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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르소설/판타지

[리리뷰 688번째] 위키 쓰는 용사

by 리름 2022. 9.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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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르 : 판타지
작가 : 로드워리어
화수 : 260화

 


소개

다른 놈이 창칼 쓸 때 나는 위키 쓴다.


리뷰

주인공 김성철은 전역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가는 군인입니다.

 

집에서 뭘 할지를 꿈꾸던 그, 하지만 갑자기 이세계로 떨어지죠.

 

용사가 되었습니다.

 

전형적인 이세계물의 시작이지만, 주인공은 뭔가 다릅니다.

 

다른 인물들이 검성, 대마법사라고 불리는 능력을 얻었을 때,

 

김성철은 '개미 위키'를 얻습니다.

 

***

 

이 작품은 로드워리어 작가님의 작품입니다.

260화, 11권 분량의 작품이며 좋은 소재를 아쉽게 날린 작가의 실패작입니다.

 

***

 

저는 이 로드워리어 작가 님의 다른 두 작품을 본 적이 있습니다.

 

주인공이 힘을 숨김과 주인공이 자비를 숨김이었죠.

 

주자숨은 몰입이 힘들어서 중도 하차했었지만, 주힘숨은 상당히 즐겁게 봤었습니다.

 

떡밥의 중요성을 잘 알고, 그걸 잘 이용해먹는 작가였습니다.

 

근데 이 작품에서는 허망하게 쓰러졌고, 작가 본인도 그런 잘못을 인정했죠.

 

하지만 그럼에도 중도 포기하지 않고 하나의 이야기를 완결 지은 작가님에게 존경과 찬사를 보내며 이 후기를 씁니다.

 

***

 

이 작품의 장점은 단 하나, 소재입니다.

 

웹소는 특이하다, 특별하다 만으로도 존중받을 만하며 읽을 가치가 생깁니다.

 

거기에 준수한 필력과 매력적인 주인공, 좋은 서사가 뒤섞이면 완벽한 명작이 탄생하겠죠.

 

이 작품은 아쉽게도 소재 외에는 실패했습니다.

 

'다른 놈이 창칼 쓸 때, 나는 위키 쓴다.'라는 작품의 소개글은 매력적입니다.

 

우리는 자연스레 기대를 하게 되고, 예상을 합니다.

 

독자들은 보통 어떤 정보를 얻으면, 의식적이든 무의식적이든 뒤의 전개를 예상합니다.

 

위키 쓰는 용사의 경우에는 뭘 예상했을까요?

 

위키의 일반적인 용도 -> 정보를 이용해서 이겨내는 주인공.

 

위키의 작품 내 용도 -> 위키를 통해 도대체 어떻게 강해질 것인지에 대해서 기대하죠.

 

그러면서 성장도 넣어야겠죠.

 

위키를 통해서 어떻게 성장을 하고, 주인공은 어떤 변화를 겪고 등등...

 

그래요. 기대감 하나는 진짜 좋았어요.

 

소재가 워낙 매력적이었으니깐요.

 

이제부터는 이 작품이 왜 실패했나 봅시다.

 

***

 

이 작품의 실패 1 번은 '보상'입니다.

 

작중 주인공은 위키를 작성하고, 그 정보의 가치에 따라 WP라는 위키 포인트를 얻습니다.

 

위키 포인트는 주인공의 스탯을 올려줘서 신체적 능력 향상을 돕죠.

 

심플하지만, 이해하기도 쉽고, 납득도 수월합니다.

 

하지만 이 작품은 보상을 설정해두고, '주기'에서 실패했습니다.

 

예시를 들어볼게요.

 

게임판타지를 예시로 해서

 

1) 주인공이 강한 적과 싸워 100으로 레벨업

 

2) 2차 전직으로 주인공이 네크로맨서를 선택

 

3) 2차 전직 후에도 1차 스킬을 사용.

 

...

 

3이 이상하죠?

 

2에서 네크로맨서를 선택했다면, 그 능력을 쓰는 것을 기대합니다.

 

근데 저 장면이 안 나와요.

 

위키 쓰는 용사가 그렇습니다.

 

위키를 얻었고, 새로운 적과 싸워서 새 정보를 얻었어요.

 

바로 써봐야죠.

 

위키에다가 정보 적고, 포인트도 얻어야죠.

 

위키에도 제약이 있어서 '이런 정보는 함부로 적으면 안 된다' 하는 것들이 있지만, 주인공은 그렇지 않은 정보도 오랜 기간에 나와서 씁니다.

 

하다못해 '김성철은 전투가 끝난 뒤, 곧바로 위키를 작성했다.'

 

이런 문장 하나만 있었더라도 달랐을 수 있어요.

 

매력적인 소재를 가지고 사용을 하지 않았어요.

