 또한 비범할 것이다.'를 전달하고픈 게 아니었을까요?

설화 속 영웅들이 알에서 태어났다거나, 처녀잉태를 했다는 것처럼.

문제는 그걸 너무 강조에 강조에 강조를 반복한다는 점입니다.

독자는 바보가 아닌게 한, 두 번 하면 알아듣습니다.

근데 그걸 20화 가까이 계속 계속 계속 반복합니다.

"나 때는 말이야.", "내가 왕년에 말이야"로 시작하면서 어떻게든 자신의 위대함을 설파하려는 꼰대들의 설교를 몇 시간 동안 계속 듣는 것처럼 주인공은 어떤 성취를 이뤘는가, 주인공이 독자에게 사랑받는 이유로 어떠한 매력이 있는가를 보여주는 게 아니라, 그저 조연들을 계속 바꿔가면서 주인공 물빨만 해대니, 보는 독자로써 지칠 수밖에 없습니다.

2. 작가는 다 알지롱. 넌 모르지?

이 초반 20화에 주인공 물빨과 더불어 또 하나의 문제점은 너무 서술과 설명이 불친절하다는 것입니다.

이 기간동안 주인공의 비중은 거의 없습니다.

조연들끼리 나와서 서로 지들만 아는 이야기를 막 떠듭니다.

주인공이 뭔가를 알아내려 하면, 그저 피식 웃고 "하하, 그건 알려줄 수 없어."라는 식으로 넘깁니다.

초보 작가들이 흔히 하는 실수 중 하나는 '작품의 방대한 설정을 풀어내는 방식'에 있습니다.

자신의 작품 설정을 너무나도 사랑하는 나머지, 이걸 한 번에 독자에게 풀어내려고 정보를 마구잡이로 쏟아내거나, 혹은 작가만 아는 설정으로 간직한 채 독자에게 설명하지 않는 오류를 범할 때가 있습니다.

로유진 같은 성공한 작가가 이런 초보적인 실수를 했다는 것이 믿기지가 않습니다.

작가의 필모를 모르고 메모라이즈, 탐식의 재림, 영웅 따위 개나 줘를 보면, 아마도 이번 신작을 '아, 이게 작가의 첫 작품이구나. 이 이후에 많이 발전했구나.'라는 생각을 했을지도 모릅니다.

떡밥을 던지는 건 독자가 작품에 흥미를 느끼고 뒷이야기를 궁금하게 만드는 중요한 요소입니다.

하지만 너무 많은 떡밥은 오히려 답답함을 유발합니다.

저기 실루엣 너머 아름다운 여성의 몸매가 언뜻언뜻 보였을 때 욕구가 동하는 거지, 아예 안대를 씌워 놓으면 소용 없다는 뜻입니다.

그렇다면 그 수많은 떡밥이 흥미로운가? 딱히 그렇지도 않습니다.

주인공이 A를 얻었는데 알고 보니 이게 A가 아니라 A-라고 해봅시다.

그럼 독자는 자연스레 '그럼 A도 있고 A+도 있다는 건가? 그건 뭘까? 무슨 차이지?' 라는 궁금증을 갖게 됩니다.

하지만 이 작품은 '자 여기 A, B, C, D, E, F, G, H, I, J, K가 있어. 어때 궁금하지? 궁금해 죽겠지??'라고 공허한 외침을 던질 뿐입니다.

3. 영웅...맞냐?

웹소에서 주인공을 띄우는 방법엔 2가지가 있습니다.

뛰어난 주변 인물에 비해 더 뛰어난 주인공.

어느 정도하는 주인공에 비해 모자라는 주변 인물들.

가장 좋은 것은 첫 번째지만, 그게 쉽지 않기에 사실 대부분의 웹소는 주변 인물을 낮추는 식으로 주인공을 띄웁니다.

이 작품도 마찬가지인데 그러나 한 가지 오류는, 그 주변 인물들을 영웅으로 설정했다는 것입니다.

여기서 말하는 영웅은 적어도 한 행성의 위기를 구한, 그 보다 더 나아가서 태양계, 성단, 은하를 구한 영웅이란 겁니다.