 

이 작품의 실패 1번은 여기서 나타납니다.

 

보상과 성장이 꾸준히 나와주면서 독자가 바라는 전개가 나와야 하는데 주인공은 그러지 않아요.

 

새로운 정보를 얻으면, 힘으로 바꿔야죠. 더 세진 주인공을 보고 싶은데 나오지가 않아요.

 

이러니 답답하고, 몰입감이 떨어질 수밖에요.

 

왜 싸웠나요? 주인공 강해지기 위해서 아니었나요?

 

전투에 의미가, 정보의 의미가 없어지죠.

 

 

이 작품의 실패 2번은 주인공입니다.

 

주인공은 웹소설의 핵심이고, 알파이자 오메가입니다.

 

다른 주변 캐릭터가 역겹고 고구마든지 간에.

 

서사가 답답하거나 원패턴이든지 간에.

 

그런 모든 것을 견뎌낼 수 있는 것은 '주인공'이라는 존재 하납니다.

 

'결국에 주인공이 저 상황을 타파하겠지.' 하는 기대가 있으니깐요.

 

근데 위키 쓰는 용사는 주인공이 애초에 매력적이지 못합니다.

 

역으로 매력적인 주인공은 뭘까요?

 

제가 생각하는 매력적인 주인공의 기준은 이러합니다.

 

1) 비범함

2) 확고한 목표 의식

 

이 두 개만 있으면 뭐든지 돼요.

 

비범함은 전투력이 될 수도, 성격이 될 수도 있겠죠.

 

확고한 목표 의식은 독자에게 목적지를 가르쳐주는 겁니다.

 

'나는 이걸 할 거다. 이 책은 이런 이야기다. 독자들아, 내가 어떻게 저기 가는지 궁금하지 않냐?' 하는 거예요.

 

문제는 위키 쓰는 용사의 김성철은 저 두 개다 없습니다.

 

1번의 비범함이 '개미 위키'였었으나 사용자는 주인공 혼자가 아닙니다.

 

그리고 주인공이 위키를 적극적으로 쓰지 않는 것처럼 보이죠. 실패 1번 때문에 그렇게 보입니다.

 

그렇다 보니 우리는 2번, 확고한 목표의식을 기대하는데 주인공에게 그런 게 있었나요?

 

없었습니다.

1도 찾아볼 수 없었어요.

 

하다못해 흔해빠진 지구로 돌아간다 그런 목표의식마저도 느껴지지 않습니다.

 

주인공은 그저 물 위에 떠다니는 나무 덩어리에 불과했죠.

 

라노벨이 웹소설과 결정적으로 다른 이유가 뭔가요?

 

주동적이냐, 수동적이냐.

 

목표의식이 확고하냐, 확고하지 못 한체 나중에 정해지는가.

 

이런 차이가 있을 텐데 이 작품은 그냥 목표의식 자체가 없어요....

 

후반부인 최종전투 직전에서야 주인공이 그걸 정해지는 것처럼 보입니다.

 

하지만 그때는 이미 독자들이 하차한 이후죠.

 

여기서 작가님은 또 실패합니다.

 

 

실패 3번은 서사입니다.

 

이미 주인공도 망했고, 보상도 망했습니다.

 

그런데도 주인공이 그 길을 진행하는 과정이 흥미로우면 독자를 끌어들 일 수도 있겠죠.

 

아이고.. 그러지 못했다고 생각합니다.

 

주인공이 애초에 이곳저곳에 휘둘리고 다닙니다.

 

그냥 아무 생각 없이 걷는 길에서 서사를 느낄 수 있을까요?

 

치밀하게 짜인 보상 구조가 없는데 서사가 존재할 수 있을까요?

 

게다가 주인공이 투명하니 주변 인물도 투명해집니다.

 

'주인공의 여자친구'

 

'주인공의 애완동물'

 

'주인공의 라이벌'

 

인물을 기억할 때, 인물 자체의 매력이 모자라면 주인공으로라도 기억하는데 주인공마저 흐릿한 캐릭터다 보니 이런 문제가 생겨요.

 

읽은 지 일주일도 안 되었는데, 주인공 이름이 기억이 안 났어요.

 

위키 쓴다 하나 밖에 기억이 안 나더군요.

 

그만큼 매력이 흐릿했어요.

 

그러다 보니 그들이 걸은 길은 더더욱 그러하죠.

 

게다가 서사가 난잡하기까지 합니다.

 

목표의식 없는 주인공 위로 더 목표 없어 보이는 다양한 서사가 등장합니다.

 

서사는 잘 깔린 길이고, 그 위를 달리는 게 캐릭터인데 캐릭터는 장난감 자동차가 되었고, 서사는 험난한 산길이 되었습니다.

 

전복되는 게 당연하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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