이 영웅이 선한가, 악한가를 논하는 게 아니라 가진 능력을 논하는 것입니다.

그 정도를 해결한 영웅이라면 선하든 악하든 일단 가진 능력이 뛰어나다고 추측하는 게 자연스러운 흐름입니다.

하지만 이런 영웅들을 약화시키며 주인공을 띄우니, '저런 게 영웅이라고?'라는 의구심이 듭니다.

다시 말하지만 선하고 악하고가 중요한 게 아니고 악행으로 영웅이 되려면 그 캐릭터가 얼마나 똑똑하고 능력이 좋겠나?

반대로 선함을 간직하면서 영웅이 됐다면 얼마나 뛰어나겠나?

하지만 이 작품은 그런 걸 느끼게 해주지 않습니다.

일반적인 이세계 소환물처럼, 그냥 주인공과 일반인들이 전송했다고 해도 믿을 정도입니다.

귀신을 만나서 "안 돼 모든 게 다 끝났어!" 하면서 주저앉고 포기하는 작 중 영웅을 보며, "난 방법도 대책도 없고 함부로 갔다간 모두가 죽을지도 모르지만, 난 그런 거 모르겠고 일단 해줘~!"라고 징징대는 영웅을 보며, 차라리 "브로큰 애로우!"를 외치며 장렬히 전사하는 현실 세계 속 군인이 더 영웅 같았습니다.

4. 유치한 개그, 철 지난 인터넷 밈, 과도한 패러디

작가의 유치한 개그 사랑은 지난 작품들로 잘 알고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사실 개그란 게 워낙 취향을 타기에 이것만 가지고 까는 건 애매한 감이 없지 않아 있습니다.

하지만 차이점이 있다면, 그래도 전작들은 개그를 칠 때와 안 칠 때를 구분해서 썼습니다.

점점 정신연령이 어려지는 주인공임에도 불구하고, 진지할 때는 진지했다는 겁니다.

하지만 이 작품은 그렇지 않습니다.

정말 정말 시도 때도 없이 개그를 치고, 이미 단물 다 빠져버린 인터넷 밈을 사용하고, 과도한 패러디를 씁니다.

초반부에 밝혔듯이, 이 작가의 장점은 특색있는 임무와 던전, 진중감 있는 전투씬에 있습니다.

그런데 이런 전투씬에서 조차, 진지해야 할 상황에서조차 개그와 패러디를 남발 남발 또 남발합니다.

한 화에 개그를 2번 치지 않으면 손가락이 부러지는 저주에 걸린 게 아닐까?

저주에 먹힌 자는 몬스터가 아니라 작가가 아닐까?

아니면 옆에 50대 부장님이 한 손에 칼을 들고 작가 목에 갖다대며 빨리 내 개그를 써!라고 협박하는 게 아닐지 걱정됩니다.

제발 그랬으면 좋겠습니다.

이런 과도한 드립에 작가의 장점인 진중한 던전과 전투는 사라지고 몰입감이 개박살이 납니다.

나만 그런가 싶었는데, 댓글도 제발 좀 개그와 패러디 좀 그만하라고 몰입도 떨어진다고 아우성치는 걸 보니, 나만 그런 건 아닌가 봅니다.

5. 줄이며.

까고 싶은 것은 더 있지만, 막상 다 적다보니 내가 너무 힘들어서 여기서 그만해야겠습니다.

보통 지뢰는 보고 나서 에잉 똥 밟았네 하고 마는데, 이렇게 길게 적은 걸 보니 어쩌면 난 작가를 좋아하는 게 아닐까 싶네요.

웬만하면 작품을 욕하더라도 작가는 욕하고 싶지 않습니다.

어쩌다보니 작가를 욕하는 것처럼 되어버렸는데, 이런 작품을 쓰다니 작가는 망해야 돼가 아니라, 이런 단점들을 보완해 더 좋은 작품을 써줬으면 하는 마음이라 생각해주었으면 좋겠습니다.

솔직히 쓸 때마다 대박작 쓰는 작가도 거의 없으니까요.

반응형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